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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타이어는 왜 레스토랑에 별점을 매겼을까? - 세계를 정복한 글로벌 기업의 브랜드 마케팅 스토리
자일스 루리 지음, 윤태경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기업의 브랜드 밸류를 다룬다. 저자는 영국의 브랜드 전략 컨설팅 회사인 밸류엔지니어스 대표다. 광고, 리서치, 브랜드 등 마케팅 분야의 전무라고 활약하고 있다. 전작으로는 《폭스바겐은 왜 고장난 자동차를 광고했을까?》인데, 한국에서 출간되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우선 책의 제목을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독자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시키고, 책을 집어들게 만든다. 우리가 너무나 잘아는 미쉐린 평점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부제도 ‘세계를 정복한 글로벌 기업의 브랜드 마케팅 스토리’다. 그만큼 브랜드 밸류, 즉 가치가 중요하다고 이 책에서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은 정말 쉽게 잘 읽힌다. 거의 400페이지에 가깝고, 목차도 101개나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들이 간략하고 독자의 궁금증을 금방 해소해 준다. 마치 상식 대백과 사전 같은 느낌을 준다.
우선 저자가 서론에서 강조한 말이 너무 인상적이다.
‘브랜드의 힘은 ’스토리‘에서 나온다.’
정말 그렇다고 생각한다. 브랜드에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이야기를 수집했다고 한다. 그 브랜드가 어떤 배경과 역사에서 생겼고, 그것이 어떻게 소비자들과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지 연구했다.
저자는 마케팅에서 활용하는 스토리텔링의 기법으로 다음의 7가지를 제시한다.
브랜드 내러티브, 2. 브랜드 스토리(실화), 3. 영감, 4. 친밀감, 5. 은유,
6. 고객의 입장, 7. 프레젠테이션의 스토리화.
예를 들어 브랜드 내러티브 관련해서 버진 브랜드는 곤경에 처한 여성을 구하는 ‘백마 탄 기사’로 포지셔닝했다고 한다. 또한 프레젠테이션의 스토리화도 주목해야될 부분이다. 프레젠테이션하면 보통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는 이유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하고, 저자는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업체들을 선정했다. 즉, 뜻밖의 발견이어야 하고, 스토리나 반전이 있거나 교훈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에 언급된 회사들은 이러한 기준에 충족된다고 볼 수 있다.
먼저 미쉐린 타이어에 대해서 얘기한다면, 이 회사는 원래 타이어 판촉을 위해서 1900년대 초에 가이드북을 발간했다. 책에는 타이어를 교체하는 법, 그리고 맛있는 레스토랑, 숙박 시설 등을 담았다. 1926년부터는 고급 식당에 별 하나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이들이 추천하는 레스토랑이 너무 유명해지면서 미쉐린 별등급을 받는 것이 영광이 되었다. 1931년부터는 별 등급이 셋까지 늘어났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별 등급의 의미다. 별 하나는 해당 지역을 방문했을 때 들를 가치가 있는 매우 좋은 식당, 둘은 여행지에서 조금 떨어지더라도 갈만한 가치가 있는 곳, 셋은 요리가 너무 훌륭해서 요리를 위해서 특별한 여행을 할 가치가 있는 식당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정말 유명한 곳은 3개월, 6개월, 1년 전에 예약을 해야된다는 얘기도 있다.
브랜드하면 역시 이 회사를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코카콜라다. 미국이 달 착륙에 성공한 후 이들의 퍼레이드가 뉴욕 타임 스퀘어에서 열렸을 때, “코카콜라의 고향인 지구에 돌아오신 걸 환영합니다.” 라는 유명한 문구가 전광판에서 깜빡이면서 이들은 자신들의 브랜드를 전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좋은 광고는 정말 적절한 타이밍에서 나온다.
익숙하지 않은 브랜드인 토니스 초코론리도 흥미롭다. 이들은 초콜릿을 쪼개면 다른 크기로 쪼개진다. 당연히 고객들은 불만을 토로한다. 하지만 이들은 자사의 홈페이지에 노예를 전혀 쓰지 않는 초콜릿 산업이 회사의 목표라고 했다. 즉, 이들은 아프리카의 노동력 착취를 비난하면서 이러한 착취 없이도 초콜릿 바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입증했다. 이러한 브랜드의 스토리에 사람들은 감동을 받고 지지한다.
폭스바겐의 자신들의 차에 내구성을 시험하기 위해서 포장 상태가 정말 안 좋은 도로를 사서, 차의 성능과 내구성을 올렸다. 이러한 노력들도 브랜드의 가치를 올리는데 일조한다.
1930년 대에 갱스터가 끌고 다니던 우수한 성능의 포드 V8, 마를린 먼로가 사랑한 샤넬 넘버5. 이렇게 좋은 브랜드에는 각자만의 ‘스토리’가 있다.
이 외에도 대표적인 브랜드인 ‘헬로 키티’. 전 세계적으로 이 캐릭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캐릭터는 1970년대에 생겼기 때문에 이미 50세에 이르렀다. 2014년에는 키티가 광고에 등장하지 않아도 무려 70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나이키의 로고를 시급 2달러에 받고 그렸다는 것도 흥미로운 사실이다. 이렇게 브랜드는 우연찮게 생기기도 한다. 이 로고를 그린 여성은 나중에 감사패와 나이키 주식 500주를 받았다고 한다. 지금 이 주식을 팔면 100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이 외에도 우리가 잘 아는 버진 애틀랜틱 항공, 네스프레소, KFC, 홀마크, 리바이스, 재규어 자동차, 몽블랑, 기네스북, 스타벅스, 마텔, 보잉 747 등 많은 회사들의 탄생 배경과 브랜드를 갖게 된 역사가 아주 다채롭고 재미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 기업으로는 LG가 소개된 것인데, LG는 치약 회사에서 글로벌 가전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높이 평가한다. 아마 한국 독자를 염두한 것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LG의 브랜드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
해마다 Interbrand라는 회사에서는 브랜드 순위를 1~100위까지 매겨서 발표한다. 이를 위해서 이들은 회사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재무제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항을 조사하고 이를 근거로 자신들만의 로직으로 순위를 매긴다. 이 회사의 브랜드 랭킹에 모든 글로벌 회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운다. 왜냐하면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는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만약 비슷한 성능과 서비스로 다른 누군가와 비교한다면, 브랜드의 힘이 도움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브랜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었다. 마케팅이나 영업에 관련된 분들, 또는 다양한 ‘스토리 텔링’에 관심이 많은 분들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