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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오리를 낳았어요
순칭펑 지음, 난쥔 그림, 권소현 옮김 / 리틀브레인 / 2022년 6월
평점 :
여우가 오리를 낳았어요 / 순칭펑 / 권소현 / 리틀브레인

오리알을 먹을까, 말까? 이거 고민되네.
책을 받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쉽게 만나기 어려운 대만창작이라는 점이었다.
대만시립도서관 최우수도서로 선정되었고, 그림이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이라 좋았다.
책 제목을 읽어주니 첫째는 이상한데?라는 반응이다.
오리는 오리가 낳아야 하는데, 어떻게 여우가 낳았냐 물어본다.
제목에서 어떤 오류가 있다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 그런 궁금증이 재미있게 글을 읽을 수 있게 해줬다.


이야기는 배고픈 여우로부터 시작된다.
이 여우가 먹이를 찾아다니다가 오리알을 발견한다.

오리알을 발견한 여우는 군침이 흘렀지만, 고민에 빠지게 된다.
오리알을 먹는게 나을까, 오리를 먹는게 나을까?
여우는 더 맛있게 먹을 미래를 꿈꾸며 오리알을 품기로 한다.



어미 오리처럼 구덩이를 파서 알을 품기도 하고,
나무토막을 놓고 알을 보호해보기도 하고
몸에 묶어서 보호해보기도 하고....
하지만 적당한 방법을 찾지 못한 여우는 자신의 입속에서 알을 품어도 본다.
둘째는 이 장면을 보자마자, "그러면 깨져서 안돼!", "안돼!!!"라며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알사탕처럼 알을 굴리며 알과 놀이에 빠진 여우의 모습을 보고선 깔깔깔 웃음이 터졌다.

그렇게 여우는 알을 품으며 오리가 태어나길 기다린다.

드디어 알에서 깨어난 오리를 맞이한 여우!!
오리고기를 먹을 생각에 너무 기뻤지만, 아빠라고 외치는 오리를 보자마자 다시 고민에 빠진다.
결국 아기오리에게 산딸기를 양보한다. 그렇게 외톨이 여우에게 사랑스러운 친구가 생겼다.
창작동화에 푹 빠져있는 둘째를 위해 신청해봤는데, 막상 받아보니 글밥이 많고 생각할 거리도 많아서 4살 아이에겐 아직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여러번 책을 읽고나니, 4살 아이는 그 나름의 재미를 찾아 읽는 듯 했고 8살 아이와는 질문거리가 참 많았다.
친구관계가 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여우와 오리알, 아기오리와 친구가 되는 부분이라던가,
내가 만약 여우라면 알을 어떻게 품을지 상상해본다던지 (아이는 닭처럼 꼭 안아주거나, 오리알의 집을 만들어서 보호한다고 했다.)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오리알을 먼저 먹을지 혹은 기다렸다가 오리를 먹을지에 대한 고민은 아이와 충분한 이야기거리가 되어주었다.
따뜻한 그림체의 창작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제공받아 체험 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