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파르데스 공부법
이대희 지음 / 빅북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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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유대인의 교육 방식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저자는 유대인 교육의 전문가다. 현지 이스라엘과 미국의 유대인 공동체를 방문하여 토론 공부에 직접 참여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지난 15년간 학교에서 유대인식 공부법을 가르치고 있다. 


사실 우리는 죽은 공부를 하고 있다. 

학교와 학원에서 인생을 보내고, 대학에 들어오면 전공 서적 외에는 책을 읽지 않는다. 직장에 들어오면 더 심각하다. 주변에 더 이상 책을 읽는 사람이 없다. 


한 나라의 뿌리는 교육에서 온다. 교육이 제일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은 자꾸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너도나도 대학을 가기 위해서 학원에 치중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집에서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면 부모의 입장에서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든다.


이 책의 서문에서 언급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말이 인상적이다.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는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을 위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저자도 나의 생각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문제 제기를 한다.
학교의 교육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적어도 집안에서 교육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저자가 제안한 ‘유대인의 파르데스 공부법’이다. 


파르데스는 유대인 토라를 공부하는 방법으로 ‘낙원’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인 ‘파라다이오스’에 기초한다고 한다. 파르데스는 숨겨진 본질을 보는 능력을 터득하는 공부법이라고 한다. 또한 한 가지 문제에 대해서 수십 가지의 의견을 제시하면서 사고의 폭을 넓힌다. 

유대인들은 성인식 때 3가지 선물을 준다고 한다.


토라(성경), 시계, 통장이다. 

성경을 주는 것은 ‘삶의 가차와 기준’이 되는 성경을 계속 공부해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정립하라는 것이고, 시계는 약속, 신용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다. 통장은 5천만원 정도의 돈을 통장에 넣어서 펀드나 장기 저축을 해준다고 한다. 나중에 대학 졸업 시 이 돈으로 창업을 하거나,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즉, 이러한 교육은 아이들의 경제관념을 키우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사실 많은 아이들이 부모님께 용돈을 받고, 공부에만 집중하지만 그러면서 돈의 소중함을 잘 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1,000원, 10,000원의 가치를 제대로 못 느꼈다. 그래서 아이들의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었고, 용돈을 저축하도록 했다. 이렇게 경제관념을 키워주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목표가 오직 ‘대학’이기 때문에 문제다. 

대학에 가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착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사실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진정한 공부는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은 정말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이 가는 곳이어야 한다. 

저자는 90%의 대학 입학률이 30% 정도로 떨어지고,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직장이나 창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그러려면 정말 많은 것이 바뀌어야 한다. 이미 기득권층의 사람들이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학 졸업장을 당연히 생각한다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공부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 공부는 정말 자신이 즐기는 공부여야 한다.


이 책에 인용된 논어에서 공자가 말한 바과 같이 “공자가 가로되 배우고 때론 익히는 것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그러기 위해서는 효율적이고, 실용적이고, 즐거운 공부여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암기식으로 ‘무엇’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공부를 해야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야 한다.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니고, 그 원리를 깨달아야 한다. 


유대인의 격언에 “사람이 살아 있으면서 빼앗을 수 없는 그것이 지식이다.”라는 말이 있다. 정말로 지식은 중요하고, 그 지식은 ‘살아있는 지식’이어야 한다. 

유대인이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듯이 이제는 ‘공부법’을 전수해야 한다. 


그것은 가정에서도 가능하다. 부모의 공부법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이를 계속 전수하는 것이다. 물론 그러려면 부모도 같이 고민하고,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특히 유대인들은 3살 때부터 책을 읽어주고 5살 때부터 가르친다고 한다. 그리고 13세 때 토라(성경)를 읽는 것을 시험한다. 즉, 토라를 공부하고 외우면서 공부의 기초를 다진다. 

이렇게 어려운 책인 토라를 먼저 배우면서, 아이들의 수준은 빨리 올라가게 된다. 우리들이 쉬운 공부법을 먼저 가르치는 것과는 다르다. 

예전 어느 유명한 학원 강사는 자신이 머리가 안 좋았지만 《코스모스》를 여러 번 읽고나서, 다른 공부들이 아주 쉬워졌다고 한다. 마치 이 원리와 같다. 


또한 이스라엘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징병제이지만, 군대에서 창업이나 대학 공부를 하도록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결국 공부의 끈이 계속 연결되도록 만든 것이다. 


결론적으로 유대인의 교육은 가정에서 시작된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 끊임없이 질문하고 대답하는 ‘쉐마 교육’을 통해서 진리를 찾아간다. 또한 하브루타(친구라는 의미) 공부법을 통해서 소규모 그룹으로 짝지어 서로에게 질문을 하고 답한다. 이제는 이러한 공부가 우리에게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 우리는 어떤가? 부모가 아이들과 밥을 먹으면서, “몇 점 맞았니?”, “학원 언제 가지?” 등 아주 지엽적인 문제에만 얽매여있다. 그나마 이렇게 대화라도 하면 다행이다.

나중에는 아예 대화가 사라진다. 다 같이 스마트폰을 보고 각자 다른 세상에 산다. 


저자가 제안한 대로 이야기, 질문, 토론, 대화, 발표, 행함, 가르침의 단계를 명심하자. 궁극의 단계는 가르침이다. 자녀들이 스스로 자신이 배운 것을 가르치게 만드는 것이다. 

저자의 이 말이 무엇보다 공감이 간다. 


“잘못된 공부의 고리를 후손에게 물려주면 안 된다. 잘못된 교육 시스템을 끊고 새로운 공부 시스템으로 리셋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사회나 교육계가 바뀌지 않는다면 가정교육부터 먼저 바뀌어야하고, 부모들도 자신만의 교육 철학을 갖고, 아이들의 공부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 그리고 부모들도 ‘평생 공부’를 이어가야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참된 교육’이 무엇인지 부모로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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