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을 몰라서
김앵두 외 지음 / 보름달데이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바로 너로 인해 사사로우면서도 우주적인 그 무엇이 시작되는 일들.

- 사랑의, 서막 中


그대가 내 어항을 채운다면 나는 그저 그대가 들이붓는 물속에 빠져 죽기로 했나.

- 어항 中


너의 이름을 부르는 것, 그 최소한의 움직임부터 나에겐 완벽한 행위이다.

- 사랑, 완벽함 中


사랑에는 아주 다양한 색이 있다.


만남을 곱씹는 설렘, 손이 닿을 때의 간지러움, 함께한 시간의 즐거움, 오래도록 쌓아온 안정감, 텔레파시같은 느낌, 믿음, 기쁨.


그러나 다른 면에는 행여 떠나갈까 불안함, 서운함, 아쉬움, 슬픔, 아픔, 공허함, 그리움, 담담함까지도.


이 책은 그 모든 사랑의 조각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기보다는 지금 와닿는 문장을 찾아 읽기 좋다.


사랑.. 형체 없는 거대한 감정.


이게 사랑이야 보다는 이건 사랑이 아니야가 더 쉬울 지도 모르겠다.


+

얼마 전에 '이퀄스'라는 영화를 봤다. 감정이 병으로 치부되어 감정제어 치료를 강제하는 통제된 사회.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랑을 느끼는 두 주인공. 서로가 서로를 느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당연한 삶의 감정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였다.


가끔 우리 사회는 감정에 무던해지기를 바라는 것 같다.


아프면 아프다, 슬프면 슬프다 드러낼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러기에 사회는 너무 냉혹하다.


아프면 배제되고 뒤쳐지고 눈치주고. 아픔도 그러한데 슬픔에 대해서는 오죽하랴.


힘들고 고된 삶, 남들도 다 그렇다고 위로가 될 수 없는 말들을 너무나도 쉽게 건넨다.


감정에 무던한 사람들은 충분히 아파하지도, 슬퍼하지도 못한 채 점점 더 굳은 사람들이 되어간다.


사랑이라는 건, 꼭 남녀간의 감정 교류가 아니어도 통용될 수 있는 말이다.


나는 가족을 사랑한다. 내 친구들을 사랑하고, 내 주변인들을 사랑한다.


그저 다른 이를 살피는 마음 그 자체를 사랑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모두가 아픈 시기를 지나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그런 마음이다.


사랑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 그 모든 색의 마음들.

 



* 보름달데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너는 굽어 살피지도 않았던 연약한 우리의 안녕.

진심은 이렇게 폐가 아프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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