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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인 트래블 그램 - 나의 첫 자유여행 (2019-20 최신판), QR코드로 쉽게 찾는 오사카 핫스폿
방병구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2월
평점 :
작년에 오사카를 다녀와서 이 책을 보자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오사카는 이미 여행으로 네 번, 출장으로 두 번 다녀온 곳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니 숨겨진 곳이 참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일반 여행 서적과 다른 것은 이 책은 에세이와 같다는 점이다. 저자는 마음대로(?) 자신이 원하는 곳을 가서 사진을 찍거나 느낌을 기록한다. 이러한 다소 불친절한 방식의 여행 에세이가 마음에 든다. 물론 여행 가이드북을 원한다면 일반적인 가이드북을 구입하면 되겠지만 이 책은 저자만의 색깔이 들어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가야되는 필수 코스도 있지만 이 외에 저자가 추천하는 골목길, 식당 등도 눈에 띈다.
작가 곰병키는 여행 블로거다. 자칭 도시 생활 부적응자라는 그는 여행, 글, 사진을 찍는 작가다. 문득 이런 여행 작가의 삶이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행 작가를 하려면 뛰어난 관찰력, 감수성이 필요할 것 같다. 또한 체력은 필수일 것이다. 실내 생활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다소 힘든 직업일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작가가 추천한 강가에 위치한 카페, 제일 높은 건물에 위치한 카페, 8m 커튼에 가려진 서점의 카페 등은 너무나 가고 싶은 곳이다. 여기에서 글을 쓴다면 새로운 영감이 마구 떠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사카는 ‘식도락의 거리’라고 불린다. 일본의 밥상이라고도 한다. 그만큼 다양한 맛집이 즐비하고, 미슐랭 등급을 받은 음식점들도 있다. 아무래도 항구 도시라는 이점 때문에 신선한 해산물뿐만 아니라 먼 곳에서 많은 재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사카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타코야키, 오코노미야키다. 이 달콤한 요리들을 입안을 즐겁게 한다. 물론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정말 다양한 요리가 가득차 있다.
저자도 서문에서 ‘오사카에서는 먹다 망한다’라는 말을 할 정도다. 따라서 먹는 것을 즐기는 여행객들이 즐기는 곳이다. 사실 오사카 성과 같이 관광 명소를 방문하기 보다는 이곳은 철저히 먹고 즐기는 장소라고 봐야할 것 같다.
이 책이 다른 여행 책과 다른 점은 먼저 저자가 기록한 여행 이상, 그리고 남들과 다른 시선의 느낌, 그리고 저자 마음대로 정한 여행, 그리고 구글 맵을 찾을 수 있는 QR 코드 등이다.
오사카는 크게 도톤보리, 덴덴타운 등이 위치한 미나미 지역, 초고층 빌딩이 위치한 덴노지, 아베노 지역, 오사카성 지역, 덴포잔대관람차, 유니버설 스튜디오, 수족관 등이 위치한 항만 지역이 있다.
오사카에 갔을 때, 가이드 분도 말씀을 하셨지만 오사카성은 멀리서만 봐도 된다. 가까이 가서 봤을 때, 약 몇 초간 신기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전부였다. 직접 가서 보기에는 아까운 시간을 버릴 수 있다.
하루카스 300도 가봤는데, 야경이 일품이었다. 오사카에 가면 꼭 가봐야할 곳이다. 덴포잔 대관람차도 한 번 정도 타볼만 하다. 물론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은 언젠가 아이들과 꼭 가봐야할 곳이다. 그런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 네 가족이면 자유 이용권만 거의 30만원에 육박한다. 이 안에서 먹고 마시는 것까지 감안하면 거의 40~50만원 정도를 하루에 지출해야 한다. 물론 그만큼의 값어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러한 관광지 외에도 저자가 추천한 아담한 상점가나 골목가도 다음에 가보고 싶다. ‘가라호리 상점가’도 그 중의 하나인데, 목조 건물도 여전히 많이 남아있어서 옛 문화의 감성이 느껴지는 골목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곳은 티사이트라는 서점 기반의 복합 문화 공간이다. 이 곳에서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2층 정도의 높이에 책이 꽂혀있는 모습은 왠지 고풍스럽고 멋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또한 8m 길이의 커튼도 한 번 보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주목한 부분은 뒤쪽에 ‘FOOD STARGRAM’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군침을 흘렸는지 모른다. 나는 디저트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패스 하지만, 아마 수많은 여성분들이 이 디저트 가게들의 매력에 빠졌을 것이다.
역시 나는 ‘라면’이다. 일본 라면 특유의 국물 맛과 면발. 이것은 나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한다. 저자가 추천한 라멘 야시치는 감동을 부르는 라멘이라고 하는데, 평일에만 오픈하고 5시간만 영업을 한다고 한다. 또한 MOTO COFFEE라는 곳도 가보고 싶고, 강가에 위치한 카페들은 너무 멋있다. 저자도 ‘강과 가까이 있는 카페들은 언제나 옳다’라고 말한다. 격렬히 공감한다.
오므라이스의 원조격 가게인 ‘홋쿄쿠세이’도 가보고 싶다. 사진만 봐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제일 감명 깊게 읽은 부분이 ‘산쿠’라는 가게에 대한 소개다.
이 곳은 멸치육수를 우린 라면 가게인데, 가게에는 재즈 선율이 흐르고 미슐랭 2 스타 등급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산쿠’라는 이름이다. 산쿠는 39라는 것의 일본식 발음인데, 가게도 오전 11시 39분부터 오후 11시 39분까지이고, 오후 2시 39분부터 오후 6시 38까지 브레이크 타임이다. 주인의 센스가 돋보인다. 또한 39는 ‘산큐’라는 일본식 thank you 발음이다. 직원들의 옷도 ‘감사’라는 한자가 써 있다. 맛도 아주 훌륭하다고 한다.
“이럴 수가! 심봉사가 먹었다면 눈을 떴을 만큼의 놀라운 맛이다.” - p202
마지막 감동은 직원의 친절함이다. 라면 한 그릇 먹고 나왔는데, 직원이 따라와서 맛있냐고 묻고, 허리를 90도로 숙여 감사의 인사를 건넨다.
정말로 라면의 맛에 ‘산큐’, 직원의 친절에 ‘산큐’(thank you)다.
이 외에 최상급 돼지고기로 만든 돈가스, 이 곳도 역시 미슐랭 등급의 식당이다. 오코노미야키의 교차바나. 튀김꼬치의 정석을 보여주는 구시카쓰 다루마 등도 가고 싶은 곳이다
다음 오사카 여행 때는 이 책을 꼭 들고 갈 계획이다.
저자가 칭찬해 마지않은 라면집, 돈까스 집도 가보고 싶다.
또한 앞으로 나의 버킷리스트에 오사카의 멋진 카페에서 글을 쓰는 것이 포함되었다.
언젠가 꼭 이루어질 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