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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벌써 마흔인데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 - 흔들리는 나를 단단하게 잡아준 단 한 권의 인문고전
조기준 지음 / 피오르드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조기준 작가는 마흔을 맞이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써내려간,
같은 한국사회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공감하고 남을 이야기를 모아
<내 나이 벌써 마흔인데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를 내어놓았다.
"내 나이 마흔인데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라는 표현은 상대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끊임없이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남과의 비교를 통해, 상대적으로 자신이 이룬 것들이 적다라고 느끼는 자조섞임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 하여 불혹이라고 공자가 이야기하였건만
불혹의 나이를 맞이한 저자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연령대의 독자들이라면
편견-유혹에 흔들리지 않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이해하고도 남음직하다.
사회에서 전해지는 수 많은 편견의 압박의 정체는
정해진 모범답안이 있으니 그 길을 따라 '적당한 나이에 적당한 것을 이루라'라고 거칠게 정의해 볼 수 있겠다.
'적당히- 정도에 알맞게' 정도의 의미를 갖고 있겠으나 사회는 모법답안을 이미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적당에 해당하는 정도는, <모범답안에 맞게>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
책은 외부로부터 전달되어지는 수많은 편견의 압박으로부터
자신을 소중히 지키기 위해 어떠하면 좋을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 자신이 위로를 받았던 고전, 맹자를 통해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는데
익숙한 이야기들도 등장하기 때문에 맹자라는 고전을 읽어본 적이 없는 독자라면 쉽게 다가가도록 안내하는 역할도 수행해주는 친절한 책이다.
그 친절함에도 불구하고 책이 아쉬운 점도 있는데
책을 통해 맹자를 읽기에는 단편적인 부분밖에 읽을 수 없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고
작가의 조언을 받아들이기에는 맹자라는 절대권위에 기댄 말하기를 펼쳐나가고 있기 때문에
저자 자신의 이야기가 자칫 사람들이 따라야 할 보편율, 또다른 모범답안이 되어버릴 위험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이런 염려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통한 책읽기를 해본 독자들이라면 말 그대로 적당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자신이 인문고전 맹자로 부터 위로를 받았으니 독자들도 어쩌면
인문고전 - 맹자를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