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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나는 나니까 - 성전 스님이 전하는 희망의 토닥임
성전 지음 / 담앤북스 / 2016년 3월
평점 :
괜찮아 나는 나니까.
성전스님의 에세이 <괜찮아 나는 나니까>는 오래 묵혀두다가 기대없이 읽었는데 읽고 나니 상쾌해지는 책이었다. 성함은 처음 듣는데 내용을 보니 방송도 하시고 책도 내시고 꽤 유명한 분인듯 하다. 그리고 현재 살고 계시는 곳이 나에게는 낯익은 공간 <남해> 였다. 남해에 1년넘게 산 적이 있기 때문이다. 섬인지라 따뜻하고 바다도 보이고 마늘 농사. 유자 농사 많이 짓는 곳이다. 나는 도시 출신이라 남해 섬 마을 살이가 쉽진 않았지만 성전스님은 산 속에서 만끽하면서 사시는 듯 하다. 그래서 이렇게 맑은 수필도 나왔나 보다. 80가지 짤막한 수필은 매일 일기처럼 혹은 방송 오프닝 대본 같다. 그 정도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새겨볼 만한 말들이 많다. 몇가지 와 닿는 것을 소개해 보겠다.
1. 날 서운하게 대하는 세 가지 방법 (p.122)
내가 이 책에서 제일 좋았던 대목은 이 것이다. 스님은 서운하게 대한 사람들에게
세 가지로 대한다고 한다. 첫째. 잘해준 많은 것을 떠올리고 잘해준 것을 생각하고 정리한다.
둘째,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세번째는 자기 생각 가지고 자기 멋대로 하는데 내가 무슨 상관이람. 첫번째는 생각해 보기는 한다. 사람은 객관적이어야 하니까. 둘째는 하려고 해도 잘 안된다. 셋째는 해볼만 하다. 생각하는대로 냅두니까 상처를 덜 받는다. 그래 너는 그렇게 해 이렇게 하는 것이다. 그 전에는 저 사람은 너무 하다. 어떻게 나한테 이렇게 할 수가 있나 했었다.
2. 삶의 품격 (p.59)
스님은 탑승이 지연된 순간. 사람들 표정과 행동을 본 적이 있으시다고 한다.
물론 분노해 항의하는 사람들있고 태연한 사람들 있고 천차만별이다.
스님은 단언한다. 분노하거나 초조해하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나도 그런적이 없었나 급 찔린다. 요즘 화내는 일이 많아진것 같다.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경계해야겠다.
3.이별의 정석 (p.196)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는 법을 익히라고 한다. 헤어지면 어느 생엔가 우리 또 만나는 희망을 가지고 놓으라고 말하고 있다. 스님 말씀이 맞지만 그것 참 어렵다. 나도 작년에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여러가지 이별을 겪었고 아직도 회복이 잘 안된다.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언젠가 만나겠지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진다.
4.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p.257)
적요한 겨울의 산사를 아쉬워 하기 보다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꽃이 없어서 아쉬운 겨울의 산사가 적적할 텐데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불만없이 받아들인다고 하니 스님의 도량이 대단하다. 스님에게 가면 뭐든 불평할 거리가 없을 것 같다.
5. 간격(p.166)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은 풍광을 이룬다 이 말이 멋있었다. 좁다고만 생각할 수 있는 나무사이의 간격을 넓혀 놓은 것은 스님의 마음이었다. 절집도 그렇고 사람사이의 간격이 사라진다는 말에 동의한다. 점점 더 양보와 배려가 없어져간다. 나도 똑같이 변해가고 있다.
불교는 마음을 찾는 종교이다. 이 불교를 믿다보면 다른 종교처럼 영생을 갖거나 현생에 어떤
소망을 이루려는 것보다 자신을 돌아보고 좀 참고 인내하는 학문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이 그러한
삶을 실천하는데 꽤 도움이 될 것 같다. 힘든 사람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