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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의 신인류가 몰려온다 - 일생 최후의 10년을 최고의 시간으로 만드는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9월
평점 :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신과 의사 이시형은 1934년생으로 올해 만 나이로 88세다. 40대 후반에 처녀작을 출간한 이래 이 책이 112권째 저서라고 한다. 아흔에 가까운 나이에도 책을 쓰실 수 있다는 사실이 나는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의 현재 80세 이상 인구가 200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초고령 인구가 내가 사는 곳 인구의 10배쯤 될 텐데, 그렇게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수치인 것 같다. 생각해 보니 우리 외할머니와 시할머니 모두 아흔이시니, 새삼스럽게 크게 놀랄 일은 아닌 거 같다.
문제는 80대 후반이면 스스로 식사, 청소, 외출 등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10%가 안된다는 것이다.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10%가 안되는데,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책을 쓰신 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여담이지만 책을 쓰는 일이야말로 정년이 없는 일이어서 좋은 것 같다는 생각도 잠깐 스친다.
책을 처음 내신 이후로 100권이 넘는 책을 내셨으니 사실 아흔에 내는 책이라고 해서 별다른 게 아닌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의 화두야말로 90세 노 작가가 던졌기에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생각지도 못한 논제다. 이것이야말로 90대 작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아니겠는가.
지난 100년 동안 선진국의 평균 수명이 30년이나 연장되었지만, 많은 고령자들이 만년에 건강하지도 행복하지도 않다고 한다. 1세기 전, 미국의 성인은 평균적으로 인생에서 병든 기간이 1%밖에 안 되었는데 현재 그 기간은 10%를 넘어섰다고 한다.
p.89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늘어난 만큼, 인생에서 병든 채 보내는 시간도 늘어나는 건 당연지사. 그렇지만 그러한 사실을 미리 알고 준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 역시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이 책을 노인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읽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40대부터 실질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 준비하지 않으면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지옥이다.
이 책에서 장수의 늪이라는 표현이 크게 와닿는다. 늪에 빠지면 발버둥을 쳐도 나오기 힘들다. 허우적대고 있으면 누군가 꺼내 주려고 애쓰지만, 그 사람마저도 빠지고 마는 늪을 상상해 보라. 초고령 사회는 늙은 부모를 퇴직 후 노인이 봉양하는 시대다. 내가 초고령이면 내 자녀들도 고령이다.
저자는 1955년도에서 1963년도 사이에 태어난 소위 베이비부머 세대. 696만 명. 이 세대만큼은 초고령 사회 준비를 철저히, 조직적으로 시킬 목적으로 책을 썼다. 마치 옛날 우국충정, 나랏일을 근심하고 염려하는 노(老) 신하를 보는 듯했다. 우리는 미리 60대에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3040부터 미리 나의 60대를 고민하고 기획하고 준비해야 한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