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악마 1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작가가 이야기 전개한 스타일과는  별개로 중심인물간의 역학관계만

살펴보아도 상당히 나사가 안 맞는다.

그래, 과학과 종교가 대립하며 서로의 관계정립을 탐색한다는 데까지는 동의해보자.

그러나 이 멋진 비밀대립은 실전에서 직접 손에 피를 묻히는 암살자가 없으면

성립하지 않는다.  암살자는 아사신의 자랑스러운 후예로서 서구문명의 아웃사이더이다.

이 암살자가 하필이면 교황청을 적수로 해서 일루미나티와 연합한다는 게 안 맞는다.

읽는 내내 꺼림찍하다.

과거 냉전시대에 교황이 정신병기미가 있는 이슬람신자에게 저격당한 사실이 있긴 하지만, 

현재부터 상당히 가까운 미래까지  상당히 체계적으로 미친 직업살인자인 이슬람교도가 

만약 어느 한 기관을 타겟으로 테러를 감행한다면 그게 왜, WHY, 뭔 연유로 교황청이겠냐고!!!

더 적합한 타겟이 어디라고 꼭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람 다 안다.   부시 행정부 이래로 교황청은

대 이슬람전쟁에 끈질기게 반대의사를 밝혀왔다.  과거 십자군시절에야 교황이 이슬람문명침략을

주도했으니 아사신일파도 교황청을 수단만 있었다면 공격했겠지. 하지만 현대의 십자군은

교황청의 지휘하에 있지도 않고 지지를 받고 있지도 않다.  현대 십자군 지휘부는 오히려

재수없을 때마다 교황청으로부터 노골적인 망신만 당한다.  하나 더하기 둘 할 줄 아는 사람이면

이거 모를라고.  더구나 직업적으로 사람을 시간맞춰 죽일 수 있을 정도로 머리 돌아가는 사람이면.

난 이게 어쩔 수 없는 작가의 태생적 한계라 본다.  누가 그러더라.  코카스파니엘은 원래가 멍청하고

통제가 안 되는 개지만, 그 중에서도 미국 태생은 영국 태생보다 더 개판이라고.  서구작가 중에서도

미국 작가는 그래서 안 되는 거다.    적수가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적수의 행동동기가 무엇인지

저언혀 관심이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빈치코드의 저능살인마 재탕 더하기 인종적, 문화적 야만성

까지 발휘하던 암살자의 한계가 바로 댄 브라운이라는 미국 작가의 한계다.   음모론대로라면,

일루미나티가 프리메이슨에 통합되었고, 그 다음 단계로 프리메이슨이 이끄는 최강국이 이슬람을

난도질하는 이 격동의 시대에서 어느 정신나간 아사신이 교황선거 따위에 에너지를 투자하겠나?

주인공 입으로 프리메이슨이 미국을 건국했고 이끌어온 계층이라며?

그래, 진화론을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도 티격태격해야 하는 좁아터진 미국식 사고방식이라면

아사신이 5백년 전 역사때문에 현재의 적수의 방해자를 굳이 제거하려 날뛴다고 믿기도 할 것이다.

참 이게 눈앞에서 매일 전쟁이 벌어지는 시대에 오락거리로 고려나 할 법한 책인지.

그래도 책은 잘 팔린다.  영화처럼 일단 미국에서 뜨고 나면 나머지 나라에서도 기본은 먹고

들어간다.  이미 대중문화도 비평도 언론도 프리메이슨이 잡고 흔드는 시대로 돌입했나 보다.

그게 아니라면 명석한 교수 출신 작가가 책 팔아먹자고 자기 책 속의 주인공보다도 더 멍청한

척 바보흉내를 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현대의 아사신은 전쟁을 옹호하는 미국 개신교 텔리비젼

목사 회합이나 다국적기업 총수 회의를 타겟으로 동맹자를 찾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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