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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테이블 - 프랑스 시골에서 만난 음식과 사람 이야기
제인 웹스터 지음, 차유진 옮김 / 북노마드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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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프랑스 요리를 좋아하고 즐겨 하는 호주 태생의 저자가 프랑스 노르망디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살면서 보낸 일상과 그곳의 요리를 담은 책이다. ‘언제나 프랑스가 좋았다’고 말하는 저자 제인은 프랑스 여행길에서 우연히 들른 노르망디에 매료되어 그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맛있는 음식과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은 너무도 꿈꿔왔던 것이지만, 호주에서의 안정된 삶을 버리고 낯선 시골마을로 정착한다는 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았을 터. 숱한 고민 끝에 그녀는 남편 피터와 함께 온가족을 데리고 노르망디의 작은 시골 마을 보스구에에서 살기로 결정한다. 프랑스 요리와 문화에 대한 애정을 공유하고, 프랑스인들의 진짜 음식문화를 제대로 접해보고 싶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식 투어 ‘프렌치 테이블’에 대한 사업 아이디어를 여행 가방 한쪽에 든든히 챙겨서 말이다. 다시 말해 『프렌치 테이블』은 저자가 노르망디 미식 투어 ‘프렌치 테이블’을 런칭시키기 전까지 그곳에서 경험한 것들, 즉 다채로운 노르망디 요리와 문화, 다정한 이웃들,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한 시간을 담아낸 책이라 하겠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노르망디에 대한 구체적인 이미지가 없었다. 추천사를 쓴 박찬일 쉐프님의 지적처럼, 그야말로 ‘노르망디 상륙작전’ 정도랄까? (까망베르 치즈를 좋아하지만, 그게 노르망디 특산품인지도 몰랐다. 쩝.)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열망이 솟아오른다. 반드시 제인이 살았던 환상적인 보스구에 성이 아니더라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그 유유자적하고 풍요로운 삶을 알아버렸는데 어찌 그런 생각을 안할 수 있을까! 그것은 단 하루라도 살아보고 싶은 드림 라이프였다. 특히 미식가들의 천국이라 할 만큼 명망 있는 프랑스의 음식 문화를 엿보는 재미는 상상 이상이었다.

고풍스런 창문 틈 사이로 내리쬐는 햇볕을 받으며 기분 좋게 일어나고, 여유롭게 숲 속을 산책하고, 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음식을 와인과 함께 음미한다. 오후에는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아페리티프를 마시며 이웃과 담소를 나누고, 저녁에는 그 계절에 가장 알맞은 진짜 음식, 이를 테면 아몬드를 곁들인 도미 구이나 살구와 로즈마리로 속을 채운 돼지고기 등심 구이를 먹는다. 디저트는 향긋한 홍차와 함께 노르망디 사과 케이크가 좋겠지? 주말에는 주변 골동품 시장에 가서 구경을 하거나 해변가로 나가 한나절 수영을 한다. 아니면, 사람들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고, 마음을 나눈다. 사계절의 변화를 느릿느릿 온몸으로 느끼고, 인생의 풍미를 더해주는 음식들을 먹으며 지내는 아름답고 맛있는 노르망디에서의 삶…. 뭐 하나 더 바랄 것 없이 완벽하지 않은가. 이 책의 저자인 제인이 왜 호주에서의 안정된 삶을 버리고 그곳에서 살고자 했는지 너무도 이해가 간다. 심지어 그녀는 ‘프렌치 테이블’이라는 미식 투어 비즈니스도 성공시켰으니, 이보다 더 부러울 순 없다!

책에는 제인 가족의 넉넉하고 여유로운 시골생활 이야기가 갖가지 프랑스 요리 레시피와 함께 전개된다. 스르륵 책장을 넘기기만 해도 한눈 가득 들어오는 이국적인 풍광과 맛있는 요리 사진은 단번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프렌치 테이블』, 맛있게, 참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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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독서 - 책을 읽기 위해 떠나는 여행도 있다 여행자의 독서 1
이희인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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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못한 땅은 책으로 달래고, 책에서 알게 된 곳으로는 여행을 떠난다. 일천한 여행 경험을 갖고 있지만, 언젠가부터 이 둘의 조합은 너무도 긴밀해져서 어느 것이 먼저랄 것도 없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오고 있다. 라틴의 땅에 대한 호기심은 『백년동안의 고독』을 읽으면서 해갈했고,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는 당장 그리스로 떠나야겠다며 한때나마 그곳으로의 여행을 몸 달아 준비하기도 했으니까.

