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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없다 - 나이 들수록 더 발전하고, 더 강해지는 능력을 발견하다
마크 아그로닌 지음, 신동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노인 정신 전문의다. 알츠하이머병 및 노인 정신건강 분야의 국제 전문가다. 그는 하버드대학, 예일 의대를 졸업한 우수한 인재임에도 불구하고, 돈과 명성을 쫓기보다는 플로리다의 비영리 장기 요양 보호기관에 근무하면서 많은 노인들과 상담을 하고, 이들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따뜻한 마음도 같이 느껴진다.
이 책의 제목이 아주 인상적이다. 영어 제목은《 The End of Old Age 》다. 어떤 의미일까?
바로 이 세상에 노인이 없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노인은 더 늘어나겠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노인의 삶은 사라져야 한다는 의미다.
진시황이 무한한 생명을 찾기 위해서 ‘불로초’를 찾으려고 했거나, 젊음의 묘약을 찾으러 다니는 것은 부질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즉, 저자는 노인을 앞으로 닥칠 ‘문제’아닌 ‘해결책’으로 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시기가 다가오면, 건강이 안 좋아지고, 실연의 아픔을 겪고, 사회적으로 소외를 당한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외면하고 싶을 것이다. 심지어 어떤 노인은 ‘치매’에 대한 두려움으로 삶을 스스로 마감한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보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봐야 한다.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노인이 되면 세 가지 강점이 있다.
첫째 지혜, 둘째 회복탄력성, 셋째 창의성이다.
먼저, 지혜는 아주 중요한 강점이다.
이를 통해서 기술, 판단력, 영성 등으로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정신적인 유산을 남긴다. 실제로 인류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의 수명이 늘고, 노인들이 생기면 서다. 그들은 부족에게 자신의 지혜를 전달해서, 부족이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나중에는 자신들의 노하우를 상형문자나 글로 남겼다.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지혜는 ‘뿔 다섯 개짜리’ 왕관이다. 이 다섯 개의 뿔은 ‘학자, 현자, 관리자, 창조자, 예지자’라고 부를 수 있다.
또한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감정을 이전보다 더 잘 추스를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생긴다.
어쩌면 이 또한 지혜의 산물이다. 젊을 때나, 중장년일 때 화를 주체할 수 없거나, 스트레스를 못 이겨서 다른 사람들에게 마구 표출할 때는 지났다. 마지막으로 창의성은 그동안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결과물을 창조할 수 있다. 화가, 작곡가, 작가들 중에 노년에 자신의 능력을 본격적으로 발휘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노인이 된다는 것을 애써 부인하려고 한다.
의술이 발달해서 이제 100세 시대를 바라본다고 하면, 기뻐하기보다는 오히려 한숨을 쉰다. 60세에 은퇴하고 나서 앞으로 40년 동안 무엇을 하고 살지 막막하다고 한다. 따라서 오직 경제적인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 노후를 준비한다. 충분히 돈이 있다면 여행을 다니고, 여생을 편안히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치 그것이 행복한 인생의 결말이라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그것이면 충분할까?
이 책을 읽으면서 그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풍요해도, 건강하거나 자신의 인생을 즐기지 못한다면 남은 인생은 무한한 지루함과 괴로움만 남은 지옥과 같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먼저 저자가 제안한 것은 ‘시계 반대 방향’이라는 연구의 결과다.
즉, 노인들을 대상으로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하면, 피실험자들의 건강 상태와 신체 기능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한다. 특히 나이 듦에 대한 긍정적인 자기 인식이 자리 잡힌 사람들은 부정적인 인식의 사람들보다 생존율 증위값이 7.5년 더 길었다고 한다. 심지어 노인들이 새로운 사랑을 만나면서 ‘회춘’하는 경우도 목격했다고 한다.
나이 드신 분들이 새로운 연애를 하면 노망이 들었다고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경우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새로운 사랑이 이성 간의 사랑일 수도 있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사랑의 마음을 키우거나, 애완동물이나 화초를 기르면서 사랑을 느끼는 것도 새로운 사랑이다.
따라서 ‘긍정적이고 목적 있는 태도’를 키워야 한다.
목적이 있는 삶을 살아야 된다는 것이다. 특히 노년이 될수록 이러한 태도를 갖기가 더 쉬워진다고 한다. 이는 노년에 이르면서 인생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짧고, 자신에게 더 의미 있는 활동이나 인간관계가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정말 그렇다고 생각한다. 젊었을 때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이 나이가 들면서 점차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생각하게 된다.
저자가 언급한 수퍼센티네리언(110세 이상 생존한 사람을 뜯하는 말)의 노인들은 경제적으로 부유하거나 가난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다만 각자 한 가지 습관을 지킨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이 중에서 칼말 부인은 122년 164일을 일기로 사망할 때까지 꾸준히 포트와인, 초콜릿, 담배를 두 개비씩 피웠다고 한다. 117세로 일본 역대 최고령자로 기록된 오키와 미사오 부인은 장수 비결로 스시와 수면을 꼽았다. 장수한 이들의 공통점은 세상을 뜰 때까지 또렷한 정신을 유지하고,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질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저자가 서문에 언급한 바와 같이 바로 ‘나이가 들면 더 강해지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노인이 된다고 나 자신의 한계를 만들면 안 된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꿈을 향해서 달려야 한다. ‘나이 듦’에 대한 틀에 박힌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지혜의 왕관 다섯 가지를 기억하면서, 나는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학자, 현자, 관리자, 창조자, 예지자 등 다양한 분야가 있다. 전문가가 되거나, 달인, 이야기꾼, 멘토, 지도자, 코치, 안내자, 관리인, 카운슬러, 후견자, 예술가, 장인, 자원봉사자 등 아주 다양한 분야가 많다.
그래서 나는 영원한 현역이고 싶다. 나의 전공이나 관심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서 죽는 그날까지 공부하고, 또한 메신저로서 글을 쓰고 싶다. 눈을 감는 그 순간이 은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나의 생각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만들었고, ‘노인’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생각을 바꿔놓았다. 이 책에서 저자가 언급한 수 많은 노인 분들의 사례도 이를 증명한다. 정말 멋지고 건강하고 현명한 노인이 되고 싶다. 더 이상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쿨한 노년을 준비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