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의 현자 - 왜 세계 최고의 핫한 기업들은 시니어를 모셔오는가?
칩 콘리 지음, 박선령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당신은 앞으로 50년은 더 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스스로가 100세까지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대가가 되기 위해 오늘부터 배우고 싶은 새로운 재능이나 기술, 흥밋거리는 무엇입니까?” - p39


저자가 던지는 질문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앞으로 내가 50년을 더 산다면 무엇을 배우고 공부해야할까? 

어쩌면 이것이 이번에 내가 쓴《공부의 품격》과 같은 화두인 것이다. 


이 화두를 갖고 저자 칩 콘리는 과감한 선택을 한다. 

그는 이미 시장에서 혁신가로 이름을 널리 알렸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고,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다. 


저자는 고작 26세에 ‘주아드 비브르’라는 혁신적인 실험을 하는 호텔을 열어서 업계의 반항아로 불렸다. 또한 세계적인 예술축제인 ‘버닝맨’ 페스티벌을 기획했다. 


그는 24년간 세계 굴지의 호텔 CEO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다가 이 호텔을 처분하고 52세에 에어비앤비의 인턴이 되었다. 정확히는 젊은 CEO를 멘토링 하는 역할도 했지만 많은 동료들이 그의 선택에 충격을 받았다. 


그가 2013년에 조인할 때만 해도 에어비앤비는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 회사였다. 

따라서 업계의 거물인 그가 이 스타트업에 조인했을 때, 그의 주변에 동료, 친구들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그는 호텔 사업이 사양화가 되고 있다는 점을 몸으로 느끼고, 새로운 변화를 선택했다. 그가 업계에서 26년간 쌓은 인맥, 협업, 소통 능력은 에어비앤비를 세운 젊은이들이 결코 경험할 수 없었던 장점이다. 


따라서 그는 처음에 파트파임으로 일을 시작했다가 결국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및 전략부서의 수장이 되었다. 그의 이러한 행보는 앞으로 미래를 걱정하는 많은 시니어들에게 큰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에는 감성지능과 공감능력(나이든 사람이 많은)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치를 가진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터의 현자’들은 뛰어난 판단력과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있고, 있을 그대로를 보는 진실성과 통찰력이 있다. 또한 각각의 부품이 아닌 전체를 보는 사고를 갖고 있다. 


이러한 장점을 가진 ‘현자’들이지만 이들도 결국 새로운 것을 배운다.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그는 인턴과 멘토를 결합한 ‘멘턴’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즉 그는 ‘공유경제’라는 개념도 없고, ‘코딩’이라는 것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자신이 배운 것을 전수하면서 또한 같이 공부를 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그는 조직에 녹아들 수 있고, 에어비앤비를 한 단계 더 높이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 나도 마찬가지다. 이 책이 더 마음에 와닿는 이유는 나도 저자 칩 콘리와 같은 길을 언젠가는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이제 퇴직 시기를 기다리는 때는 지났다.


이제는 더 이상 퇴직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안 된다. 

어쩌면 눈을 감는 순간이 퇴직일 것이다. 


산업 혁명이 시작되기 전에 노인들은 80세가 넘어서도 계속 일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이런 속담이 있다고 한다. 

“노인 1명이 죽는 건 도서관 하나가 불타버리는 것과 같다.” - p303

일하면서, 더 젊은 친구들에게 삶의 지혜와 일에 배운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퇴직 연령이 생기고, 경계 침체기를 겪으면서 그 연령이 더 낮아졌다. 


문제는 IT의 눈부신 발전으로 젊은 층들이 계단식 성공이 아닌 급격한 성공 커브를 겪으면서 글로벌 기업의 CEO와 직원들이 평균 연령이 급격히 낮아진 것이다. 


이들의 아이디어는 아주 뛰어나지만, 사실 인생의 긴 사이클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난관에 부딪혔을 때 어려움을 겪고, 또한 사람들 간의 갈등 및 이에 대한 해소, 고객을 대하는 자세 등을 충분히 배우지 못했다. 


따라서 이 책의 저자인 칩 콘리 뿐만 아니라, 유능한 시니어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가서 자신들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저자는 ‘일터의 현자’를 모셔오기 위한 고용주의 실천방안을 제시한다. 

‘먼저 같은 연령대끼리 만날 수 있는 사내 동호회를 만든다.’ ‘멘토링과 역멘토링을 위한 환경을 마련한다.’, ‘직원들이 안정적인 은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현자들을 위한 20%의 시간을 만든다’ 등. 


특히 저자가 강조한 바와 같이 직원도 늙지만 고객도 늙는다. 

늙어가는 고객의 니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늙은’ 직원들의 경험과 공감력도 필요하다.


“핵심 고객들이 이전 세대보다 10~20년 더 오래 살게 될 경우, 그들의 평생 가치를 어떤 식으로 재고하고 있는가? 당연한 얘기지만, 나이든 직원들이 나이든 고객을 잘 이해한다.” - p295


마지막으로 영화 《인턴》에 출연한 로버트 드 니로의 대사로 글을 마무리 한다.

“음악가에게는 은퇴란 게 없대요. 더 이상 떠오르는 음악이 없으면 연주를 멈출 뿐이죠.”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인생은 아름답고,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지금보다 훨씬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40 중반을 넘으면, 또 다른 시작이 기다린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