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에 관한 욕구는 인간보편적인가

불멸에 관하여 - 죽음을 이기는 4가지 길 ㅣ 삶을 위한 인문학 시리즈 3
스티븐 케이브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5년 3월

<우주의 종말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불멸에 대한논의는 적절한가>

스티븐 케이브가 <불멸에 관하여>를 통해 독자에게 던져주는 물음은 묵직하다.

저자는 자신이 꼽은 네가지 불명의 개념을 소개하며, 이집트 문명과 그 밖의 신화와 종교의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이야기해나간다.

'이집트문화는 네가지 불멸이야기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냈다.. 육체적생존을 위해 복잡한 체계와 기술을 갖추었다..'

<"영원히 살고싶다"는 과연 인간의 보편욕망인가>

인류의 모든 문명과 그 기원을 모두 불멸을 위해서라고 정의내려도 좋을지에 대해서 독자가 판단해야할 필요가 있다.

미이라와 관련해서 부활이나 저승에서의 삶을 명확하게 구분해야할지, 혼재되어있는 상태에서도 저자의 네가지 구분에 맞추어 이야기를 계속 전개해도 좋은것인지

삶과 죽음을 분리시킨 삶이란 어떤 모습인지, 혹은 분리되지 않은 삶은 어떤 형태인지 생각해봐야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런 개념들을 진지하게 다뤄본적이 없는지도 모르겠고 저자의 말처럼 죽음의 공포로 인해 이런 질문들로부터 진지한 대답을 회피해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죽음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 다양한 관점으로 현상을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저자가 R.도킨스를 언급하며 인간보편의 욕구로써 불멸에 대한 의지를 설명하고 있는 부분은

개체중심적 관점을 벗어나 유전자의 개념에서 진화를 설명하는 진화생물학자의 이론과 대치되는 한 편,포괄적으로는 불멸에 대한 의지를 뒷받침하려는 근거로 활용하고 있어

과학적 관점과, 인문학적/철학적 관점을 통합적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아쉬움도 있다.

'인간과 원숭이는 서로 다른 종이며 공통된 조상으로부터 진화되었다'라는 진화론을

완전히 잘못이해한 결과로 '인간이 원숭이로부터 진화했다'라는 오해가 생기듯이,

저자가 이야기 하는 네가지 관점이외에도 보다 다양한 관점을 통해 죽음을 바라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죽음의 신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너무나도 치밀하게 거둬들인다>

'인간이 불멸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느냐''필멸의 존재로서의 우리는 어떤 선택이 남아있는가'의 질문에 대해 독자로 하여금 공감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유의미한 행동을 도출해낼 수 있다면 이책은 저자가 의도한 다음 논의로 넘어갈 수 있고 그렇지 못하다면

저자가 분류한 네가지 형태의 불멸이야기와, 이를 바탕으로한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로 마무리될것이다.

인문서적이 가진 한계-존재로서의 개인에 가치를 두는-와

'보편적으로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 한다'는 명제에 일부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미래(죽음)보다 현재의 삶을 가치있게 만들기 위해,

나와 다른 의견에도 귀기울이는 자세를 익히기 위한 일독을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