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이 공업 이야기 - 인간은 말(馬)이 아니다. 당근만 있으면 된다!
야마다 아키오 지음, 김연한 옮김 / 그리조아(GRIJOA)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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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로 답안지를 채점한다는 대학가의 루머를 아시나요? 학교 다닐 때 누군가로부터 들어 본 적이 있었다.  내가 받은 점수가 수긍이 가지 않을때는 특히나 그 루머가 살짝 의심이 되긴 했다. 제대로 채점을 해 주신게 맞나 하고. 그렇지만 루머는 루머일 뿐, 교수님들이 제대로 읽어보시고 답안을 채점을 해 주실테다. 하지만 실제로 선풍기를 이용한 인사고과 방식을 사용하는 기업이 있다는 놀라운 사실. 나도 이 사실을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봤었다. 그걸 보고 그런 방식에 대해 사원들이 수긍한다는게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 기업이 바로 오늘 작은 책으로 만난 '미라이 공업'이다. 미라이 공업이 1991년 상장을 위해 경리부와 구매부를 만들 때, 직원 이름을 쓴 종이를 선풍기로 날려서 가장 멀리 간 직원을 관리직으로 앉힌 것이다.(p.132)

 

 

 

 티브이데일리 포토

 

 

 

 

미라이 공업이 나를 놀라게 만드는 일은 그 뿐만이 아니다. 미라이공업의  휴일은 연 140일, 요즘 같은 연말연시는 20일 연휴! 게다가 정년까지 70세, 60세를 넘기면 급여를 한 푼도 깎지 않는다. 요즘 같은 고용 불안 상황에서 70세까지 정년이라 정말 많은 회사원들이 부러워할만한 일이다. 게다가 근무시간은 8시 30분~ 4시 45분으로 일본에서 가장 근무시간이 짧은 회사다. 그렇게 하는 이유에 대하여 야마다 아키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역시 인간이라는 존재는 '살아 있어서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야 행복하다고 본다. 직원들에게 그걸 느끼게 하고 싶다. 시간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쓰고,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인생을 소중히 하라'고 말하고 싶다.(p.81) 

 

 

이런 생각들은 어떤 경영자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생각을 바로 실천에 옮기는 경영자는 많지 않다. 저자가 강연을 할 때 많은 경영자들이 좋다고 생각을 하지만 실천에 옮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실제 실행에 옮기는 경영자도 거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대단해 보이는 미라이 공업이다. 직원들과 경영자의 생각이 일치하고 그 생각대로 실천하는 회사의 모습이 참 좋아보인다.  

 

 

 

그래서 시간외 근무도 하지 않다가 요즘 사장이 바뀐 후에는 주문이 많을 때만 한시적으로 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제안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무슨 내용이든 써서 제출하면 봉투를 뜯기도 전에 500엔을 준다. 제안이 괜찮으면 또 다른 상금을 지급한다.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공기업! 신이 내린 것처럼 큰 혜택을 받는 직장을 그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미라이 공업의 경우는 직원들을 사람답게 대우해 주는 사람이 함께 만든 사람의 직장이다.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사람의 직장인 것이다.      

 

 

 

또 하나 당연하다는 틀을 벗어난 놀라운 사실이 있는데, 미라이 공업의 회사 건물에는 경비원도 없고, 세콤도 없다. 경영자가 생각할때는 도둑 맞는 액수보다 경비회사와 계약하는 비용이 더 비쌌기 때문에 경비원과 세콤을 두지 않는게 합리적, 경제적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렇게 발상의 전환, 형식적인 것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사소하지만 대단한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미라이 공업은 기업의 존재가치를 명확하게 잘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일본 회사의 97%는 고작 4,000만 엔도 못 번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렇게 되면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급여를 줄 수 없다. 애당초 기업이라는 것은 직원들에게 충분한 급여를 줘서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 세금을 내서 사회에 공헌하는 일, 이 두 가지를 할 수 없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본다.(p.75)

 

 

시간 당 15억 9200만원으로 올 한해 가장 돈을 많이 번 부자 워런 버핏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유 시장 경제 체제는 자원을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최상의 메커니즘입니다. 정부는 이런 면에서 별다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원의 효율적,생산적 활용으로 산출된 부를 공정하고 슬기롭게 분배해야 하는데, 시장도 여기에 대해 별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창출된 부의 일부는 교육 부문에 재투자해야 합니다. 후세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기 위해서죠. 또 인프라를 유지하고 시장 경제 체제에서 실패하거나 좌절을 겪은 사람들에게 사회 안정망 같은 것을 제공하는 데도 투자해야 합니다. 그러러면 시장 경제 체제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본 우리 같은 사람들이 가장 큰 몫을 부담해야 합니다. 그래야 도리에 맞는 것이지요."  

  

  

 

 

그렇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라고 하지만 그 이윤은 직원들에게 충분한 급여와 복지혜택으로 돌아가야 하며, 탈세하지 않고 정당하게 세금을 내어 사회안전망 확보에 기여해야 한다. 기업들  스스로가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마음을 가지고 실천한다면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한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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