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편집장
고경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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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에 오래 몸담고 있으면 두 가지가 생긴다. 하나는 '자긍심', 다른 하나는 '자만심'이다. 동전의 앞 뒷면처럼 존재한다. 고경태 편집장은 <굿바이, 편집장>을 통해 자신이 겪은 고난과 역경, 그 속에서 얻은 교훈들을 솔직하게 풀어낸다. 하지만 과한 솔직함은 곳곳에서 '자만심'으로도 느껴진다. 스스로를 '고집 있고 착하며 합리적인' 편집장, 좋은 결과까지 만드는 '능력 있는' 편집장이라 포장한다. 그게 맞으면 내부, 외부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낸 사람들은 '악마' 혹은 '바보'인가. 글이 굉장히 재미있어서 잘 읽히지만 '놈현'이라는 표현을 비판한 <한겨레> 애독자들에 대한 생각 등 진지해야 하는 부분까지 '유머'로 넘기려 하는 건 불편하다. 약간의 불편함을 제외하고는 얻은 게 많다. 이 책을 통해 언론사 내부에 얼마나 전쟁 같은 나날이 펼쳐지고 '편집장'이라는 왕관이 무거운지 느낄 수 있었다. 일반 시민은 다가가기 어려운 뉴스 제작 과정 속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담은 '판도라 상자'를 열어준 고경태 편집장에게 감사하다. 그가 했던 치열한 도전이 세상에 던져야 할 메시지들이었다는 점도 감사하다. 언젠가 언론사 후배로서 그와 술 한 잔 기울이며 '22세기 미디어'를 함께 고민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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