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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책 ㅣ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4
카를로스 마리아 도밍게스 지음, 조원규 옮김 / 들녘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 <위험한 책>은 책을 읽으면서 거리를 걷다가 교통사고로 죽음을 당하는 ''블루마'' 라는 주인공의 친구로부터 시작되고, 몇일후 그녀에게로 배달되어온 책 ‘조셉 콘래드’ 의「섀도 라인」이란 책을 발견한 주인공이 그 책의 고리와 매듭을 하나씩 풀어나간다는 내용이다.
이 책은 영화를 소설화한것 같은 느낌이 들고, 추리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탐정이나 형사로 나올법 하다. 첫 장면은 책방에서 시집을 사서 읽으면서 걷다가 교차로에서 자동차에 치어 죽는 사고의 현장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바닥에 떨어진 책은 에밀리 디킨슨의 구판본 시집일 것이다. 그 사고가 있은후 주인공 여형사는 일상업무에 돌아갔고, 어느날 아침 교통사고로 죽은 친구앞으로 소포 한꾸러미를 받게 되고, 그 책을 보낸 사람을 찾아가 그 책과 죽은친구와 책을 보낸 사람과의 관계, 알 수 없는 의문의 열쇠를 찾으러 주인공이 떠나 소포속의 책의 과거 행적을 찾아 모든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영화다. 사실 재미는 없는 영화가 될 듯 싶다.
이 책 <위험한 책>을 읽고나서 정말 이 책이 위험한가? 다시한번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정답을 찾지못하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만나기 바로전에 내가 읽은 책이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였다. 아주 오랜옛날부터 책을 가진다는 것,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남자만의 특권이었으며, 요즘처럼 여자가 책 읽는 것이 보편화 된 것은 1세기도 안되었다고 한다. 여자들이 책을 가까이 할 수 없었을때도 여자는 위험을 무릎쓰면서 몰래 책을 읽어왔었다고, 그런 근거가 화가들에 의한 책 읽는 여자에 대한 그림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고 한다.
이 책 <위험한 책>도 마찬가지다. 왜 제목이 위험한 책인지 아직도 의문이다. 두껍기만 하고 알맹이가 없는 책, 돈과 명예만을 위하여 내용도 없고 기계로 무작정 찍어내기만 하는 책, 제목한번 읽어보지 않고 책장에 꽂아놓고 먼지한번 털어주지 않는 책, 리스트에도 없는 책, 주인이 있는지 없는지 조차 기억에 없는 그런 책, 그런 책들이 위험한 책이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
책이 생각보다 두껍지 않아서 읽는데는 무리가 없다. 그러나 책이 너무 어렵다. 내용이 어려운 것보다는 어딘가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다른 어떤 책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것을 발견했다. 표현의 기교라고나 할까...? 예를 들어보면 이런것이다.
- 도시의 천박스러움이 내게 들러붙는...
- 내가 살던 도시의 얼굴과 등허리는...
- 그 도시는 아예 작정이라도 한 듯 강쪽으로 바싹 다가선 형세였다...
- 고층건물들은 해변에 늘어선 커다란 범선들을 들어올리는 기중기 같았고...
나는 어디에 속할까? 애서가, 서적수집가, 장서가... 나는 어디에 속하는가 궁금하다. 그러나 이제 책 읽기를 시작하였고, 책 읽기를 즐기고 있는 나로서는 사실 이것도 저것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책은 인간의 운명을 뒤바꿔 놓는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 책은 누구나 한번은 읽어야 할 의미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하며 앞으로 더욱 책 읽기에 열정을 쏟아야겠다고 마음 다진다.
[감명깊은 글]
나는 그 책을 부적처럼 가슴에 품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무슨 믿음이 남아있는 사람처럼 불안스럽게 그것에 집착했다. 나는 몇 주 동안 내 연구실 책상위에 놓여있는 방랑자를 상찬하며, 그와함께 내 서가에 꽂혀있는 오만한 책들을 향해 기상천외한 조롱을 퍼부었다. 그저 깨끗한 책장에서 간질이는 먼지떨이와 온갖 먼지를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의 시중이나 받으며 느긋하게 잠에 취하다가 가끔씩 고자세로 자기 임무나 한번 행사하는 주제에. 자연의 위력은 고사하고 폭력이 무엇인지, 비록 그 책들 안에 쓰여있는 얘기일지라도 꿈에도 알지 못한다고 비웃었다. 출처 : 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