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팔지 답답할 때 읽는 마케팅 책 -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마케팅의 기술 25
리처드 쇼튼 지음, 이진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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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황이 어려워지면서 마음이 아주 답답했다.

정말 나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아서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나에게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먼저 겉표지가 너무 재미있다. 초록색 악어가 카트를 끌고 있다. 과연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이 문구가 아주 인상적이다.

“마케팅을 돈으로 한다는 생각은 버려라!”

벌써 궁금증이 마구 밀려온다. 어떻게 돈을 안 쓰고 마케팅을 할 수 있을까? 공짜 마케팅이 가능한 것인가?

이 책의 저자 리처드 쇼튼은 영국 광고인 협회 광고 효과상을 가장 많이 수사한 영국 미디어 에이전시 ‘매닝 고틀리브’의 행동과학팀 팀장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무려 20년 가까이 이 분야에서 일한 소위 ‘광고마케팅’ 전문가다.

이 책에서 저자는 ‘행동과학’을 다룬다. 즉 소비자들이 수많은 결정을 내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해서 어느 순간 ‘편향 bias’에 빠지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편향에 맞춰서 제품과 메시지를 조정하면 제품 판매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는 ‘넛지’ 전략과 상당히 유사한 것이다. 넛지는 원래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는 의미로 《넛지》라는 책으로 유명해졌다. 쉽게 말하면 넛지는 부드러운 개입이다.

예를 들어서 애플 스토어를 보자. 이곳에 있는 직원들은 제품을 사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마음껏 제품을 둘러보게 하고, 혹시나 궁금증이 있다면 가서 친절하게 기능을 설명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소비자의 ‘행동’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그들의 마케팅 전략에 반영한다.

목차에는 25가지의 마케팅의 기술이 나열되어 있다. 귀인 오류, 독특함, 기대 이론, 과잉 확신, 초두효과 등 다양하다. 일부는 이미 아는 내용도 있지만 낯선 용어도 꽤 많이 있다.

이 중에서 ‘사회적 증거’는 대표적인 소비자의 행동 패턴이다.

즉 사람들은 남들이 선택하는 것을 고른다는 것이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회사에서 회의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과 다른 생각을 말하는 것에 주저한다.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소비 심리학을 밝혀낸 것이 1935년이었다. 거의 80년 전에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한 것이다.

이를 이용해서 현장에 적용하는 방법이 인상적이다. 바로 ‘인기를 큰소리로 말해줘라’이다. 맥도날드 매장은 햄버거 판매 개수를 보여주는 푯말을 세워서 유명해졌다. 즉 레이 크록이 1955년에 맥도날드를 인수했을 때 100만 개였던 햄버거 판매 개수가 1994년에 무려 990억 개로 늘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백화점 할인 코너에 가면 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많은 분들이 50%, 70% 할인 푯말에 모여서 경쟁적으로 옷을 고른다. 즉 사회적 증거를 이용한 대표적인 사례다.

독특함도 좋은 영업 기술이다.
마찬가지로 이에 대한 실험은 80년 전에 이뤄졌다. 이러한 심리를 이용한 회사가 애플이다. 애플은 아이팟이 출시되었을 때, 다른 경쟁사들이 검은색 이어폰을 판매하는 것과 다르게 ‘하얀색’의 이어폰을 내놓았다. 많은 소비자들이 이러한 독특한 색깔에 매혹되어서 애플의 아이팟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

다국적 광고회사 BBH의 창업자 존 헤거티가 검은색 리바이스 청바지 광고에 넣었던 문구가 인상적이다.

“세상이 지그로 갈 때 재그로 가라.”

우리는 지금 재그로 가는 영업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가?

소비자들의 습관은 기업 마케터들이 넘어야할 가장 큰 산과 같다. ?
우리의 행동 중 절반이 습관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심지어 장보기를 할 때도 습관적으로 장을 봐서, 슈퍼마켓의 판매 물품이 3만 종류이지만 소비자들은 150개 물건만 구매한다고 한다. 이를 ‘잠자며 장보기’라는 전문 용어로 불린다. 따라서 습관을 깨기 위한 ‘일대 사건’이 필요하다고 한다. 또한 소비자들의 습관이 굳어지기 전에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다.

소비자들의 지불 습관을 잘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확실히 사람들은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지불에 대한 죄책감을 덜 느낀다. 이 책에서 언급된 사례는 현금으로 결제한 사람들은 그들이 실제로 낸 금액보다 9퍼센트 돈을 더 많이 냈다고 기억한 반면, 비접촉식 카드로 결제한 사람은 반대로 5퍼센트 돈을 더 적게 냈다고 생각했다. 물론 실제 지불한 절대 금액도 현금보다 카드, 비접촉식 카드가 훨씬 더 크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렇게 ‘죄책감이 적은’ 지불 방식을 확산해야 하고, 반대로 소비자는 현금이나 체크카드 사용을 더 확대해야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주장을 모은 데이터가 가진 위험’이다.
즉 소비자들의 설문조사를 통해서 얻은 데이터가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소비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한다. 예를 들어서 본인은 환경을 보호하는 제품을 더 선호한다고 답변하지만 실제로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결과가 나온다. 오히려 앞서 언급한 ‘사회적 증거’에 따라서 남들이 사면 나도 산다는 식으로 소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오히려 묻지 말고 ‘관찰하기’를 권한다. 관찰을 통해서 소비자의 패턴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 외에도 소비자의 기분에 따른 소비패턴, 가격 상대성으로 인한 제품 선택, 첫 번째 인상이 중요한 초두 효과 등 다양한 소비 심리와 영업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기법을 한 번에 읽는다고 체득할 수 있는 것 같지 않다. 각 기술을 곱씹으면서 하나씩 실제 마케팅, 영업에 접목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이 책은 마케터, 영업, 그리고 광고 관계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읽을 만한 책이다. 저자가 강조한 25가지의 팁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들이 원하게 만드는 것’이 진리다.

이는 아주 쉬운 말일 수도 있지만 많은 회사들이 가끔은 잊고 자신의 제품에 오히려 ‘편향’되어서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한 저자가 강조한 ‘장기적인 넛지’ 전략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현명하다. 회사가 단기 이익에 현혹되어서 소비자에게 무리하게 부담을 준다면 소비자들은 미련 없이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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