『여행자의 독서』를 읽게 된 건, 나와 비슷한 누군가의 이야기인 것 같아서였다. 이 책은 책과 여행을 좋아하는 어느 여행자의 이색적인 여행기이자 독서에세이로, 책과 여행 사이의 긴장과 화해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더욱이 한눈에 쓱 봐도, 책과 여행 경험의 폭이 넓고 깊다. 짐작하건대, 이 책에 담지 않은 장소와 책들은 훨씬 더 많을 것 같다.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사진에 이끌려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듯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여행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배낭을 싸는 시간, 그중에서도 어떤 책을 넣어 갈까 고민하는 시간“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지난 십여 년간 세상 구석구석에서 겪은 인상 깊은 여행들과 그와 연관된 책 이야기를 4가지 주제로 묶어서 소개했다. 지역은 지구의 남쪽, 거대한 빙하 조각이 둥둥 떠다니는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에서부터 눈발이 날리는 지구의 북쪽 시베리아까지, 동아시아에서 서유럽까지 종횡무진 거침이 없다. 그 여행길에서 가져간 책들은 어떤가.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나 『연금술사』와 같은 대중 소설에서부터 『오이디푸스 왕』『죄와 벌』까지, 의미 있고 묵직한 고전까지 경계가 없다. ‘책은 여행을 부르고, 여행은 다시 책을 불렀다’는 문장처럼, 저자는 이 둘 사이를 적절하게 넘나들며 독자를 책 속 여행지로 초대했다. 여행기인가 싶으면, 어느 새 그 땅과 연결된 책이 나오고, 독서에세이인가 하면 다시 여행지의 리얼리티가 느껴지는 책. 나는 그의 여행으로 막연하게 꿈꾸었던 곳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깊이 할 수 있었으며, 동시에 그가 건네는 책 이야기로 그 땅을 더 풍부하게 상상할 수 있었다. 더불어 그 땅과 연결된 책을 더 많이 싶고 싶은 욕망도 생겼다.

“저자는 자신이 겪은 여행은 책들의 행간을 읽기에 충분하지 못했고 책 역시도 땅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책, 더 많은 책을 요구할 뿐이었다”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여행의 경험담이 조금 더 길었더라면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은 남지만, 그것은 그 땅과 연결된 또다른 책으로 달래면 될 것이다. 모처럼만에 책과 여행의 두 가지를 부족함 없이 즐긴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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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참 행복하다 - 10년의 시골 라이프
조중의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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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품 넓은 책상일까. 말끔히 치워진 책상 위에는 나무 그림자가 일렁이고 국화꽃 한 묶음이 수줍은 듯 꽂혀 있다. 창 밖에는 이제 막 돋아나기 시작한 푸른 나뭇잎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보랏빛 나비가 그 위를 한가롭게 팔랑거린다. 이때, ‘무슨 일 있나?’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집안을 넘어보고 있는 고라니 한 마리. 책의 첫 장조차 넘겨보지 않았는데, 난 그만 이 책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이런 책상 풍경을 가진 사람의 삶은 어떠할까? 게다가 사는 게 참 행복하다고? 난, 그의 삶이 궁금해졌다.

저자의 아기자기한 시골생활 이야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기대했는데, 이 책은 10년 넘게 해온 시골생활을 회상하면서 그 안에서 찾은 일상의 행복, 자연에서 얻은 삶의 지혜와 깨달음, 그리고 주변 이웃들의 평범하면서도 조금 남다른 삶을 두루 담고 있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듯, 마을 전경에서 시작해 마을 입구로, 골목 어귀로, 집 마당으로 이어지는 사진과 이야기에 취해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그의 오랜 시골 라이프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10년간 시골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소박하면서도 섬세한 문장으로 풀어낸 저자의 글솜씨가 좋았다. 그냥 스쳐 지나갈 법한 풍경과 이웃 사람들의 사연 하나도 놓치지 않고, 그는 예민한 감성으로 포착해 애정을 담아 써내려갔다. 자연에 대한, 사람에 대한 관심과 마음이 유별나지 않고서는 그리 할 수 없으리라. 호들갑 떨지 않고 나지막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어느 때는 코끝이 맵기도 했고, 어느 때는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기도 했다. 특히 애지중지 키우던 애견 진진이가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진 얘기는 후일담을 저자에게 물어보고 싶을 만큼 애틋하게 다가왔다.

자연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며 사는 저자의 소박한 시골살이와 함께, 그곳에 사는 이들의 삶이 유난히 마음에 남는다. 없는 자식을 대신해 내 자식 키우듯 정성을 다해 고추 농사를 짓는 어느 노부부, 대기업 임원인 아들을 두었지만 도시야말로 사람 살 곳이 못된다며 기어코 시골 생활을 고집하는 할머니, 매번 아내가 도망가서 다섯 번이나 장가를 가야했던 어느 노총각, 피치 못할 사정으로 고향을 떠나게 된 마을 통장 등, 조금은 외롭고, 쓸쓸해 보였던 그들의 인생에서, 나는 삶의 진실을 보았다.

