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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내 인생은 내가 만든다 - 더 이상 인생 조언 따위, 거절하겠습니다
김수미 외 지음, 이혁백 기획 / 치읓 / 2019년 2월
평점 :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매력적이다. 온갖 고난과 역경을 딛고 결국 성공한 스토리를 읽고 나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나는 어릴 적부터 자서전을 즐겨 읽고 있다. 그런데 요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마흔 중반을 넘기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생각하는 ‘위인’도 결국 평범한 사람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거창하게 시작하는 것은 《누가 뭐래도, 내 인생은 내가 만든다》라는 책에 대해서 설명하기 위함이다. 이 책의 저자 9명은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고, 삶에 대한 철학도 다르다. 하지만 이들은 누구보다 자신의 인생을 바꾸고 싶었고,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이 목표다. 또한 자신의 실수를 용기 있게 인정하고, 그 곳에서 얻은 교훈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김수미 작가는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다. 의류학과를 졸업해서, 의류사업을 하다가 사업이 어려워지자 웹디자이너로도 일하고, 지금은 헤어디자이너와 작가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얼마 전에 나는 단골 헤어샵에 갔다. 이 헤어샵은 가성비도 좋고, 서비스도 친절해서 매달 찾는 곳이다. 그런데, 지난번에 갔을 때는 아무도 인사를 안 하고, 마치 투명인간 취급을 당한 기분이었다. 담당 헤어디자이너도 내가 온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나를 발견하고 미안해했다. 일이 바빠서 그런 것은 이해가 갔지만 이것은 이 헤어샵 전체의 에너지와 기운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그런 생각을 하던 참에 저자의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지 않은 디자이너는 다른 것을 볼 필요도 없다. 당연히 매장의 매출이 높을 리가 없다.” - p13
또한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개개인의 목표를 수치화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한 명의 헤어디자이너가 담당할 수 있는 고객의 수와 시간은 한정적이다. 이렇게 목표를 수치화하면 직원들이 스스로 관리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저자는 끊임없이 자신을 닦고 공부하고, 나만의 갑옷을 갖춰야함을 강조하다.
김은정 작가는 자신의 인생관이 아주 뚜렷하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그녀는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는 습관을 키웠고, 비록 좌충우돌했지만 이를 통해서 배우고 성장했다. 호텔리어로서 워킹맘으로서 바쁘게 살다가 아이들의 양육을 위해서 퇴사를 결심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회사에서 배운 노하우와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빠른 실행력은 아이를 다그치게 하였으며, 날카로운 안목은 아이의 단점만을 빠르게 찾아내 비난하게 했다. 급한 성격 덕에 빠른 실행력으로 남들보다 높은 성과를 만들어 주었던 장점은 아이를 바라봐 주고 기다려줘야 하는 엄마라는 역할에는 당장 고쳐야 할 1순위 단점이었다.” - p54
그녀는 마흔셋에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이제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서 자신을 바라보고,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었다. 앞으로 저자의 ‘워킹맘디렉터’로서 삶이 기대된다.
현정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고뇌가 느껴진다. 뒤에 언급할 제준 작가도 마찬가지이지만 우리 사회는 정말로 살기 힘든 곳이 되어버렸다. ‘행복’의 기준을 잘못된 것으로 잡고, 아니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조차도 모르고 달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저자도 공무원, 회계사 등 다양한 일자리를 목표로 했으나 자신의 꿈이 아님을 발견하고,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작가, 강연가로서의 꿈을 찾아서 글을 쓰고 있다.
작가가 말한 바와 같이 우리는 ‘더 이상 인생 조언 따위, 거절하겠습니다’가 맞는 것 같다. 주변에서 조언해주는 가장 상식적인 것이 사실은 상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것보다 남들이 보기에 괜찮은 삶을 살려고 한다.
