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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해지는 연습을 해요
나토리 호겐 지음, 네코마키 그림, 강수연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사람의 관계는 정말 힘들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다.
어렸을 때는 그냥 기분 내키는 대로 살았지만 이제는 관계가 넓어지고 깊어지면서 더욱더 주위 사람에게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고, 치유도 받는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왜 학교에서는 인간관계를 잘 맺는 법에 대해서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일까?’
학교에서는 바른 인간상을 가르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바르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관계를 몸으로 부딪쳐서 배우거나, 이렇게 책을 읽으면 배워야 한다.
나토리 호겐 스님의 《편해지는 연습을 해요》라는 책은 이런 나의 요구에 부응해서 많은 가르침을 준다.
한 마디로 참 편한 책이다.
인간관계가 가벼워지는 총 38가지의 방법을 소개한다. 인간관계에 대한 책이 수없이 많지만 이 책은 마음에 금방 와 닿는 말이 많다. 어려운 말보다는 쉬운 말로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고, 억지로 가르치지 않는다.
이 중에서 공감이 되는 부분은 “‘좋아요!’를 기다리기보다 스스로에게 ‘좋아요!’를”이라는 내용이다.
스님은 매일 블로그에 글을 남기지만 남들이 ‘좋아요’를 누르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SNS에 글을 쓰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눌러주기를 원한다. 그리고 공감이 많지 않으면 왠지 서운한 마음도 들고, 인정받지 못한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스님은 이 부분에 대해서 이와 같이 말한다.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려면, 할 일을 제대로 했을 때 ‘스스로’ 인정하고 칭찬해야 합니다.” - p27
이를 위해서 자신을 ‘자주’ 칭찬해야 한다.
이 부분은 나도 배워야할 점이다. 나도 어느 순간부터 공감의 개수에 신경 쓰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내가 나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렇게 매일 게시물을 남기는 것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가면을 벗고 멋진 참모습 그대로’ 살라고 한 점도 공감이 간다.
우리는 남들이 보기에 ‘좋은 상사’, ‘좋은 부하 직원’, ‘좋은 남편’, ‘좋은 아내’, ‘좋은 친구’ 등으로 살려고 한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사람이 나와 동일하다면 상관없지만, 나와 다른 모습인데 억지로 그 모습에 맞추려고 한다면 나도 모르게 ‘가면’을 쓰게 된다.
〈스카이 캐슬〉이라는 드라마에서도 이렇게 가면을 쓴 사람이 많이 출현한다. 전부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좋은 부모’의 모습이었다. 아이들을 의대, 명문대에 보내는 것이 좋은 부모, 아내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좋은 부모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냥 좋은 부모로 주위의 ‘인정’을 받고 싶은 욕심 뿐 이었다.
따라서 나의 ‘참모습’을 찾고 거기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 가면이 아닌 ‘진짜 얼굴’로 말이다.
또한 ‘혼자서 모든 걸 떠안지 말자’라는 말도 마음에 와 닿는다.
우리는 남들에게 부탁하거나 아쉬운 소리 하기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자꾸 모든 것을 혼자서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한다. 실제로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많은 직원들이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상담을 하면서 계속 대화를 시도해야 그 때부터 한 가지씩 속마음이 나오고, 어려운 점을 토로한다.
따라서 나 혼자 떠안아서는 안 된다. 결국 ‘마음의 병’이 된다.
또한 스님은 SNS에서 벌어지는 ‘행복 경영 대회는 그만두자’라고 말한다.
SNS를 보면, 불행한 사람이 거의 없다. 모두가 행복한 모습이다. 문제는 이렇게 행복한 사람들을 보게 되면, 상대적으로 나는 박탈감을 느껴서 불행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모습에 너무 신경을 쓰지 말거나 아니면 SNS를 끊으면 된다.
부정적인 사람도 조심해야 한다.
“부정적인 광선은 마이너스 에너지여서 듣고 있는 내 마음도 무심코 어두워지기 쉬워요. 하지만 나에게는 웃는 얼굴로 편하게 살 권리가 있으니, 그 에너지에 지면 안 됩니다.” - p60
주변에 보면 부정적인 사람이 꼭 있다. 항상 부정적인 말을 달고 산다. 이런 사람들을 만날 때, 너무 심각하게 듣지 않고, 흘려들으면 된다. 내가 말로서 설득한다고 왠만해서는 변하지 않는다.
또한 남을 얕잡아보는 사람의 페이스에도 이끌리면 안 된다.
스님은 이를 ‘씨름판’으로 비유했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신만의 씨름판으로 사람을 끌고가서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려고 한다. 애인이 있다는 씨름판, 젊다는 씨름판, 능력 있다는 씨름판 등 다양한 씨름판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씨름판에 이끌리지 말고, 스님이 말했듯이 ‘상대의 씨름판에 올라가지 않는다.’ 나만의 씨름판에서 씨름을 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다음과 같은 말로 글을 맺는다.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은 언제 어디선가 그 값을 치릅니다. 내가 책임을 추궁하지 않아도 본인이 응보를 받게 되지요. 그러니 놔두면 됩니다. 그 사이에 내 마음을 부지런히 닦는 것, 이것이 불교의 사고방식이며 이제까지 제가 쓴 책은 거의 이런 방향을 지향해왔습니다.”
성인이 될수록 느끼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특히 30세를 넘으면, 번개나 천둥, 천재지변 등을 당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방을 바꾸려고 에너지를 쏟기보다 나의 마음을 바꾸는 것이 더 빠르다. 물론 그렇다고 상대방을 포기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단지 나의 에너지가 온전해야 남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사람은 순리대로 살게 마련이다. 그 사람의 운명대로 살기 때문이다. 그 전에 나의 운명을 먼저 챙겨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에게 다시 한 번 ‘나의 소중함’을 깨닫게 만든다.
인간관계를 편하게 하는 것은 결국 나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