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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의 원칙 - 최고의 기업에서 배우는 인재경영 전략
신현만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책의 제목부터 흥미를 일으킨다.
사장의 원칙.
사장의 원칙이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는 사장이 어떤 식의 인사 정책과 인사관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집중 조명한다.
즉, 기업은 사람이고, 사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을 잘 경영하고, 사업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가 필요하고, 이 인재들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바로 그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 ‘사장’이고, 이 책에서는 사장이 해야 될 원칙과 아닌 점을 소개한다.
그렇다.
회사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과 제품 경쟁력, 차별화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다.
그만큼 회사의 ‘희로애락’과 성장을 좌우하는 것은 바로 사람에 의해서이고, 이는 결국 사장이 얼마큼 회사의 인재 등용에 관심이 있는가에 따라서 결정된다.
저자는 한국 최대 헤드헌팅 회사 커리어케어의 회장이다. 또한 언론인으로서 활동을 했고, 조직 행동론과 리더십에 대한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30년 경력의 인재 등용 전문가다.
이 책이 마음에 든 이유는 저자의 경험담을 근거로 한 인재관과 더불어 세계 유수의 기업들의 인재 등용 정책을 예로 들면서 가장 이상적인 인재관 및 인재 등용 원칙을 같이 고민하는 것이다.
구글의 경우가 흥미롭다.
구글도 처음에는 출신 학교와 학점에 신경을 썼으나, 이러한 조건들과 개인의 창의력이 그다지 상관이 없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직률도 초기에 높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인재 등용 방식을 바꾸면서 이직률을 급격히 낮췄다. 예를 들어서 구글은 신입 직원을 뽑을 때 까다로운 면접으로 유명하다. 40여 일 동안 다섯 차례에 걸친 면접을 통과해야만 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서 이들은 최고의 '적합한' 인재를 선발한다.
또한 이들의 걱정은 조직의 거대화로 본래 회사의 성공 공식을 잊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아주 조심스럽고 세밀하게 사람을 뽑는다. 인사 채용 담당자만 무려 1천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들이 발견한 것은 실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교육하는 비용보다 차라리 좋은 인재를 뽑는 데 돈을 투자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점이다.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인 P&G도 이전에는 신입사원을 키우는 데 주력했지만 적응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 경력 사원 채용을 늘리고 있다. 특히 신입사원을 키우는 데는 막대한 교육비가 들지만, 결국 퇴사를 하면 회사에는 기회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이들은 ‘문제 사원’이 입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인력들은 결국 조직의 분위기를 크게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말하는 ‘문제 사원’은 자신의 지식만 믿는 독선적인 사람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상호 존중과 신뢰도가 높은 사람을 중요시한다.
반면 우리나라 기업에서는 이렇게 독선적인 것을 리더십이라고 잘못 오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목소리 크고’, ‘자기 의견이 강해야’ 리더십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이러한 사람이 보스가 된다면, 조직원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없고, 무엇보다 그 조직은 생각을 멈춘다. 더 이상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생각을 할 수 없다.
구글의 인재관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이들은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력이 부족해도 충분히 검토를 해서 5번, 또는 그 이상의 면접을 통해서 ‘최적의 인재’를 찾아낸다.
아마존과 같이 초고속 성장을 하는 넷플릭스의 경우도 인재 중심이다.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직원에게 할 수 있는 보상은 급여나 복지혜택보다 뛰어난 A급 인재를 뽑아서 서로 일하면서 같이 성장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어느 정도의 혜택은 필요하지만 단순히 금전으로는 사람들의 성취욕을 북돋우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마치 미국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즈〉처럼 자신의 옆에 있는 동료가 업무 성취욕에 있어서 제일 중요하다.
“탁월한 동료는 그 어떤 것보다 큰 보상”이라는 CEO의 철학이 아주 인상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구글 동창회’와 ‘페이팔 마피아’다.
이 회사들 출신으로는 유튜브 설립자부터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페이스북 최고 운영자 셰릴 샌드버그 등으로 특 A급 인재들이 포진해 있다. 그만큼 A급 인재는 스스로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성장한다. 반면 B급 인재는 C급, D급 인재를 끌어들여서 조직 내 구성원의 만족도를 낮춘다. 정말 이 점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공감이 간다.
‘메기’이론이 있다.
이것은 한 마리의 메기가 조직을 휘저으면서 긴장 시킨다는 것인데, 나는 메기 이론보다는 서로 공감과 협력을 하는 조직이 더 마음에 든다. 메기는 결국 물을 흐리고, 조직을 혼탁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전에 봤던 대로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고, 회의실에서 언성을 높이며 감정을 상하는 조직이 그런 경우다.
아마존도 A급 인재를 중요시한다. 이들은 A급 인재를 중요시해서 그들에게 많은 권한을 주지만, 반면 실적을 못 내면 떠나도록 유도한다.
자포스의 인재관도 기억에 남는다. ‘채용은 더디게, 해고는 빠르게’.
앞서 구글과 마찬가지로 채용은 신중해야 하지만 해고는 빠른 선택이 필요할 것이다.
저자가 언급한 외부 인재 영입의 3가지 조건도 기억해야 될 것 같다.
첫째, 성과를 재현할 수 있는가 둘째, 성공 의지가 있는가 셋째, 성과를 위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가.
즉, 그 사람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저자가 서론에 언급한 바대로 우리나라 기업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인재관이다.
더 이상 ‘스카이 캐슬’이 아니라, 창의력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끈기, 소통, 협동 능력을 가진 인재를 뽑아야 한다. 또한 회사의 사장은 인재 발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A급 인재를 찾아야 한다.
여기서 A급 인재는 단순히 실력이 뛰어난 사람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다.
A급 인재는 ‘제갈량’과 같이 본인의 능력도 뛰어나지만 조직의 화합을 위해서 노력하고, 또한 제갈량이 방통, 법정 등의 다른 A급 인재를 끌어들인 것처럼, 업무에 대한 열정, 그리고 같이 성장하고자 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을 지칭한다.
이런 사람들로 이루어진 조직은 그야말로 직원들의 보람과 긍지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금전적인 자극에는 한계가 있다.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이렇게까지 경제 발전을 한 이유는 교육에 대한 투자였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이제는 ‘제2의 인재 엔진(talent engine)’을 장착할 때다.
이 책을 우리 나라의 많은 CEO, 지도자, 경영진, 인사팀에서 읽고, 조금씩이나마 우리 나라의 인재 시스템을 바꿔나갔으면 한다. 풍부한 사례와 저자의 논리적인 설명이 인상적인 책이다. (밑줄도 많이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