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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의 미래 - 모빌티리 빅뱅,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가?
차두원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1월
평점 :
나는 기본적으로 운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출, 퇴근할 때도 회사 버스를 이용한다. 이유는 단순한다. 운전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운전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기사분들은 전문가이기 때문에(때로는 난폭운전이 무섭지만) 나를 더욱더 빨리 안전하게 목적지에 데려다준다고 생각한다. 또한 가장 중요한 점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차에서 푹 쉴 수 있다. 영화, 드라마, 책등을 보면서 잠도 잘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운전하면서 잘 수 없다.
?특히 이 책에서 저자가 서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평균 출근시간은 34.2분, 퇴근시간은 45.1분으로 세계 1위라고 한다. 이 중에서 서울은 출근시간이 41.8분, 퇴근시간은 54.6분이라고 한다. 이 부분은 나도 몰랐던 사실이다. 당연히 뉴욕, 파리, 도쿄, 베이징 등을 상상했기 때문에 너무 의외의 결과다. 어쨌든 출, 퇴근 시간이 약 1시간 40분이나 되면 당연히 피로도는 커지고, 삶의 질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더욱더 빨리 전개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고령 운전자에 의한 사고는 전체의 12.3%, 전체 사망의 20.3%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자율 주행차를 손꼽아 기다린다. 자율 주행차가나오면 웬만한 거리는 ‘자동’으로 맞춰놓고 편히 쉴 수 있기 때문이다. 4인승 차량이라면 가족이 마주 보고 앉아서 (핸들도 없고) 목적지까지 편히 갈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나의 바람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애플의 아이폰 출시로 휴대폰 산업이 급격하게 변화한 것을 아이폰 모멘트라고 한다. 그리고 그동안 스마트폰이 사람 간의 모빌리티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자동차’가 남았다. 저자는 산업공학과에서 자동차 인간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4차 산업 혁명 관련해서 많은 연구 및 논문을 발표한 전문가다. 그런데 너무 전문가분이 책을 쓰면 내용이 다소 난해할 수도 있으나 이 책에서 저자는 되도록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자동차의 미래에 대해서 설명한다. 더군다나 이해를 돕는 사진들도 충분히 흥미를 유발한다.
첫 장에서 2040년, 일본으로 떠난 가족여행이라는 주제도 흥미롭다. 이때는 공유 자율 주행 차도 일반화되어서 온 가족이 자율 주행차 SUV를 타고, 부산까지 자율 주행으로 간 후 페리를 타고 일본으로 가서도 이 차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다. 차 안의 인공지능 챗봇이 길 안내를 하고, 서버에는 가족들의 평생 여행 데이터, 취미, 선호하는 음식, 영화, 드라마 등이 모두 저장되어 있어서 챗봇이 가족의 취향에 맞춘 관광지, 음식점 등을 추천하고 심심하지 않게 영화나 드라마도 틀어준다. 차 안에는 더 이상 핸들, 악셀도 없고, 편안한 소파와 침대만이 있을 뿐이다.
상상만 해도 너무 흥미롭다. 물론 아직까지 자율 주행차에는 문제가 있다. 많은 사고들이 발생하고 인명 피해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 이러한 실수나 실패도 데이터로 기록되어서 점차 오류를 줄여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자동화로 인해서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질 것이다. 버스 기사, 택시 기사, 보험회사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그런데 인구는 계속 증가하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이면 세계 인구가 거의 100억 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도시화율도 1980년에서 2015년 54%, 2050년에 66%까지 증가한다고 한다. 즉 세계 100억 명 인구 중에 약 66억 명 정도가 도시에 산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도시화율은 2050년에 무려 88%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메가 시티’(인구 천만 명 이상)가 증가하면서 사람들은 개인 자동차보다는 공유 자율 자동차를 더욱 선호할 것이다. 일부 부유층이나 마니아 정도만 수동으로 차를 운전할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도 점차 범용화되면서 브랜드의 가치도 많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어릴 적부터 공유 서비스를 사용하는 세대라면 더 이상 ‘나만의 차’를 소유하는 것이 낯설어질 것이다. 또한 앞으로 메가 시티에서 주차비는 감당하기 힘들지 모른다.
또한 마이크로 모빌리트도 발전할 것이다. 공유 자전거도 갈수록 확대된다. 중국의 대표적인 회사가 오포와 모바이크 회사다. 이 회사는 중국 공유자전가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앞으로는 자전거뿐만 아니라 공유전기자전거도 확산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에게 전화를 건 시각장애인 분의 일화가 생각난다. 그분은 돈이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어디서 자율 주행차를 구매할 수 있는지 저자에게 문의를 했다. 물론 아직 우리나라에는 그럴만한 차량도 시스템, 법적 절차 등도 갖춰져 있지 않다. 자율 주행차는 바로 이런 분들에게도 꼭 필요하지 않나 싶다. 누구든 원하는 곳으로 편안하고 안전하게 데려다줄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해 본다.
이 책은 전문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지식을 전달해 주고, 다양한 사례들이 풍부하다. 앞으로 자율 주행차, 전기 자동차 등을 더 깊이 알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다만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뒤로 가면서 조금은 부담이 될 여지는 있다. IT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