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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비행
가노 도모코 지음, 박정임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일곱가지 이야기"가 파스텔톤의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동화같았다면,
속편인 "마법비행"은 그것의 쿨버젼같은 조금은 색다른 느낌.
에피소드마다 "달의 뒷면"과도 같은 어두운 비밀이 숨겨져 있다.
타이틀 "마법비행"이라는 샤갈의 그림이 있는 줄은 몰랐음.
반항아들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도 등장하고
레이 브래드버리는 "사악한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다"고 중얼거리며 깜짝 등장해서
풍성하고 자잘한 재미를 준다.
나는 네가 누구인지 다 알고 있다고 말하는 듯한 전지적 시점의 익명 편지로
각 에피소드를 끝맺는 3중 구조의 스토리.
그 수수께기 독자가 이 소설 최대의 미스터리로 궁금증을 폭발시키며 끝장을 보게 만든다.
"내가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것은 그곳에 반드시 대답이 있기 때문입니다.
설령 꾸며낸 것이라도,임시방편으로 만들어낸 것이라도 좋다.수수께끼가 있고 답이 있다.
이 얼마나 단순한가요.현실에는 좀처럼 없는 그 간결한 형태가 나는 좋습니다."
작가의 말이다..
인간이라는 수수께끼는 단순한 게 아니지만,수수께끼가 있고 대답이 있어서
미스터리를 사랑하고 중독될 수 밖에 없다는 데에 만땅공감한다.
설령 논리적이고 명쾌한 답이 없데도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만이라도 좋다.
스스로의 상상-공(空)을 상상하는 마음,그리고 사람을 상상하는 마음,
둘은 같은 것으로 이어진다고 작가는 말한다-으로 각자의 해답을 풀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지 않은가.
사람이라는 최대의 수수께끼.
사람이 죽지는 않지만,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이 흥미로왔다.
회전목마는 반대로는 돌지 않는다지만 소설 속에서는 모든 게 가능하다.
일상이 아주 간단하게 무너질때 무너지지 않고 그곳에 있어주는,"따뜻하고 상냥한 꿈"같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