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여자들
록산 게이 지음, 김선형 옮김 / 사이행성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어려운 여자들_록산게이 리뷰


서평단에 선정돼 출간전 8편만 추린
편집본을 읽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만 너무나 당황했다.
속독에 익숙한 내게
이 책은 책장을 넘기는
내 손을 주저하게 만들고, 내 머리와 심장에 큰 혼란을 주었다.
'나쁜 페미니스트' 저자인걸 감안해서,
'어려운 여자들'에 대한 그녀만의 인사이트가 드러나는 건 예상은
했지만 텍스트 이상의 충격을
받았다. 정서적으론 물론
신체적 반응까지 불러 일으켰다.

"나는 칼이다"를 읽은 날, 새벽
장마로 비가 쏟아지는 날이였다.
책이 촉매가 됐는지, 요새 힘들었는지
눈물이 흘렀고 이어 흐느껴 울었다.
몇해만에 흐느껴 울어서인지 많이 당황스러웠다. 아마도 글의 어떤 부분이
내 얼굴을 세게 후려쳐, 감정적으로
북받치게 하지 않았나 싶다.

"이방의 신들"을 읽은 다음날
휴게실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알람을 해놓고, 약간 기수면 상태서
누워 있었다. 그냥 자연스레
사슴이미지가 머릿속에서
재생됐다.
'이방의 신'들에서는 죽은 사슴고기가 중요한 소재다.내 머릿속에서 잠시잠깐이지만 잿빛 사슴머리 이미지가 잠시잠깐이지만 재생됐다.
평일 낮에 갑자기 느낀 체험이다.
신기하기도 하고, 기묘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슬펐다.

이 외의 그녀의 다른 글은
쉽지가 않았다. 문장이 아니라,
어떤 감정들을 끊임없이 환원, 환기시켰다.
기억속 봉인했던 , 자신만이 알고 있던
비밀의 방을 열게 만든다.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치유를 불러일으킨다.

이 책을 페미니즘 소설로 한정ㆍ규정해
아예 선택에서 밀어버린다면
<당신은 어떤 순간을 당신의 삶에서
밀어버린 것과 같다.>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은
'세상의 모든 분류'(젠더, 성역할, 가치관 등)을 아우르는 보편적 정서와 문장의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책은 또한 '목소리'를 느끼게 된다.
저자가 글 등장인물과 더불어
작가의 목소리로 하여금
'자기 목소리'로 말한다는 것의 다층적
의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던져준다.

무엇보다 이 책은 록산게이의 모든 책을
몽땅 읽고픈 충동에 시달리게 한다.
'이 순간과 이 감정'을
꽤 오랫동안 기억할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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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심장을 위한 레퀴엠
나쁜 신부
이방의 신들

이 세편 특히 좋았다

#어려운여자들#록산게이#사이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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