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해시대의 탄생 -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위대한 모험
송동훈 지음 / 시공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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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책이다. 350페이지에 달하는 책이지만, 대항해시대의 역사를 아주 세세하게 잘 기록했다. 많은 사진과 지도를 보면서, 마치 내가 대항해의 일원이 된듯한 느낌이 든다. 


책의 질감도 좋다. 고급 재질을 사용했다. 정말 소장용으로 적합한 책이다. 

저자가 이 책에 쏟아 부은 노력이 느껴진다. 그 만큼 이 책은 좋은 역사책이고, 대항해시대를 이해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을 줬다. 


목차는 시대 순으로 되어있는데, 787년 코르도바에서 이슬람 문명의 전성기로 시작해서, 이후 포르투칼, 스페인의 탄생, 그리고 바스쿠 다가마의 인도 항로 개척,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마켈란의 세계 일주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포르투칼과 스페인이 최고 전성기에 다다른 후, 이들의 몰락을 기술한다.

이렇게 역사적인 순서로 글이 전개되어서, 읽기가 편하다. 

그리고 군데군데 지도와 사진들이 글의 이해를 돕는다.


저자가 머리말에 밝힌 말이 인상적이다. 

그는 대항해시대가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고, 이는 지구가 아닌 우주에서 벌어진다고 한다. 

즉,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은 우주의 바다에서 새로운 식민지를 찾아 나서고 있다.


“지금의 인류는 태양계에 대해 마젤란이 바다를 알았던 것보다 훨씬 많이 알고 있다는 게 과학계의 중론이다. 그토록 열악한 상황에서도 마젤란은 도전했고 세계 일주라는 위대한 위업을 달성했다.” - p8


저자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한다. 

마치 우리가 15세기 유럽에서 일어나던 일에 무지했던 반면, 지금 우리는 지구촌의 변화, 즉 우주 탐험에 대해서 인지를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라고 걱정한다. 

사실 그러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우리나라만의 힘으로는 이를 이루기는 힘들다. 그러나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공무원 수를 늘리는 것보다 우주 항공의 R&D 인력을 키우도록 지원을 하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우주 시대는 아직 꿈같은 이야기다. 좀 더 지켜봐야할 문제이지만 단기적인 이익 보다는 이제는 중장기적인 고민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시작이 787년 코르도바에서 시작한 것은 장차 스페인과 포르투칼이 자리할 이베리아 반도의 점령자가 바로 무슬림이었기 때문이다. 알 라흐만 1세는 이전에 이 땅에 자리잡은 서고트 왕국을 무너트리고, 무슬림 문명을 세웠다. 


이후 이들의 세력이 힘을 잃으면서, 기독교 국가들과 대립을 하다가 결국 기독교 세력으로 무게추가 이동하였다. 이 당시 카스티야, 나바라, 아라곤, 포르투칼의 기독교 국가들이 코르도바를 중심으로 한 무슬림 국가와 대적하고 있었다. 결국 카스티야 왕국의 알폰소 3세는 1236년 6월, 코르도바를 굴복시켰다. 


이렇게 이베리아 반도의 주도권을 기독교 국가들이 찾았지만, 이제는 기독교 국가들 간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포르투갈은 본래 히스파냐의 황제가 다스린 지역 중의 하나였으나, 아폰수 1세가 뛰어난 군사적 재능으로 무슬림들을 무찌르고 나서, 하나의 왕국으로 인정받았다. (사모라 조약, 1143년) 아폰수 1세는 당시 포르투갈에 잠시 들른 십자군 전사들을 설득해 이들의 도움으로 더욱 영토를 확장했다. 한 마디로 고구려 광개토대왕과 같은 ‘정복왕’이었다.


이후 주앙1세는 카스티야 왕조의 야심을 무찌르고, 아비스 왕조를 세운다. 

정치적, 군사적으로 안정이 되니, 자연스럽게 눈을 돌린 곳은 바다였다.

포르투갈은 서쪽에 치우쳐져 있기 때문에, 상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교역이 필수였다.

이들은 당시 아프리카 북쪽에 위치한 마린 왕조의 세우타를 기습적으로 공격해서 자신의 땅으로 만들었다. 고작 열세시간 만에 이룬 승리였다. 

이는 포르투갈의 첫 해외 원정이면서 정복이었다. 


주앙1세의 셋째 아들 엔히크는 항해왕이 되었다. 

이들은 항해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끊임없이 기술을 연마하여 마침내 탐험선단을 매년 보내기에 이르렀다. 

마침내 1434년, 아프리카 서쪽의 보자도르곶까지 항해하는 데 성공했다. 


