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2 - 고려 시대 ~ 조선 전기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2
최태성 지음, 신진호 그림 / 다산어린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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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부터인가, 사회라는 과목이 생기고 사회를 더불어 역사를 배웠었다. 

학창 시절 내가 배운 사회와 역사는 암기과목에 불과했다. 

몇 년도, 어느 시기, 누가, 무슨 업적을 남겼고 무슨 사건을 일으켰는가? 

시험 때가 임박하면, 노트와 책을 한 번 읽으며 정리해 두고 정리한 내용 암기. 

그러면 시험은 높은 점수를 받는다. 

점수를 받았으니 그만이다. 

시험이 끝나면 다시 교과서를 열어 볼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대로 기억 속에서 흐려진다. 

수능이라는 대입시험 때문에 또다시 사회와 역사를 암기해야 할 시기를 직면했지만, 

그때는 암기할 분량이 더 많아져 사회와 역사에 대한 내 생각의 벽은 더 생겼고, 

정말 싫지만 억지로 억지로 암기했던 것 같다. 

내 기억 속 사회, 역사는 너무나도 지겹고 재미없는 과목이었다. 

성인이 되어서 티브이나 온라인상에서 역사를 재밌는 스토리 형식으로 들려주는 걸 듣게 되었다. 

재밌어서 그 프로그램을 즐겨 봤고, 역사 속 인물이나 사건의 정확한 명칭은 가물가물했지만 

이야기의 흐름만은 기억에 오래도록 남았다. 

그때 내 머릿속을 '탁' 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역사는 이렇게 알아가야 하는 건데... 

그때부턴 역사에 흥미를 가지고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의 연결고리를 찾아, 

책을 읽던 영상을 보던 스스로 찾아보게 되었던 것 같다. 

다행히 우리 아이들 세대에선 최태성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역사 학자,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막연한 암기가 아닌 스토리 형식의 역사를 배우게 되었다. 

최태성 선생님이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프로그램은 큰아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중에 하나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나 설화를 연결해서 들려주는 세계사는 성인들도 정말 재미있으니까 말이다. 

역사가 암기가 아닌 스토리로 이해하는 과목이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책의 구성부터가 이전의 역사 책들과 달랐다. 

'고려 시대 ~ 조선 전기' 시대를 다룬 책이라 그 시대의 역사를 시대별로 나열하긴 하였지만, 

시대별 명칭이 아닌 질문과 답변의 형식으로 차례를 전개하였다. 

질문 하나를 소제목으로 두고 제목에 어울리는 인물이나 사건을 이야기한 후, 

마지막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인 동시에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 역사를 되짚어보며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글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보아야 한다며 빨간 글씨로 써두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읽어보는 명료한 구성이기도 했고, 키포인트인 마지막 부분에서 역사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지혜와 역사의 쓸모를 알려주는 마인드 성장의 구성이기도 했다. 

12장 모두 중요한 사건이고 생각할 점, 배울 점이 많은 장들이다. 

특히, '하나를 주고 둘을 얻는 방법', '세상을 바꾸는 생각'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고려 서희와 원종의 탁월한 협상을 단순히, 훌륭한 협상이었구나로 마치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말 솜씨가 아닌 '정확한 눈' 상대방의 마음과 생각을 읽어 내는 눈, 돌아가는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눈을 가지고 서로 만족할 만한 제안을 찾아내는 협상의 지혜가 위기에서도 더 나은 조건을 얻어 낼 수 있구나. 

정확한 눈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

라는 교훈을 이끌어내어 우리의 삶과도 연결시켜 생각하게 해주었다. 

최초의 금속활자는 우리나라의 직지심체요절이다. 

그러나 금솔 활자를 이용해 인쇄술로 많은 영향력을 미친 사람은 유럽의 구텐베르크이다. 

둘의 금속활자 발명은 목적이 달랐다. 

우리나라 고려는 70여 년이나 빨리 금속활자를 만들었지만 일부 상위 계층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어서 인쇄술이 발달하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구텐베르크는 대량 생산이 목적이었고 그것이 인쇄술의 발달을 일으켰고 인류의 큰 변화까지도 가져왔다. 

소수의 권력자가 아닌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방향, 어떻게 하면 세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해주었다.


'역사의 쓸모'를 읽으면서, 역사의 중요성을 또 하나 깨닫게 되었다. 

역사란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 또한 가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요즘 고민하던 부분을 되짚어 보며 결정하는 데 도움을 얻는 체험을 했으니 말이다.

지금 당장의 이로움만 생각하지 않고, 주변 전체에 미칠 영향과 어울림, 더 나아가 미래에 발전 정도까지도 예견해 보고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내 생각의 폭을 넓혀주었다. 

이 책에서 작가 또한 역사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역사는 지나간 사람들의 삶을 통해 나의 삶을 채워 나갈 수 있는 학문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과거 사람들과 대화하며 나 자신을 찾아가며 건강한 성장을 하라, 역사는 정말 쓸모 있는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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