마음에 사심은 없다 - 이나모리 가즈오
기타 야스토시 지음, 양준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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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CEO는 일본에서 전설적인 인물이다. 

한국에서는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 항공사인 JAL이 부도의 위기에 처했을 때, 2년 만에 흑자로 돌이킨 전설로 유명해졌다. 

그는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경영의 신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반일 감정이 극에 달해서, 모든 서점에서 일본 서적을 내렸을 때, 그의 책만 유일하게 남아있었다는 비화도 전해진다.


이나모리 회장의 어록을 다룬 책들은 수없이 많지만 이 책은 경영의 신이 인정한 단 하나의 평전이라고 하니, 당연히 눈길이 간다. 


책의 양도 400페이지가 넘을 정도로 방대하지만, 구성이 잘 되어있어서 읽기에는 부담이 없고 편하다. 


저자는 동경대학교 법대를 나와서 자산 증권 전문가로 활동하다가 2008년 미즈호 증권 은회 후, 본격적으로 작가 활동에 들어갔는데, 일본의 이름난 경영인과 정치인의 일생을 그린 작품을 다수 집필했다. 


저자의 서술 방식이 마음에 든다. 

실제로 이나모리 회장의 고향과 현장을 방문하고, 많은 이들을 인터뷰 하면서, 내용의 신뢰성을 높였다. 또한 저자만의 위트와 재치, 유머 감각도 글에 잘 녹여져 있어서, 정말 독자가 편하게 읽도록 배려한 점도 눈에 띈다.


전에도 읽어본 적이 있지만, 이나모리 가즈오는 결코 성공한 젊은이가 아니었다. 

20대 후반에 창업하기 전까지 평범한 아이, 평범한 젊은이였다. 

입시에 여러 번 실패하고, 취직도 잘 못해서 야쿠자 사무실을 찾아가려고 했을 정도다.

그런데, 그는 자신만의 철학과 의지로 ‘경영의 신’이 되었다. 


그는 어린 시절에 응석받이에 장난꾸러기로 ‘조금 더 노력해보자’라는 평가를 받은 아이였다. 응석받이도 그냥 응석받이가 아니고, 항상 어머니를 졸졸 따라다니고, 울기 시작하면 좀처럼 그치지 않아서 ‘세 시간 울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  

또한 일본에서 조금 더 노력해보자는 것은 상당히 열등하다는 얘기도 된다. 


하지만 그는 나이가 들면서, 골목대장이 되었다.

사실 그의 어머니는 굉장히 상냥하면서도 강한 기질이 있었다. 

예전 그의 삼촌이 어렸을 때, 대학생에게 맞고 오자, 직접 목검을 들고 찾아갈 정도 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린 이나모리 가즈오에게도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이라면, 왜 울면서 돌아오는 거니?’ 하고 꾸짖고는 담에 기대어둔 빗자루를 쥐어주며 ‘때려눕히고 오렴!’하고 돌려보냈다고 한다.” - p42


어머니의 이러한 교육으로 그는 어떤 강한 상대를 만나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서 뒤를 보이지 않는다는 각오를 다졌다. 


구제 중학교 입시에 두 번 실패하여 그는 중학교 입시를 포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두 번째 입시 시험 실패 발표 날, 그의 담임선생님이 그를 위해서 원서를 대신 내어서 그의 인생은 바뀌었다. 

만약 선생님이 원서를 내주지 않았다면, 그는 아버지를 따라서 인쇄소의 ‘장인’으로 남았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주변의 도움과 끌어당김이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을 느꼈다. 


대학 입시도 지원한 학교에 불합격, 희망한 회사에도 불합격, 차라리 ‘고학력 야쿠자’가 되겠다고 폭력단 사무소 앞까지 찾아갔을 정도다.

(그는 체구가 크고, 키도 크다.) 


결국 교수의 소개로 교토의 애자 제작 회사에 들어갔지만 도산 직전의 회사임을 알게 되었다. 회사는 처참한 지경이었고, 같이 입사한 5명의 동기들도 결국 다 퇴사를 했다. 그래서 입사 6개월 후 자위대에 입대하려고 했으나, 큰 형의 반대로 지원시기를 놓쳤다. 


“어쩔 수 없다. 생각을 바꿔 눈앞에 있는 연구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보자.” 


그는 마음을 고쳐먹고, 연구 개발에 올인한다. 

