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맞잡으면 따스하다
야마모토 카츠코 지음, 유가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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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다모'에서 이서진의 대사 "아프냐, 나도 아프다"가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그 유행 탓인지 척추 전문의 임재현이 쓴 책 『아프냐 나도 아프다』도 있다. 누구나 소중한 사람의 아픔에 절로 가슴이 아프고, 사랑하는 사람의 웃음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더 나아가 나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의 고통에도 연민을 가지고 아파한 적이 있을 것이다.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배우지 않아도 우리는 아픔에, 슬픔에, 기쁨에 공감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아주 식상한 말이지만 정말 기쁨을 나누면 두배,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

 

이 책에서 그녀가 느끼는 행복, 삶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가 나에게 전염된다. 그녀가 믿는 우주적 힘이 나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 사람에게 늘 기쁜일만 생기면 좋겠지만 슬픈일도 마냥 슬픈일만은 아니다. 내가 가진 슬픔을 나눠주는 사람이 존재하고, 김남조 시인의 「설일」의 한 구절처럼 하늘 아래 외톨이로 서 보는 날도 하늘만큼 함께 있어 주지 않던가.

 

 

   설일

                 김남조

                                                                                                              

 

 

겨울 나무와 
바람 
머리채 긴 바람들은 투명한 빨래처럼 
진종일 가지 끝에 걸려 
나무도 바람도 
혼자가 아닌 게 된다.

 

 

혼자는 아니다. 
누구도 혼자는 아니다. 
나도 아니다. 
실상 하늘 아래 외톨이로 서 보는 날도 
하늘만은 함께 있어 주지 않던가.

 

 

 

삶은 언제나 
은총(恩寵)의 돌층계의 어디쯤이다. 
사랑도 매양 
섭리(攝理)의 자갈밭의 어디쯤이다.

 

 

이적진 말로써 풀던 마음 
말없이 삭이고 
얼마 더 너그러워져서 이 생명을 살자. 
황송한 축연이라 알고 
한 세상을 누리자.

 

 

새해의 눈시울이 
순수의 얼음꽃 
승천한 눈물들이 다시 땅 위에 떨구이는 
백설을 담고 온다

 

 

 

 

이 책을 읽으면 특수학교 아이들을 사랑하는 교사 갓코의 사랑이 그대로 느껴진다.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우리는 삶의 진실과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 어렸을 때의 경험과 생각, 그리고 여행을 떠난 곳에서 그녀는 운명 같은 답을 얻는다. 나 역시도 친구가 갑자기 떠올라 무척 보고 싶어질 때 운명처럼 그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던 경험, 고민하던 문제를 무심코 읽던 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던 경험이 있다. 누군가는 사소한 일이라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난 그 순간 신비한 우주적 힘을 느꼈다고 믿는다.  



『책, 세상을 탐하다』란 책에 "책은 세상 속으로 외출한다. 신비롭게도 이 손에서 저 손으로 여행을 하다가 누군가 이 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그때에 가 닿는다. 우주적 힘이 그러한 조우를 인도한다"라는 에리카 종의 말이 써 있다. 세상에 허투로 맺어지는 인연이 없듯이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책이란 것도 대단한 인연으로 만나는 거라 생각한다. 



물론 사람의 경우 더 중요하다.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준 부모와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은 엄청난 운명으로 만들어진 인연일테다. 내가 만나는 사람도, 내가 겪는 일도 다 이유가 있는 소중한 것들이다. 지금 이 순간 나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믿는 것, 세상에 넓은 우주에 난 꼭 필요한 단 하나뿐인 존재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행복하게 느끼는 일만이 진정 행복해 지는 길이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여길 수 있다면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의 손을 따스하게 맞잡아주길 바란다. 둘이 행복해지고 넷이 행복해지고 전 세계가 따뜻해질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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