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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종이 땡땡땡
김혜련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1999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중고도서로 구입하고 나서야 십 년전의 책임을 알았다. 내가 모르는 학교 현실을 알고 싶었던 까닭에 주문한 것이었지만 읽는 내내 쉽사리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우리의 교육현실은 더 황폐하고, 씁쓸하고, 슬픈 모습이었다. 99년에 이 책이 쓰일 때 나는 중학생이었다. 동일한 시점에 학교를 다닌 내가 겪어왔던 학교의 모습이랑 너무 다른 것이어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도 학교가 붕괴되었다고 하지만 내가 보아왔던 학교들은 절대 이 책에서 나오는 모습이랑 같지 않았다. 반신반의하면서 내내 이 책을 읽었고, 다 읽고 나서도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없는 사실이 아니니깐 이런 경우도 있구나. 내가 겪진 못했지만 이런게 우리의 교육현실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기로 했다.
p.134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난 너희들이 자신의 재능이나 능력을 찾아내는데 몸과 마음을 쓰길 바래. 재능이라고 하면 남들히 특별하게 여기는 것, 대단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아. 이를테면 평소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남의 아픔에 공감하는 건 아주 귀중한 재능일 거야. 또 무슨 일이든 쉽게 생각하는 사람, 반대로 고민이 많고 내성적인 사람, 손이 민첩해서 뭐든 잘 만드는 사람, 남보다 예민하게 느끼고 반응하는 사람……. 모두 제각각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과 재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
낙천적인 사람은 웬만한 어려움은 꿋꿋하게 이기고 갈 능력이 있을거니 좋고, 생각이 많고 내성적인 사람은 뭐든 신중하고 세심해서 자신의 삶을 알차게 가꾸어 갈 능력이 있어 좋은 거 아니겠니?
중요한 건 자신의 개성이 뭔지, 자기 안에 어떤 능력이 살아 있는지 잘 살펴보고 그것을 찾아내 가꾸어 가는 거야. 그러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도 남과 비교하는 마음을 버리는 거야.
(^@^ 학교는 좋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공부만을 하는 곳이 아니다. 그렇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학교는 괴로운 곳이 된다. 학교는 남을 위해 다니는 곳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곳이다. 학교라는 곳에서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자신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사람들과는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면 좋을거같은지, 하기 싫은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 등을 끊임없이 매일매일을 겪어가면서 스스로 고민하며 느껴가며 배우는 곳이 학교라고 생각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안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물어가며.....)
p.171
"가출하거난 문제 일으키는 아이들 뒤엔 보수적인 독재자 아버지가 있습디다. 아이를 이해할 마음이 전혀 없고, 조금만 잘못해도 각목이든 뭐든 닥치는 대로 잡고 때리니 애가 겁이 나서 집에나 들어가겠습니까. 그러니 설사 무슨 문제가 있더라도 그런 아버지하고 얘기는 커녕 아예 담을 쌓고 지내는 거지요. 사실 문제아가 있는 게 아니라 문제 부모가 있다는 걸 실감한다니까요"
그러고 보니 아이들이 울면서 하는 이야기는 죄다 부모, 가족이야기다. 부모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 사랑받지 못하는 고통, 싸우고 갈등하는 부모 사이에서 괴로워하고, 부모의 사랑을 갈구하지만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죄책감을 갖는 아이……
이들의 모습은 아이들이 얼마나 부모에 의해 좌우되는,깨지기 쉬운 연약한 존재인지를 새삼 실감케한다.
(^@^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이 내가 이러한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 나는 어떠한 모습을 보여야 할까?였다. 이 아이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내 반의 아이가 가출을 한다면... 선생님에게 반항을 한다면... 일탈 행동을 한다면... 나는 그 아이에게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속속들이 아직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그 중점에는 '사랑'이 있음을 안다. 자신의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받고 이해받고 관심받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 않을까? 특히 아이들일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