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
마크 피셔 지음, 서희정 옮김 / 토트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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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피셔는 모든 것을 다 가져도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친구 폴에게 위로가 될 만한 이야기를 담은 긴 편지를 보낸다. 그 편지를 읽으며 소유와 행복의 관계에 대해서, 진정한 행복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우리가 더 많이 소유하면,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면 진정 행복할 수 있을까?  

 

 

방글라데시, 바누아투, 덴마크, 호주 이 네 나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행복지수 1위 국가이다. 

세계 최빈국의 하나인 방글라데시의 행복지수가 최고인 것은 누구도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누구에게서도 상처를 받는 일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 한국인 행복지수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에 머문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은 세계1위다. 

 

 

요즘 우리는 쉽게 남에게 상처를 주고, 또 남으로부터 쉽게 상처를 받는다. 그리고 남에게 받는 상처 뿐만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기도 한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에 우리는 너무 신경쓰고 괴로워하며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들어 온 건 아닐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가 이 책이 내게 주는 큰 메시지다. 

 

 

폴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고전이나 유명한 책에서 도움이 될 구절을 인용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또 연극이나 영화에서의 인물의 대사를 얘기하기도 한다. 『로빈슨 크루소』는 이 책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책에서도 인용되는 책인데 나는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았다. 중요한 건 그 사실이 아니라 로빈슨 크루소가 자신이 처한 절박한 상황에서 비교표를 작성한 사실이다. 로빈슨 크루소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비교해 보니 이 세상에서 작은 위안이라도 찾을 수 없이 절망적인 상황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나 역시도 돌이켜 보니 지난 몇 년간 비교표에서 나쁜점에 해당되는 일들이 여러번 있었는데, 물론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나쁜점이 있지만 그 상황에서 좋은점, 행복한 일들이 더 많았다. 그걸 그 당시에 알았더라면 나는 더 의연히 내 처지를 받아들였을텐데, 더 분발해서 열심히 살았을텐데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나뿐만 아니라 내 주위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전했다면 더 좋았을것을... 정말 이 책의 제목처럼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었다. 오히려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이렇게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건 좋은 점, 긍정적인 점을 찾아야 한다.

   

 

사랑하는 폴, 교사라는 직업이 너를 다른 무엇인가로 이끌어 주지 않을까? 네가 다른 직업을 가졌더라면 도달할 수 없었을 곳으로 말이야. 한 발 뒤로 물러나서 시간을 갖고 지혜롭게 바라보면 불만스럽고 실망스러운 일들이 결국 우리가 발전하는 데 필요한 일이었고 모두 더 잘되려고 일어난 일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매번 모든 일을 걱정하고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심란해하며 근심과 책임의 무게에 짓눌려 지낸다면 그 대가를 치르고 매일 매일을 전투에 임하는 자세로 살아야 할 거야.  

 

박목월은 행복에 대해 "행복은 무지개가 아니다. 행복을 추구하면 자취를 감춘다. 그것은 발견하는 자에게만 존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 역시 멀리 있지 않다. 나는 카르페디엠!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를 좋아한다. 미래에 대한 걱정, 과거에 대한 후회, 별 거 아닌 일들에 대한 불평, 불만 다 던져 버리고 지금 이 순간순간을 제대로 살면 모든게 다 행복이다. 삶이 그렇게 아름답고 행복할 수가 없다. 하지만 행복이란게 이렇게 말처럼 쉬울까? 진정 행복하려면 어떻게 살아야할까?  

 

 

어렵겠지만 나도 아래처럼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처럼 내가 이런 사람이 되길 바라고 함께하는 친구가 있다면 좋겠다. 아니 그것보다 먼저 내가 진심으로 친구를 위로하고 걱정하며, 함께하고, 얘기를 들어주는 친구가 되고 싶다.     

 

 

나만의 공간에서 햇볕을 쬐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러다 보면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지혜롭게 생각할 수 있을 거고 때로는 거친 삶이라는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도와줄 수도 있지 않을까? 사물의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고, 실수를 웃어넘기며 교훈을 얻고, 거리낌 없이 성취감을 음미하고, 돈을 써야 할 곳에 제대로 쓰며 인색하지 않고, 자신의 단점에 대해 농담도 할 수 있고 남들의 단점에 대해 관대하고, 모든 일에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걸핏하면 성내지 않고, 잘난 척하지 않고, 조바심내지 않고, 소소한 일상에 감사하고, 한번 가면 절대 되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헛되이 버리지 않고, 다른 사람은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그들은 언제나 그럴 테니까 내 주장을 좀 누그러뜨릴 줄 알고, 때로는 내가 틀리고 상대방이 맞다고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행복에 진심으로 기뻐하며 시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비판하지 않고, 삶을 즐기고 종국에는 행복해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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