시골살이라고 어찌 행복하기만 하겠는가. 도시와 그 모습은 다르겠지만 그곳에도 삶의 현실은 존재할 것이다. 결국 이 책의 저자가 제목에서 얘기하는 ‘행복하다’라는 말은, 반드시 좋아서 좋은, 어느 한 순간 또는 어느 한 시절의 얘기가 아니라, 슬프고 기쁜 우리 삶의 전체를 관조하는 얘기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 모든 삶이 그에게는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는 것일 테다. 사는 동안 어디에 있든 결국 스스로 행복을 찾아내는 것의 중요함과 가치를, 이 책으로 다시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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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커피 수업
카노 토모요 외 지음, 천강원 옮김 / 북노마드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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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하루에 두 잔 이상 마시며 살고 있지만, 커피 공부를 해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뭐랄까... 커피의 세계는 너무 어려워 보이기도 해서, 영원히 그 끝에 가 닿을 수 없는 신기루 같았다고 할까.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던 나에게 『일본식 커피 수업』은 너무도 훌륭한 지침서였다. 쉽고 간결하게, 꼭 알아야 할 커피 지식만 쏙쏙 골라 알려줄 뿐 아니라, 커피를 맛있게 내리고 특별하게 대접하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쓴 카노 선생은 몇 년 전 국내에 일본의 커피와 카페 열풍을 일으켰던 『카페 도쿄』 임윤정 작가의 커피 스승이기도 하다니, 비록 책을 통한 것이긴 하지만 그녀에게 배우는 커피 수업이 더욱 친근하고 특별하게 느껴졌다.

현재 나는 모카포트로 커피를 내려 마시고 있는데, 책에는 그를 포함한 다양한 커피 기구와 그것을 이용한 베스트 핸드 드립법이 따라하기 쉽게 소개되어 있다. 커피 기구가 이렇게나 다양하고, 그 방법도 미묘하게 다르다니! 정말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특히 최근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도너 드리퍼’는 너무도 예뻐서 꼭 갖고 싶은 ‘잇 리스트’였다. 만약 그 도넛 드리퍼로 커피를 내리면 영화 <카모메 식당> 속 사치에보다 더 맛있는 커피를 사람들에게 접대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아, 일 못하는 농부가 연장 탓하는 건가? 아무튼 이제는 콩을 갈고, 볶고, 내리고 마시는, 그 모든 과정을 ‘알고’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일본식 커피 수업』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카노 선생이 시도했다는 ‘커피 다도’에 관한 것이었다. 이는 일본의 전통적인 다도 문화를 커피에 접목시킨 것으로, 단 한 잔의 커피도 조금 더 특별하게 나누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어떤 특별한 테마를 정한 후 사람들을 초대하고, 그 테마에 맞게 주변 환경과 작은 소품, 커피잔, 디저트까지 완벽하게 준비하는 하나의 이벤트 같은 시간. 무엇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커피를 내리고 대접하는 그 우아한 태도가 나는 너무도 마음에 들었다. 만약 누군가 내게 카노 선생이 그러했던 것처럼 커피를 대접한다면, 너무 감동받아서 펑펑 울어버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 가장 크게 얻은 소득은 바로 그처럼, 커피를 대하는 마음과 시간을 아름답게 향유하는 방법이었다.

커피에 대해서 알고 싶은데, 기존에 나온 책들은 너무 어려워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커피 문화는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 많다는데, 그런 점에서도 이 책이 좋은 시발점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침마다 내려 마시는 커피 한 잔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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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 셀프 리더십 전문가 홍성범의 인생 경영 에세이
홍성범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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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길고 지루한 마라톤이고,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일과 같다는 말은 진부하다. 그러나 그 진부해마지 않는 이야기를 우리는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산다. 알면서도 사소한 일에 일희일비하고, 당황해하고, 당장의 성공에 조급해 한다.

인생의 후반전이라고 하는 마흔을 몇 년 앞두고, 나는 무기력 상태에 빠졌다. 뭔가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내 삶은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느낌. 같은 패턴으로 나열된 패브릭처럼, 그저그런 일상만 반복적으로 계속되는 느낌. ‘전반전이 이러한데, 후반전은 어떻게 살아야 하지?’ 하는 조급증이 한 여름밤의 피로처럼 한꺼번에 몰려왔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잘 읽지 않던 우화형 자기계발서에 손이 갔던 것은. 이 책의 주인공 지우의 상황과 꼭 맞춤하지는 않았지만, 내 맘대로 흘러가지 않는 자기 앞의 생에 당황하는 모습은 어딘가 비슷했다.

책에서 삶의 힌트를 얻곤 하는 나에게 이 책은 쉽고 명료한 해답을 주었다. 내 삶이 어느날 갑자기 특별해질 수 있는 답을 얻었다는 말은 아니다. 무기력 상태로 빠뜨렸던 지리멸렬한 나의 일상이 결국은 내 삶의 목표를 만드는 가장 특별한 순간이라는 것을 알고 살자는 다짐, 나는 그 마음가짐을 얻었다. 그것은 지금의 이 정체된 상황을 뚫고 나아갈 하나의 당위였다. 너무도 평범해 보일지라도 인생은 결국 그 보통의 순간으로부터 생겨난다는 진리 앞에서 나는 잠시나마 마음을 놓아본다. 물론 그 하루는 최선을 다한 삶이어야 할 테지.

일상의 가치를 되뇌이며, 내 삶의 목적과 목표를 돌아본다.

다시 한 번 불꾼, 주먹을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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