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칼 융의 내면수업 - 당신은 안타깝게도, 진짜 '나'를 만난 적이 없다
강이안 지음 / 필로틱 / 2026년 8월
평점 :
아이들을 재우고 나면 매일 자책이 시작됐다. 오늘도 소리를 질렀구나, 사랑과 안정을 줘야 하는데.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한 게 아쉽고, 한편으론 '엄마'라는 타이틀에 내가 사라지는 것 같아 슬펐다. 칼 융의 내면수업을 서너 번 읽고 노트 필기까지 하고서야, 이 마음의 정체를 조금 알게 됐다.
책에서 가장 오래 머문 개념은 '그림자'다. '좋은 엄마'라는 빛나는 가면에 매달리는 동안 억누른 마음들은 사라지지 않고 그 뒤에 쌓이고, 균형이 깨지는 순간 한꺼번에 터져 나온다. 내 폭발이 그거였다.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무의식이 나 좀 봐달라고 외치고 있었던 것. 인정한다고 나쁜 엄마가 되는 게 아니라, 한 번씩 꺼내 들여다봐 주면 안에서 곪지 않는다는 말에 오래 멈춰 있었다.
"시간이 없다는 자아의 속삭임에 속지 마세요." 밑줄 친 문장이다. 영혼을 돌보는 일은 시간의 양에 비례하지 않는다고 한다. 유튜브와 SNS를 끊을 필요도 없다. 하루 5분, 휴대폰을 내려놓고 숨소리에 집중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게 이 책의 다정한 점이다.
매일 밤 자책하는 부모, 분명 행복한데 마음 한쪽이 허전한 사람에게 권한다. 자책하던 날들이 사실은 무의식이 보내던 신호였다는 것, 그 하나만 가져가도 값을 하는 책이다.
(50인의 비밀 독서단으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