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뜻밖의 철학
그레고리 베스헴 외 지음, 박지니 외 옮김 / 북뱅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철학을 흔히 지혜에 대한 사랑이라 말한다. 지혜는 삶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나온다. 여기 돌킨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호빗에서 돌킨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찾으려 애 쓴 결과물이 있다. 호빗, 빌보의 삶을 통해 다양한 철학적 문제를 끌어내고 있다. 

 

 

이 책의 필자들은 모두 돌킨마니아에다, 거의 다 철학교수님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대해 무지한 마니아, 팬을 본 적이 있는가? 그러니 나처럼 돌킨에 대하여 알지 못하고 그의 책을 읽지 않은 사람도 이 책을 겁내지 마시라. 마니아들은 자신이 빠져버린 대상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다소 흥분된 목소리로 하나에서 열까지 늘어 놓곤 한다. 이 책에서도 역시 돌킨과 호빗, 빌보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으니 차분히 따라가면 된다. 

 

 

빌보가 난쟁이들과 작별인사를 나누는 장면에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용,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를 볼 수 있었다. 십여 년 전 홍세화씨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읽고 '똘레랑스'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되어 참 좋아했던 적이 있다. 문화적으로는 다문화주의, 문화상대주의를 정치적·도덕적으로는 관용적인 태도가 지금 우리 한국 사회에서 꼭 필요하다.  

 

 

빌보는 보물을 되찾은 뒤에 각 각 금과 은으로 채워진 두 개의 작은 상자로 만족한다. 어느 책에서 자신이 소유하고 있지 않은 금화와 은화는 남에게 베풀겠다고 하면서 정작 자신이 가진 동전 몇개는 남에게 줄 수 없다고 말한 제자의 일화를 본 적이 있다. 이처럼 자신의 눈 앞에 갖은 보물과 황금을 두고 욕심내지 않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인간의 탐욕, 소유에 대한 욕망은 갈등과 폭력, 착취, 부패, 환경훼손, 온갖 범죄, 전쟁을 불러일으킨다. 잉여생산물을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전쟁을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수많은 전쟁으로 소중한 생명들이 무참히 죽어가야했다. 지금도 이름과 모양을 달리 할 뿐 그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전쟁은 과연 정당화 될 수 있을까? 정당화될 수 있는 전쟁이 있기는 있는 걸까?『거꾸로 생각해 봐, 세상이 달라보일걸』이란 책에서 동화작가 박기범은 "전쟁을 벌이는 이들은 '부수적 피해라는 말을 쓰면서 더 소중한 것을 얻기 위한 작은 희생쯤으로 그들의 목숨과 삶을 가벼이 말하곤 하지만, 세상에 '부수적 목숨'이라 말해지는 목숨이라는 것이 있기나 한지 되묻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율곡이이는 "한 가지 불의를 행하거나 무고한 한 사람을 죽이면 천하를 얻을 수 있더라도 그런 일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슴에 담고 있어야 한다"는 문장을 『자경문』으로 짓고서 지키고자 했다. 

 

 

'잘 되면 제 탓, 못 되면 조상 탓'하길 잘 하는 우리는 성공을 다른 이에게 돌리고 자신을 낮출 줄 아는 미덕이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는 겸손한 영웅을 좋아한다. 영웅적이고 이타적인 행동을 원한다. 무엇이든지 과유불급! 항상 지나침과 모자람은 좋지 않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생활자세를 강조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용기 있는 사람이란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두려움 앞에서 특히 죽음에 대한 두려움 앞에서 적절히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썼다.

 

겁쟁이와 성급한 자, 그리고 용감한 자는 서로 목표가 동일하더라도 목표에 대한 성향은 다르다. 처음 두 명은 지나치거나 모자란 반면, 세 번째 사람은 올바른 위치인 중용을 취한다. 성급한 자는, 경솔하여 미리부터 위험을 바라지만 위험에 처하면 도리어 뒤로 물러난다. 반면에 용감한 자는, 행동할 때는 민첩하나 사전에는 조용하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에 따라 판명된 존재다. 따라서 우수성이란 단일 행동이 아니라 바로 습관이다"고 말했다.

 

 

따라서 빌보는 용기 있다고 단순하게 말하기보다는 그는 용기 있게 행동했으며 용기라는 미덕을 계발하고 있다고 말하는 게 더 좋을 것이다. 

 

이처럼 빌보는 평범하지만 용기있고, 겸손하며, 관용적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빌보처럼 살아볼까?' 생각했다면 빌보의 행동들을 하나씩 습관으로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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