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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알아야 할 관계 심리학
수잔 존슨 지음, 박성덕 외 옮김 / 지식너머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관계심리에 정통한 수잔 존슨의 책<우리는 사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는
사랑에 빠지거나 그 상태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배우고 제어할 수 있다는 그의 연구를 서술하는 책이다.
보울비의 애착이론에 따라 불안형, 안정형, 회피형의 세 유형으로 사람들을 분류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수잔 존슨은
책의 처음에서 각 유형에 대한 설명과 사례로부터 시작되어 사회와 공동체로까지 그 서술을 확장하고 있어
저자의 연구가 흔한 관계심리서적을 뛰어넘기 위한 넓은 관점과 비전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가 꼽은 주제들과 연구에 맞춰 각 유형들이 갖는 특징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서술하고 있는 이 책은 학술심리로 분류하기에는 적당히 따뜻하며
각 유형 사이에 형성되어야 할 관계와 거시적인 안목, 이후의 자세에 대해 환기시켜 줌으로써 지극히 이상적인 모습도 보여준다.
<'사랑이라는 정서를 안다'라는 의미>
사랑에 대해 연구를 해서 사랑의 의미를 알려고 시도하거나, 사랑이라는 정서(저자는 감정이라는 단어를 배제하고 정서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를 노력과 학습으로 제어한다는 이야기는 낭만적이지 못해서 실망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혹은 감정을 제어하려는 이미지를 떠 올리며 <이성>보다 못한 어떤 개념을 떠올릴 수도 있다.
저자는 사랑에 대해 논리적으로, 과학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를 보여주고
사랑이라고 하는 정서에 대해 계속해서 심리에 근거한 인식의 방법으로 서술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정서를 과학적 사고방식으로 분석하려는 시도는 과연 온당할까.
<우리는 과연 사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심지어 정서를 종류대로 구분하는 것조차 어색한 독자는 책을 읽으면서 사랑이라는 정서에 대한 무지를 인식하게 된다.
배우자가 감당하는 역할과, 배우자와 유지하게 되는 네트워크.
자신의 정서를 말로 표현한다는 것이 갖는 철학적의미.
인간의 기본정서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일차정서와 이차정서가 갖는 구조와 진정한 의미.
'나를 아는 것'과 '타인을 아는 것'의 관계와 거울신경.
흔한 심리학서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꽤 깊은 고민과 연구가 고스란히 녹아있고
저자로 하여금 사랑을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동기부여로 안내해준다.
결국 저자는 사랑을 인식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분노와 두려움을 구분하게 되는 등, 객관적인 관점과 합리적인 행동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저자의 논리를 계속 따라가다보면 사랑이라는 정서를 인식하고 학습하는 것으로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까지 이르게된다.
수잔 존슨의 넓은 통찰을 엿볼 수 있는 그녀의 책<러브센스>는 단순한 심리학술 서적이 아니듯이 사랑이 움직이는 원리와 의미를 파악해서 통제하기 위한 책이 아니다.
인식과 학습을 통해 사랑을 이해할 수 있고, 계발될 수 있다는 그녀의 논지에 대해 자기계발적 오해를 줄이도록 감정, 통제, 과학 등의 단어등에 대해 불필요한 가치판단을 개입시키지 말고 자연스럽게, 편안하게 읽어볼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