그녀는 젊은 나이에 ‘포기’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제는 자신이 맞는 옷을 입고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인생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고들 한다. 도전하고 포기하고 또다시 도전하면서 나에게 맞는 등산로를 찾으면 된다. 그 과정 중에 어느새 당신은 당신의 인생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끝은 당연히, 정상일 것이다” - p92
Oh Happy 작가는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다가 동화 구연 작가로 활동했다. 육아를 위해서 퇴직을 한 후 아이에게 책을 좀 더 읽혀주기 위해서 구연 작가를 시작했다고 한다. 실제로 저자의 구연동화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놀라운 실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는 어머니의 선종을 계기로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어머니와의 추억을 기리면서 하늘에 계신 어머님께 선물을 드리고자 하기 위함이다.
저자는 동화책을 많이 읽으셔서 그런지 마음이 순수하고 참 맑으신 분이다. 그리고 그녀가 말한 바와 같이 삶은 초고처럼 끊임없이 고치며 사는 것 같다.
“초고처럼 끊임없이 고치며 사는 것이 살아있는 삶이 아닐까! 하늘에서도 내가 하는 일을 무조건 응원해주고 지지해 주는 엄마를 믿게 작가로서의 도전하는 삶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 p199
장현주 작가님은 풍선 아티스트이고 심리상담가로 활동 중이다. 그녀도 삶의 우여곡절을 많이 경험하면서 한 때 삶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이를 잘 이겨내고, 지금 남편분과 행복한 삶을 살면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아이들과 상담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언제나 엄마 자신의 건강과 마음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 안경을 깨끗하게 닦으면 상대방이 맑게 그대로 보이는 것처럼 아이를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바라봐 주어야 한다.” - p223
정말 그런 것 같다. 앞서 김은정 작가도 이야기를 했지만 부모의 마음에 여유가 없다면 아이를 느긋하게 지켜봐줄 수 있다.
제준 작가는 고등학교 자퇴생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고 나아가려 한다. 이미 덴마크, 일본 등의 대안학교를 다니면서 진정한 배움이 무엇인지 고민을 한다. 저자는 학교라는 곳이 배움을 나누는 것이 아닌 일방적인 전달이라는 점에서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진정한 공부를 위해서 자퇴를 결심한다. 아직 18세의 청춘인 작가. 그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인생과 행복에 대해서 철저하게 고민한다.
“이렇게 나는 자퇴하고 많은 것을 배웠고 또 배우고 있다. 그 덕분에 많은 것을 얻으며 의미 있는 하루하루를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무언가를 결정한다는 것은 포기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매일 나를 위한 선택으로 좋은 경험과 세상에 좋은 영향을 끼칠 사람으로 변하고 있지만 나는 아쉽게도 학창시절의 추억은 많이 가질 수 없게 되었다.” - p254
저자는 어린 나이에 이미 가져야할 것, 그리고 포기할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 선한 영향을 끼치는 작가로, 메신저로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제해득 작가는 사업가로서 인생의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금은 성공한 사업가이지만 그 동안 많은 고생을 해야 했다. 사법 시험도 무려 8년간 준비했다가 결국 실패해야 하는 아픈 기억도 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성공한 CEO로서 많은 이들에게 본인이 배운 사업과 인생의 지혜를 나누고자 한다. 특히 그가 말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그리고 장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생각할 점이 많다. 나는 대기업을 다니면서 잘 갖춰진 시스템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사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면이 많다. 업무에 대한 커버리지가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시스템화가 덜 되었지만 배우는 업무가 많기 때문에 나중에 창업을 하기에도 유리하다. 좀 더 진취적으로 업무를 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저자가 말하는 인간관계의 방법에는 머리가 끄덕여진다. 사실 나도 이러한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사에게 잘하는 것이다. 모시는 상사가 개망나니 같은 대책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잘 유지해야 한다.” - p276
이 외에도 30대의 젊은 리더 소지환 작가는 내가 인생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젊은 작가 신강섭씨도 신입사원이지만 업무의 스코프가 남들보다 넓다고 자부한다. 그 또한 인생의 주인이 되어야함을 강조하고,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팁도 제공한다. 조금씩 많이 하자는 것인데 이 방법은 나도 종종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9명 작가님의 글을 모두 읽고 나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완벽한 인생이란 없고, 결국 실패를 통해서 배우고, 일어서는 것이 제일 중요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앞으로도 이 책을 곁에 두고, 고민이 되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한 번쯤 펼쳐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9명 작가의 지혜를 곁에 두고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