이 후 카스티야 왕국에서는 왕위 계승자인 이사벨은 아라곤의 차기 왕인 페르난도와 결혼했다. 이후 카스티야와 아라곤 왕국이 통합되어서 스페인이 탄생했다. 이어서 그녀는 이베리아 반도에 마지막으로 남은 그라나다를 1492년에 정복했다. 


이제 마음의 여유를 찾은 이사벨 여왕은 콜럼버스는 인도와 아프리카를 개척하겠다고 떠난다. 마침내 후원을 받은 콜럼버스가 1492년 신대륙을 발견하고 유럽으로 귀환했다. 물론 그 땅은 인도가 아니었지만 이들은 인도의 한 섬이라고 굳게 믿었다. 


어쨌든 그녀는 현지 산물의 10분의 1의 권리를 요구한 콜럼버스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과감하게 그를 지지했다. 사실 콜럼버스도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에 쉬운 항해는 아니었다. 


“항해는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무엇보다 함장으로서 콜럼버스의 능력이 크게 작용했다. 그들이 가는 길은 아무도 살아 돌아오지 못한 미지의 길이었다. 선원들이 매 순간 느꼈을 두려움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는 서쪽으로, 서쪽으로 나아갔다.” - p199


이 후 포르투칼의 바스쿠 다가마의 항해단은 아프리카의 서해안을 돌아, 인도양을 건너 인도에 도착한 것이었다. 1419년 항해왕 엔히크가 시작한 바다 개척의 꿈을 70년 후에 그 후손들이 이루었다. 


바스쿠 다가마의 과감한 결정이 이를 성사시켰다.


“바스쿠 다가마는 먼 대서양을 향해 서남쪽으로 선수를 돌렸다. ‘미쳤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한 과감한 시도였다. 항해에 유리한 해류와 바람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 p180


이어서 카브랄은 브라질을 발견하고(1500년), 알메이다와 알부케르크는 인도의 고아를 중심으로 동아프리카, 인도, 동남에 이르는 거대한 포르투갈의 상업 제국을 건설했다. 이들은 모두 완벽한 왕인 주앙 2세가 키운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의 후계자 미누엘의 무능함으로 포르투갈은 ‘지는 해’가 된다. 


이러한 무능한 왕과 달리, 포르투칼 출신의 마젤란은 스페인 국왕, 카를 5세의 후원을 받아서 세계일주를 하고, 군인 알부케르크는 인도의 고아 도시를 함락하고, 이어서 태국을 거쳐서, 아시아 항로를 개척한다. 


이사벨 여왕이 베네치아 출신인 콜럼버스에게 그랬듯이 스페인 국왕, 카를 5세도 포르투갈 출신인 마젤란을 전폭적인 지지했다.  


1519년 8월 10일 마젤란이 이끄는 다섯 척의 배와 270여 명의 선원은 스페인의 세비야를 떠나서, 대서양을 건너고 적도를 지나서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개척했다. 이들은 기나긴 남아메리카 대륙을 따라서 남쪽으로 가고, 마침내 거대한 바다로 들어섰다. 


마젤란은 이 바다에 ‘태평양 Mar Pacifico’라는 이름을 붙인다. 

그러나 그는 필리핀에 도착해서, 원주민과 49 대 1,500명으로 싸우다가 전사한다.

자신의 힘을 과신한 결과다. 1521년 4월 27일이었다. 


이들 남은 선원들은 엘카노의 지휘하에 1522년 9월 8일에 다시 세비야로 도착했는데, 살아 돌아온 이가 18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래도 이들은 세계 일주를 한 것이다. 


그리고 스페인에서는 코르테스가 멕코를 정복하고(1521년), 피사로는 잉카 문명을 무너트렸다(1533년). 하지만 이 후 1589년 스페인, 포르투갈을 지배하던 펠리페 2세의 무적함대가 패하면서, 이 두 나라의 전성기는 끝나게 된다. 


다만, 대항해시대를 통해서 개척한 남아메리카와 아시아 지역의 식민지만 남아서 번성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익숙하지 않던, 포르투갈, 스페인의 탄생 배경, 그리고 대항해시대를 시작한 이들 국가의 도전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이들 탐험가와 개척가들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과 탐험 정신으로 신세계를 발견했다. 

이러한 위대한 모험이 현재 전 세계 국가들의 기반이 되었다. 


물론 이러한 개척을 통해서 수많은 문명이 파괴된 것도, 그리고 일본, 중국, 한국에도 영향을 미친 것도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대항해시대에 의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대항해시대의 시발점을 알게 된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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