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2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89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문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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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어째서 내 행동이 저들에게 그렇게 추악하게 여겨지는가? 그가 스스로에게 말했다. 악행이라서? ‘악행‘이란 단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내 양심은 평온하다. 물론 형사상의 범죄를 저질렀다. 물론 법조항을 위반했고 피를 흘렸다. 자, 그러니 법조항 대신 내 목을 가져가란 말이다......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당연히 권력을 물려받지 않고 스스로 쟁취한 많은 인류의 은인들조차 첫걸음을 내딛자마자 처형당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자신의 걸음을 견뎌냈고, 그래서 그들은 옳다. 하지만 난 견뎌내지 못했고, 그래서 그 걸음을 자신에게 허용할 자격이 없었던 것이다.
바로 이것이 그가 인정한 유일한 자신의 죄였다. 첫걸음을 견뎌내지못하고 자수했다는 것, 그뿐이었다.
- P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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