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공부법 - 통찰력을 길러주는
안상헌 지음 / 북포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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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인문고전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대형 서점도 없는 곳에 살며, 그리고 친구도 자주 만나지 않는 내게 인문학 읽기 바람이 불어 닥쳤습니다. 저의 경우 나비의 날갯짓은 이지성 작가의 『리딩으로 리드하라』였을까요? 지금 제 책상 위에 그 바람을 짐작케하는 책들이 이렇게 올려져있습니다.

얼마 전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리』와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읽고 나서 독서계획을 좀 세워봤습니다. 100일동안 하루1권씩 서평 쓰는 일을 끝내고 나서 다음에는 제 전공분야이기도 한 인문고전을 100권 읽겠다고 말입니다. 본격적으로 인문고전을 읽기 전에 교양인문학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 권, 두 권 주문한 결과 책상 위에 이렇게 쌓여 있는 거랍니다. 딱 봐도 제일 쉬워 보이는 책이 바로 이 『인문학 공부법』이라는 책이죠? 하하하

여담이지만, 이 책을 딱 손에 집어들었을 때 책 표지가 손에 주는 감촉이 참 좋습니다.

인문고전 읽어서 우리의 사고를 획기적으로 바꾸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가진 당신! 그에 앞서 인문학이란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어떻게 인문학을 공부할지 몰라서 이 책을 보고자 했을 겁니다.(사실, 제가 그렇습니다. 하하하)

인문학이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라 인문학, 인문고전의 범위를 한정할 수 없을 거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철학과 문학,역사,예술,고고학,언어학,신학,음악 등 다양한 분야를 인문학에 포함시켰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인문학을 공부하고, 인문고전을 읽을 때 예술, 고고학, 언어학, 신학, 음악 이 분야는 빼고 읽을 것 같습니다. 주로 철학과 역사를 공부할 듯 싶어요.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아는 거라고,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방향과 필요한 내용, 좋아하는 분야 등을 잘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고.

인문학은 그 자체로 목적인 학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실용학문처럼 읽고 다른 데다 써 먹는 학문이 아니고, 읽는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대답하게 하는 학문입니다.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자기 성찰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얻도록 해 줍니다. 그와 함께 무엇을 위해서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하도록 돕습니다.

저자의 말을 듣고 있으니 얼른 철학과 윤리학을 고전을 통해 공부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저는 이쪽이 전공인지라) 누구나 자신의 전공에 고전이 있을테고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지금 우리가 '인문학'이라고 부르는 거 하나씩은 있으리라 봅니다. 그것을 읽는 것에서 인문학 공부를 시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저 역시도 책을 한 권 읽은 후에 단 한 줄이라도 깨달음을 주는 문장이 있거나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단락을 만난다면 그것은 훌륭한 독서라고 믿습니다. 간혹 아니 자주인가요? 하하 우리는 기대에 못 미치는 책을 만나게 됩니다. 저도 그런 책을 읽고나서 마음에 분노가 일어난 적이 있는데 어느날 문득 생각해 보니 그것은 오히려 저의 부족을 나타내는 증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뛰어난 성인들도 어린 아이의 말에서 조차 배움을 구하는데 하물며 책 한 권에 좋은 문장, 배울 문장 하나 찾지 못하는 건 내 탓일테지요.

그래서 요즘은 어떤 책을 읽든 마음에 드는 문장에는 가차없이 밑줄을 긋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조금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보면 밑줄 그을 문장이 참 많습니다. 이 책에서 내가 꼭 좋은 문장 하나 찾아내고 말겠다는 결심을 하고 책을 보세요! 하하하

저는 제 2부에서는 철학 읽기 부분을 중점을 두고 읽었습니다.

대부분의 독서가는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을 두고 있는 철학자가 있다. 철학 공부는 바로 그것, 그 사람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 사람의 책을 읽으면서 철학이란 무엇이고 그가 가진 근본 질문이 무엇이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93쪽)

"그것을 생각하는 것이 거듭되면 거듭될수록 또 그 기간이 길면 길수록 더욱 더 새로워지며, 그리고 더욱 강한 감탄과 존경의 생각으로 마음을 채워 주는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내 위에서 항상 반짝이는 별을 보여주는 하늘이며, 다른 하나는 나를 항상 지켜 주는 마음 속의 도덕 법칙이다."

순수이성비판의 마지막 문장인 위 묘비명과 "너 자신과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을 결코 단순히 수단으로 취급하지 말고,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 대우하도록 행위하라"는 칸트의 말을 좋아합니다. 철학과 인문고전을 다시 공부하는 그 날이 오면 칸트를 1등으로 공부하겠습니다. 아, 근데 실존주의 철학도 좋은데 어떡하지요? 하하하하

다시 책의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인문학이란 이런 것이다. 세상이 던져주는 답이 아닌 자기만의 답을 고민하도록 자신을 흔들어놓는 것, 그렇게 자신과 세상을 들여다보게 하는 것, 그리하여 자신과 세상을 깨고 또 깨나가는 것.(121쪽)

차라투스트라는 낙타가 되고, 사자가 되고, 아이가 되라고 말한다. 강력한 정신은 무거운 짐을 지고 자신의 사막을 건너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먼저 낙타의 기질을 가져야 한다. 다음으로 사자가 되어 자유를 쟁취하고 의무의 신성함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너는 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구시대의 의무와 가치를 죽이고 새로운 가치를 위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사자의 정신이 필요하다. 그러고는 어린아이가 되어 순진무구한 정신으로 삶을 놀이로 만들고 새롭게 출발하는 성스러운 긍정을 얻는다. 이것이 차라투스트라가 가르치는 자신만의 세계를 되찾는 세 단계의 변화 과정이다.(126쪽)

위 과정을 철학책 읽는 것에 제멋대로 비유해 보았습니다.

먼저, 무거운 짐을 지니고 사막을 건너가는 낙타처럼 어렵고 힘들어서 한 장도 나아가지 않는 철학책을 끝까지 읽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책에서 현재 자신을 옭아매는 것을 사자처럼 용맹하게 싸우고 새로운 가치를 쟁취해야 합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생각이란, 우리가 그걸 따라 그대로 사는 생각만이 가치가 있어." 따라서 마지막으로 어린아이가 되어 그 가치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행동해야합니다.

군주론은 통치기술적인 면으로 읽힐 수도 있지만 자기관리의 원칙이나 방법을 발견하는 용도로 읽힐 수도 있다. 책이란 하나의 관점으로 읽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읽는 사람에 따라서 더 달라진다. 읽는 이유가 무엇이냐, 어떻게 읽느냐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167쪽)

『군주론』과 『한비자』는 다양한 용도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전통적인 목적, 즉 책이 쓰인 시대 상황을 공부하고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정치철학을 공부하기 위해 읽어도 좋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인간본성의 현실적인 모습을 들여다보는 용도와 주도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자기관리 기술을 배운다는 면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실용적이라고 믿는다. (168~169쪽)

『글쓰기 공작소』란 책에서 이런 구절이 있었고 노트에 기록되어있습니다. "좋은 책이란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각자 자기 상황과 자기가 하고 있는 고민에 맞는 책이다. 그런 점에서 책은 반드시 자기가 직접 스스로 주체적으로 골라야 한다." 자신이 책이 필요한 이유는 자기가 제일 잘 압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에게 제일 좋은 책을 고를 수 있는 사람도 자신이며, 고른 그 책을 자신의 목적에 맞게 읽을 수 있는 힘도 스스로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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