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박물관 기행
배기동 지음 / 책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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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기동 관장이 5년전에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로 있을때 쓴 책 대한민국 박물관기행이 표지를 바꿔서 3쇄째 나왔다.  내용 수정도 있었으면 좋았을테지만 그런건 없었다. 지난 5년간 인기가 꽤있었나보다. 현재는 그만뒀지만 그간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관장도 했고,  교수 정년퇴임이후에도  왕성하게 활동한 덕분이리라. 본 책에는   41 개의   공사립 박물관이 여덟가지 테마로 소개되어 있다.  정말 이름만 되면 아는 곳도 있고 최근에 생긴 곳도 있다.  공통점이 있다면 박물관장님들이 유명하신 분이라고나 할까. 

 

그 중 여덟번째 테마 세계와의 소통, 문명의 대화를 찾아서 첫번째 순서로 중남미 문화원을 소개하였다. 중남미 문화원의 병설박물관이 박물관으로 등록된 곳이기 때문이다. 그는 브라질을 가본 적이 있는데 "지금까지 경험한 것과는 다른 세상을 만났다"고 한다. 그는 깨찰꼬아틀, 마야 돌칼, 종교전시관(까삐야), 야외전시관(정원),까페 따꼬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중남미에 흔한 스페인풍의 건축물들은 결국 이슬람 문화가 가미된 것이고, 음악도 아프리카의 선율이 카리브해로 건너와서 현지의 리듬과 융합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난 수백 년 동안 이 지역의 문화는 원주민의 문화를 기반으로 세계화된 셈이다. (p.549)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살아있는 거창박물관


공립박물관은 몇 곳 소개하고 있지 않은데 필자가 거창박물관을 꼭 가보고 싶었다고 해서 의아했다. 검색해보니 교통도 그다지 좋지 않은 시골 박물관인데 말이다. 그런데 이 곳을 설립부터 근무하는 박물관일을 평생의 업으로 여기는 학예사까지 거창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찬 박물관이 아닐까 싶다. 유물을 기증하신 두 기증자분,김태순. 최남식 선생과 20여년을 근무했다는 학예사. 보기 드물다고 생각된다.

 

 * 둔마리 벽화고분


 

김태순 선생은 거창문화원장을 지내신 분으로 둔마리 벽화고분을 발견했으며 박물관 건립추진위원장을 맡았고, 최남식 선생은 농업경영인으로서박물관건립후원회장을 지냈던 분이다. 두 분이 유물 1,000여점을 1983년에 국가에 기증하여 1988년에 박물관이 개관했다.(p.64~65)


도시가 사람을 알아줄 때 그 사람은 도시를 아름답게 한다. 거창은 이 작은 진리를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곳이 분명하다.(p.69)

 

천년의 색을 입은 *통영옻칠미술관
비교적 최근에 개관한 미술관이며 우리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어도러블한 곳이다. 관장님에게 통영은 미술의 고향이라서 이 곳에 개관했다고 하는데 고개가 끄덕여졌다. 내가 좋아하는 전혁림화가의 미술관도 가까이에 있다


칠원,칠서,칠곡 등의 이름은 모두 옻마을 이름이다. 그러나 이런 마을에도 옻을 재배하는 집은 별로없다. 1960년대 자개농이 사라지고 일본제 화학라커인 *호마이카(Formica)가 들어오면서 전통적인 옻칠공예는 그리고 고급 샘활 도구 제작기법으로서 그 맥을 이어오며 엄청난 발전을 이뤄냈다.(p 167)

 

문명을 깨운 쇠붙이의 노래, 철박물관
동국제강 기업의 딸이 철박물관의 관장님이 된 독특한 배경의 철박물관이다. *철 만드는 체험도 한다고 하니 참여해 볼 만 한다. 장인경 관장님이 박물관 협회, ICOM에서 대외 활동을 열심히 하는 분이기도 하다.엄청나게 무거운 이 전기로를 박물관 마당에 설치하기 여해 바닥에 콘크리트를 1미터 이상 부어야 했다고 한다.

 

 철박물관의 수집품들은 동국제강이 부산의 용호동 제강소에서 초기에 사용하던 시설들을 들여온 것이다.이곳 철박물관에서 동국제강의 초기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은 장인경 관장의 고집과 통찰력 덕분이다.(p.324)

 

10가지 국가 보물을 소장한 삼성출판박물관
삼성출판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박물관으로 김종규 관장이 박물관보다 유명한것 같다. *구기터널 들어가기 직전의 삼거리에 좁고 높은 박물관이다.
고려시대 증도가좌부터 서유견문,가장 발달된 인쇄술인 지폐도 전시중이다


이 박물관의 세미나실은 장안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김종규 관장이 워낙 저명인사들과 친분이 넖어서 이곳에너 모임을 열 때가 많은데, 계절별로 주제를 정해 인문학강좌를 연다. 이것도 출판박물관이 나이가야 할 방향일 수도 있겠다.(p.501)

 

고판화의 미(美)를 새긴 곳, 치악산고판화박물관
 치악산 명주사에 있는 고판화박물관은 관장님의 수집 스토리가 있는 곳이다. *오륜행실도 목판이 압권이다. 정조때 초간되었는데 19세기 중엽에 복각되어 간행된것이 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일본인들이 목판으로 차를 마시는 화로로 만들었던것을 발견하고 현금을 싸가지고 가서 부르는 값을 다주었다 한다. 중국 목판화와 목판들도 많이 있는데 한관장이 아무도 관심없을때 사서 모은것들인데 지금은 중국에서 다시 사려고 하는 것들이 많다.


목판 속에 들어있는 서권기, 목판화의 문기, 먹향에 다향까지 어우려져 그저 마음이 푸근해진다. 이런 즐거움이 앞으로도 지속되면 얼마나 좋을까. 지난 40년 이상 고고학을 하면서 거칠게 살았지만 박물관과의 인연이 끊어지지 않는 거미줄처럼 이어졌으니 그만큼 보람을 느낀다.(p.517)
 

 

도시가 사람을 알아줄 때 그 사람은 도시를 아름답게 한다. 거창박물관은 이 작은 진리를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곳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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