마침내 그는 자신만의 팀원들을 뽑아서, 이들과 함께 TV에 들어가는 U자형 켈시마를 개발해서, 적자 회사인 쇼후 공업에 유일하게 흑자 제품을 만들어줬다. 


또한 1957년 대규모 파업이 발생했을 때도 그와 그의 팀원들은 파업을 거부했다.

경영진에 잘 보이려는 것이 아니라, 신용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고객인 마쓰시타전기향으로 U자형 켈시마를 공장에서 몰래 만들어서, 담 너머에 다른 여직원에게 건네어주어 납품 기일을 맞췄다. 

나중에 이 여직원이 이나모리 회장의 부인이 되고, 부인 아사코는 우장춘 박사의 딸이었으며, 이나모리 회장의 가장 큰 조력자가 되어서 그가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회사에서 그는 최선을 다해서 기여하려고 했으나, 결국 무능한 경영진을 만나서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자 2년 후 다른 직원들과 퇴사를 해서 ‘8인의 사무라이’를 결성하고 1959년 회사를 설립했다. 5년 후 이 회사는 도산한다. 

1959년 3월 1일 마침내 교세라를 설립하고, 이나모리 회장은 다음과 같이 외친다. 


“우린 반드시 일본제일, 세계 제일이 될 것이다!”


그를 믿고 따르는 부하들조차, 또 시작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허무맹랑한 그의 말은 결국 현실로 이루어졌다. 


특히 그의 이러한 뚝심으로 다른 기업들은 포기했던 미쓰비시의 송신파이프 냉각 호스도, 소니의 알루미나 도자기도 성공적으로 공급하면서 점차 회사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는 벤처 기업인들에게 ‘먼저 주문을 받아 놓고, 그때부터 어떻게 개발하지’를 고민하라고 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스케일이다. 


“자신의 능력을 그리고 기업의 힘을 미래 진행형으로 생각하라” 라는 말이 너무 인상적이다. 우리는 얼마나 미래를 생각하고 사는가? 보통 과거의 실패, 실수, 성공에 빠져 살지 않는가? 


또한 “무슨 일이 있어도 그 회사 제품을 구입하고 싶다고 고객에게 인식시키는 경지에 도달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노력했다.


특히 이들과 첫 거래를 시작한 마쓰시타 전기의 구매는 하청업체들에게 가혹하기 이를 데 없었다. 많은 하청업체들이 불만을 표시했지만, 이나모리 회장은 이를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원가를 맞추지 고민했다고 한다. 


“하청에 대한 혹독한 요구 사항을 원망스럽게 여기는지, 감사하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기업의 길도, 경영자의 삶 자체도 달라진다.”  - p170


그는 일본에서 ‘호인’으로 불리는데 이는 그의 아버지의 기질을 물려받았다고 한다. 

그들은 가고시마라는 섬에서 어렵게 지내다가 형편이 좋아지자, 아버지는 가난한 형제들을 도와주고 이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정은 바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인과 호인의 기질, 그리고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장사의 기질, 교토의 사람들로부터 배운 냉철함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서 그는 누구보다 뛰어난 경영인이 되었다. 


그는 ‘철학’을 강조했다. 경영인은 철학이 있어야하고, 어떤 종업원들이 자신에게 경영을 묻더라도 대답을 할 수 있도록 평소에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서 그의 경영 철학, 어린 시절, 사업 경영 등을 잘 배울 수 있었다. 

평생 곁에 두고 읽을 만한 책이고, 많은 경영인들이 꼭 읽고 소화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책의 맨 뒤 페이지에 있는 핵심 철학 메시지와 인생의 정신 6개조를 적어본다.


  • 경영의 원점 12개명 

 . 사업의 목적과 의의를 명확하게 하라 

 .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라 

 . 강렬한 소망을 마음에 품어라

 . 항상 밝고 긍정적으로 노력하라 

 . 매출은 최대로 늘리고, 비용은 최소화하라 

 . 가격 결정이 곧 경영임을 명심하라

 . 경영은 강한 의지로 결정됨을 기억하라

 . 불타는 투혼을 발휘하라

 . 용기를 가지고 포기하지 마라

 . 항상 창의적으로 일하라

 .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임하라

 . 꿈과 희망을 품고 늘 정직하라


  • 인생의 정신 6개조

 . 누구에게도  지지 않게 노력하라 

 .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라

 . 반성하는 하루를 보내라 

 . 살아 있음에 감사하라 

 . 선행하여 이타심을 쌓아라 

 . 감성적인 고민을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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