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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평점 :
스스로를 지식소매상이라고 부르는 유시민... 그의 책 중에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를 읽은 적이 있다. 오래전에 읽었기 때문에 다시금 한번 더 볼 생각이다. 맛있는 음식으로 많은 고객들의 입을 즐겁게 하는 데서 기쁨을 얻는 맛집 주인처럼, 그도 재미있거나 유용한 지식을 많은 독자들과 나누어 가지는 데서 행복을 얻는다고 한다. 지식소매상을 자처하는 이 답게 그가 저술한 책은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 있어, 내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가 지은 이 헌법에세이를 편하게 읽을 수는 있었지만 결코 읽는 순간 마음 편한 내용들이 아니었다.
몇일 전에 읽은 악!법이라고를 자꾸자꾸 떠올리게 만들었다. 몇일 사이에 마주하기 싫은 현실을 계속해서 상기시키는 책을 보고 있는 나는 무척 씁쓸하다.
이렇게 민주화에 역주행하는 현실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p. 12
이명박 대통력을 정점으로 한 보수 정부가 출범한 이후, 나는 어떤 비판과 반대에도 개의치 않고 불도저처럼 무작정 밀어붙이는 정치권력의 야만적 행태를 그저 보고만 있다. 이명박 정부는 시민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면서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 절차를 짓밟고 있다. 그 어떤 정책에 대해서도 공청회나 토론회를 여는 법이 없고, '그들만의 밀실'에서 결정한 정책에 항의하는 국민의 행동을 오로지 힘으로 제압하려 한다. 한반도 상공에 이념 대립과 군사력 대치의 먹구름이 다시 드리우면서 한때 다사롭게 비쳤던 평화의 햇살이 자취를 감추었다. 그런 가운데 국민경제와 서민의 삶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위기의 터널에 진입하는 중이다. 그런데 누구에게도 정치권력의 이러한 '문명역주행'을 저지할 힘이 없다.
p. 17
그저 조금이라도 덜 불행한 마음으로, 또는 조금이나마 더 행복한 마음으로 내 소망과는 정반대로 가는 세상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쓸 만한 답을 찾은 것 같기는 하다.
'행복을 찾는 나만의 방법'은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현실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현실 속에서 나와 남을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만드는 데 확실하게 도움이 되는 구 체적인 일을 찾아 실천하는 데서 완결된다. 어떤 일이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지를 찾는 데 지침이 되는 안내서는 대한민국 헌법이다. 거기에 행복을 추구하는 인류의 꿈이,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향해야 할 가치와 만인이 따라야 할 사회적 행동의 원칙이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대한민국 헌법에서 사회적 인간으로서 추구하고 준수해야 할 가치와 규범을 다시 배우는 중이다. 현실이 암담해 보이는 때일수록 헌법의 가치와 규범은 더 환한 빛을 낸다.
p. 25~26
이명박 정부 5년은 우리 국민이 헌법과 민주주의 절차의 소중함과 '후불제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더 깊이 체험하는 학습기간이 될 것이다. 이 시기에 충분한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민주주의의 위기는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어떤 부당한 권력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의 '문명 역주행'은 아무리 오래 지속된다고 해도 2013년 2월을 넘기지 못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 다음에 또 무엇이 올 것인가? 그것은 그때 다수 국민이 품게 될 소망이 어떤 것이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소망을 만드는 것은 오늘의 현실에서 슬픔과 노여움을 느끼는 사람의 몫이다. 각자가 선 자리에서 대한민국 헌법이 부여한 권리와 책임을 일상적으로 실천해나가는 '각성한 시민'이 많아질수록, 그런 시민들이 만드는 작은 공동체와 그들 사이의 연대가 끈끈해질수록, 그 연대를 한 시민 행동의 폭과 깊이가 넓고 깊어질수록, 우리의 민주주의는 더 단단해지고 사회는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글을 쓰거나 보고서를 쓸 때 서문은 매우 중요하다. 학교다닐 때 보고서의 앞부분만 보고 점수를 준다고 하는 교수님도 있을만큼.... 이 책에서도 다른 어떤 부분보다 프롤로그 부분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본다. 저자가 이 책을 쓰는 목적이 무엇이고,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것이 무엇인지 다 나와있다. 시간이 없는데 이 책이 무엇을 얘기하는지 알고 싶은 사람은 프롤로그 부분만 읽어도 핵심을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또 책의 핵심을 빠르게 캐치할 수 있는 방법, 저자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일지 알수있는 빠른 방법은 지은이를 소개하는 책장에 적혀 있는 글을 보는 것이다.
정당과 정치를 직업정치인들의 전유물로 남겨두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국민이 정당과 정치를 자기 것으로 만들게 하는 좋은 방법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글을 쓰고 강의하는 일도 더 좋은 정치,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믿는다.
(^@^ 헌법에 담긴 정신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비록 헌법의 국민 기본권조차 침해하고 있는 정부이지만 말이다. 그것 또한 지나갈터이니,,,헌법을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이해시키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올바른 시민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내가 선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드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