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실조
유형길 지음 / 채륜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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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나와 참 다른 사람을 만났더랬다. 아, 그렇게도 쉽지 않은 사람 관계란 !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서로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삐걱거리고 넘어질 걸 알면서도 조금이라도 늦춰보려는 숱한 시도들. 그리고 얼마나 물 앞에서 멍을 때렸었는지… 해가 지면 이 책 표지같은 남색과 보라색 사이 어딘가의 하늘과 강물이 있었다. 가끔 이 에세이 같은 깊고 짙은 일기를 쓸만큼의 감정적 여유조차 둘 겨를이 없을 때도 있었고, 미처 소화시키지 못한 문장 한 줄 단어 하나가 마음에 걸려 체할 때도 있었다. 언제는 꾹꾹 눌러 담은 감정이 묻어나는 글에도 아무렇지 않을 때가 있었고, 그저 한 없이 가벼워지고 싶을 때도 많았다. 그 시간들 중 어딘가, 어쩌면 앞으로의 순간들 중 하나에 이 책이 있을 수도 있겠다. 깊이 공감하기까지는 한참 걸리더라도, 순간 하나에 남는 한 챕터만으로도 충분하겠다. 


 p.32 - 파도라고도 그렇다고 우주라고 하기엔 

무엇이든 내 것으로 정해 놓지 않아야 자유로이 사랑할 수 있다. 단번에 말하는 그릇이기에는 가늠하기 부적절할 정도로 사랑은 큰지라. 오래도록 그 이름에 담가 놓기만 가능해진다. 


 p.103 우리의 삶은 늘 부진하다. 때로는 원하지 않는 곳으로 꽃이 피고 때로는 원하지 않는 곳으로 꽃이 지기에. 


 p.121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저마다의 방법으로 익히 알고 있지 무가치한 눈빛까지 사랑해야 함을.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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