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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복과 나비
장 도미니크 보비, 양영란 / 동문선 / 199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자 한 자 읽어 가야 했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글 인가 하는 생각을 접어두고 읽을 수 없었다. 어느 문장 하나 그냥 수쳐 지나가야 할 것이 없었다. 아니, 그럴 수가 없었다. 그의 글이 주는 색채와는 달리 나는 내 감정과 내 의식이 또다른 색과 형상 속에서 매번 멍 하게 길을 잃고 말았다. 한참 시간을 두고 다시 펼쳐 들 수 밖에 없는 아주 긴 여운을 가진 , 고갱이로 짜여진 글이었다.
나의 투덜거림에 미안하고 나의 무딘 의식에 부끄러웠다. 내게 주어진 시간에 안도 하고 , 나의 감각과 아직 살아있는 감성에 기도한다. 또 다른 나비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