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헤리 > 공부벌레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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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공부벌레들 - 전국 성적 1% 학생들의 성공학습 비밀노트
와이즈멘토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5년 9월
평점 :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까까머리를 한 채 검은 교복을 입고 입학식에 참여한 나는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고 막 들어 온 느낌이었다. 모든 것이 낯설었고 무엇부터 해야 할 지 몰랐던 나는 다행히 공부 잘 하는 동네 형들과 시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 때 나는 형들의 도움으로 나 나름대로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때가 나의 인생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었고 경험에 의한 자신감을 준 때였다. 그 형들처럼 이 책은 지금 어떻게 공부할까 하고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진정한 멘토의 역할을 해 주기에 손색이 없다. 따라서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형들도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강력히 추천한다.
학생들에게 현명한 진로와 미래비전을 찾아주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자 설립된 와이즈멘토가 1년 동안 전국성적 1% 내에 있는 고등학생 100명과 성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상위권 고등학생 100명에 대한 심층 분석한 자료를 알기 쉽게 풀어 놓은 책이다. 그러기에 읽는 이로 하여금 보다 객관적인 설득력을 주고 있으며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공부벌레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에 변화를 일으켜 준다. 다시 말하면 공부벌레들의 현주소를 제대로 알게 하므로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자신의 학습 습관을 재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를, 학부모들에게는 자녀 교육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결론적으로 와이즈멘토는 공부의 비법을 다음과 같이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미래의 구체적인 목표를 위해,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과 전략에 바탕해 과목별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계획한 다음 경제적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다.”
“에이, 겨우 그런 거예요?”라고 반문하는 사람에게는 이 책을 권하는 대신 “그 어디에도 적은 노력으로 드라마틱하게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입에 쓴 충고를 해주고 싶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부분이 더욱 공감이 갈 것이다. 그러기에 이 책은 상업성이 진한 다른 책들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으며 독자에게 주는 그 가치는 대단하다.
Chapter 1에서는 공부벌레와 보통학생들이 어떻게 다른지를 1년간 수집한 인터뷰 내용과 설문 조사를 곁들여 알기 쉽게 각각의 주제들을 풀어 간다. 이 중에 밑줄 그은 몇 부분만 소개해 본다.
- 규칙적인 생활을 습관화하고 있는 가정일수록 자녀들이 공부벌레일 확률이 높다.
- 공부벌레가 보통학생보다 깨어 있는 시간 동안 절대적인 공부량이 많다.
- 공부벌레는 학교에서 실시하는 야간자율학습을 선호한다.
- 공부벌레는 스스로 원리를 연구하고 이치를 파악하는 공부습관을 가지고 있다.
Chapter 2에서는 공부벌레들의 특별한 마인드를 도출하고 있다.
- 공부벌레들은 딱히 특목고에 진학하고 싶은 마음이 없더라도, 특목고 준비를 하고 있다. 그것이 성적향상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 겸손하면서도 자신감에 찬 학생들이 대학입시에 성공하는 사례가 많다.
- 모두에게 해당하는 ‘만능 공부법’은 없다. 따라서 나만의 스타일을 찾으라.
- 우연이든 실력이든, 경험으로 체험한 ‘성취감’이 공부벌레를 만든다.
- 공부벌레는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동기 부여 요인 외에도 그것을 지속시킬 수 있는 유지요인도 있다.
- 공부벌레들은 학원을 현명하게 활용할 줄 안다.
- 공부벌레는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들과 새로운 내용을 비교하면서, 지식의 업그레이드 과정을 반복해 ‘인지도식’을 만들어 낸다. 이 인지도식을 마인드매핑(mind mapping)이라는 복습방법을 통해 완전한 자기 것으로 승화시킨다.
- 공부벌레는 학습계획을 100%지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전력을 쏟으며 거의 80%는 반드시 지킨다.
Chapter 3에서는 과목별 학습 노하우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공부벌레들의 노트 사진들도 올라와 있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마지막 Chapter4의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든다. ‘공부벌레’에서 눈부신 ‘나비’로. 현재 공부벌레라고 해서 앞으로도 사회 속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이 장에서는 공부발레들에게 조언을 해 주고 있다.
- 공부벌레는 멋진 나비로 변신하지 못하고 다른 벌레보다 조금 더 화려한 벌레수준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으니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적성’임을 경고한다.
- 공부벌레로 명문대학에 입학한 재학생 410명의 세 가지 당부의 말로 이 책은 끝을 맺는다. 첫째 지식 앞에 겸손하라. 둘째 영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셋째 편협한 공부를 하지 마라.
큰 아이가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 이즘에 학부모인 나에게 많은 도전과 지침을 준 이 책에 감사를 느낀다. 아이들이 중고등학교 시절에 경험에 의한 자신감을 체득하고 사회에 나가서도 잘 적응하며 그들의 꿈을 향해 성실히 달려가는 모습은 부모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바램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배후에 부모로서 마땅히 해야 할 부분을 감당하는 사랑의 수고가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오늘의 나를 위해 이런 바램을 가지고 사랑의 수고를 먼저 해 주신 나의 부모님께도 감사 드린다.
l 기억에 남는 본문 구절
장래 목표가 확실하다는 것은 ‘동기 부여’라는 의미 외에도, 진로를 놓고 걱정하는 시간 줄일 수 있다는 면에서 큰 이점이 된다, 목표가 있으면 대략적이나마 자신이 거쳐야 할 과정에 대한 계획이 세워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여기저기 기웃거릴 필요기 없다. 님은 시간과 에너지는 자신의 ‘동기’를 굳히는 일에 사용하면 된다.
그렇다면 공부벌레들과 보통학생들 간에 장래 목표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물론 보통학생들보다 공부벌레들이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분명한 사실은 공부를 잘하기 때문에 목표를 말하는 게 아니라 목표가 있기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