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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찰 글쓰기 프로젝트
황미옥 지음 / 바이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저자는 12년차 현직 여경으로 부산에서 근무 중이며, 작가, 강연가로 황성하게 활동 중이다. 바쁜 공직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글을 쓰고, 강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한 권의 책을 출간한 사람이 1%, 두 권은 0.4% 안에 든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그녀는 대한민국 0.4%에 들었다. (다행히 나도 0.4%에 들었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 책을 쓴 이유는 단 하나다.
“글쓰기로 자신만의 인생 30년, 아니 그 이상을 만들어야 한다.”
나도 이 점에 대해서 절대 공감을 한다. 글쓰기를 하면, 나의 인생을 반추할 수 있고, 나의 마음을 바라볼 수 있고,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그런 면에서 저자가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특히 경찰이라는 직업도 굉장히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힘든 직업이다.
많은 민원들을 접하고, 여기에 대해서 마음껏 불평을 표시할 수도 없다.
묵묵히 참다 보니, 마음의 병이 나게 마련이다.
특히 지구대와 파출소는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온갖 궂은 일, 억울한 일, 슬픈 일 등이 한데 엉켜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대하다보면, 경찰들의 스트레스가 클 수밖에 없다. 또한 아주 위험한 직업이기도 하다.
목차는 ‘왜 쓰지 않는가’, ‘함께 쓰면 멀린 간다’, ‘경찰 글쓰기 프로젝트’, ‘이렇게 시작합시다’, ‘글 쓰는 경찰을 위해’로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이러한 주변의 동료들과 후배들을 보면서 50일 글쓰기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즉, 예비경찰, 실습생, 현직에 근무 중인 경찰들을 모아서 매일 글쓰기를 한 것이다.
이를 통해서 많은 경찰들이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주민의 마음까지도 지켜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또한 저자는 내일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글쓰기를 2시간 하고 출근을 한다.
그녀는 매일 쓰는 글로 인해 재탄생했다고 글쓰기의 매력을 강조한다.
작가이면서 경찰, 그리고 아이의 엄마로서 삶은 쉽지 않았다.
남들이 선호하지 않는 지구대에서 근무할 때는 육체적, 감정적으로도 많이 지쳤다고 한다.
“저녁에 잘 때만큼은 엄마를 찾았다. 한 해 나이가 들어 4살이 되고 말을 하면서 저녁에 회사 가지 말라는 날이 잦았다. 순찰차 안에서 딸아이로부터 야간근무 중에 전화를 받는 날이 많았다.” - p62
이렇게 힘든 날들을 보냈지만, 글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잘 풀어쓰는 열정을 이어갔다. 또한 글쓰기를 통해서 자신의 문제점을 찾고 이를 시정해갔다.
다행히 관리직으로 옮기고 주5일 근무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바쁜 삶을 이어갔다.
하지만 자신의 한정적인 에너지를 관리하기 위해서 한 가지씩 다른 일들을 줄여나갔다.
“글을 쓰며 폐기한 것들이 꽤 많다. 한가롭게 티브이를 보지 않는다. 꼭 보고 싶은 채널이 있으면 다시 보기를 활용한다” - p85
사실 나도 마찬가지다.
글쓰기를 작년 1월부터 시작한 이후로 인터넷 뉴스나 가십거리 기사, 미드, 일드 등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는다.
오직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그랬기 때문에 바쁜 회사 생활에도 불구하고 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
저자의 이러한 ‘시간 관리가 공감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다양한 글쓰기의 노하우를 전수해준다.
예를 들어서 매일 쓰자, 작은 일상을 쓰자, 진심을 담자, 평가하고 분석하지 말자, 머리가 아닌 손으로 쓰자, 마음이 힘들 수록 쓰자, 동료 한 명에게 이야기하듯이 쓰자는 많은 작가 지망생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이 말이 무엇보다 인상적이다.
진정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나는 경찰서장, 경찰청장이라는 이름표로 기억되길 바라지 않는다. 내 이름은 몰라도 친절하고 정이 많았던 한 명의 경찰관으로 기억되고 싶다.” - p65
저자는 15만 경찰의 글쓰기를 지지하면서, 경찰 제복을 벗는 날까지 글쓰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누구보다 대한민국 경찰을 응원하고 싶어진다.
이래서 글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
이 책을 쓴 작가가 없었다면 이렇게 경찰들의 노고를 깊이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앞으로 많은 경찰 분들이 글쓰기를 통해서 자신을 바라보고, 주민의 행복뿐만 아니라, 본인과 가족의 행복도 지켰으면 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