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변론 - 미래 세대와 자연의 권리를 위하여
강금실 지음 / 김영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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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변론] _ 강금실


 인간은 과연 다른 생물들 보다 우월할까. 더 소중하고, 더 가치있을까. 인간과 동물과 식물에 빠지면 무엇을 먼저 구하겠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우연히 공부를 하게 된 철학에서 나는 당혹감을 느꼈다. 아무도 내가 관심을 가지던 철학자의 말에 동의해주지 않았다. 감히 우선순위를 선택 할 수 없다는 이론이였다.


 비교적 다른 책보다 긴 이 책의 프롤로그를 아주 인상깊게 읽었다. 평등은 인간관계를 떠나 비인간 존재, 자연과의 관계에도 드리워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현대의 작가. 나는 큰 감명과 함께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인류의 생존을 이어가기 위해 환경과의 평등은 꼭 필요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아주 친절하게 현 상황과 환경 아젠다를 짚어가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모든 파트가 주옥같지만 이 모든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것은 윗 문단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프롤로그의 주장을 5부로 나누어 설득을 이어간다. 나는 감수성이 뛰어난 편인 독자였으나, 좀 더 냉철하고 환경문제에 냉소적인 독자에게는 어려울 수 있겠다는 예상을 했었다. 그러나 저자는 ‘경각심’, ‘위기’, ‘공포’ 등의 키워드를 간과하지 않았다. 약간 이기적인 태도여도 괜찮다. 그 결과가 이타적일 수 있다면.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인간이 멸종된다는 이야기는 아주 잔혹하게 들린다. 고도로 발전한 기술사회에 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사라진다면 그 과정은 얼마나 길게 느껴지고 잔혹할까. 그러나 동물과 식물의 멸종에는 덤덤하다는 것이 간혹 소름이 돋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동식물이 사라지고 있고, 나는 이에 대해 무지하다. 이기적인 것은 나도 매한가지였을지 모른다. 또 다른 공포심이었다.


 다른 두려움들도 와닿았다. 지구를 인간이 지배한다고 착각하는 구 시대적인 문화를 유지할 때에, 이 관점이 뒤집어 지는 순간은 얼마나 늦은 걸까. 피부로 와닿는 순간은 또 얼마나 늦을까. 그 미래(혹은 현재)의 모습은 어떨까. 곤충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피부병에 더 쉽게 노출되는 환경, 동식물의 생태계가 무너지고 점점 환경의 피식자가 되어가는 인간의 모습은 얼마나 무력할까.


 이 책을 읽는 일은 나를 조금 안심시켜주기도 했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한지 오래인 환경파괴와 문화였으나, 아직 설득하고 변화시키려는 사람이 존재하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게되었다. 종이 빨대보다 불편한 것은 가치관이 통째로 변해야 하는 순간이다. 불편해도 종이 빨대를 쓰자는 결심보다, 내가 지구의 포식자이자 권력자, 우월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앞으로 더 많은 불편함을 만들어 내고 감수하게다는 다짐을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은 당신에게 찾아왔다. 지금에라도 찾아온 이 책의 신념을 지금이라도 붙잡길 바란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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