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너무 쉬운 사진 - 사진전문기자가 알려주는 ‘보여주고 싶은’ 사진 찍기
유창우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을 보며 '나도 그랬음 좋겠어요'라고 나즈막히 대답했다. 

사진을 너무 좋아하고, 그래서 2000년, 디카가 막 보급되기 시작하던 때에 니콘 쿨픽스로 사진에 입문했다.

그전까지는 주로 찍히는 피사체였던 내가 그때즈음부터 피사체를 바라보는 일명 찍사 혹은 찍새의 길에 들어섰다.

그런데 사진은 참 어렵다 라는 것을 찍으면 찍을수록 느끼게 된다.

처음엔 그냥 그 순간의 그 시간을 기록하는 것으로 만족했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사진을 잘 찍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5년전 결혼과 동시에 DSLR의 세계로 발을 들였다.

처음엔 M모드로 놓고 나름 열심히 ISO와 셔터속도 등을 고민하였으나, 어느 순간부터 P모드로 놓고, 그냥 찍고 있다.

그러면서도 나는 여전히 '사진을 잘 찍고 싶다'라는 욕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런 나에게 "내겐 너무 쉬운 사진"이라는 제목의 책은 나름 도전과 더불어 나름 짜증을 돋웠다.

 

책을 읽으며 나는 나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주는 지은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사진, 너무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냥 사진을 즐기라

사진을 잘 찍기 위해서는 어떤 정하여 찍는 것이 아니라 찰라의 순간을 잘 잡아내야 하니 그냥 사진을 몸의 일부처럼 생각하고 들고 다녀야 한다는 것.

그리고 디지털이 주는 최대의 이점 무조건 많이 찍어라. 그러면 게중 건질 사진이 생긴다.

무슨 욕심인지 나는 늘 어떤 포즈에, 어떤 상황의, 어떤 표정을 머릿 속에 그려놓고 사진을 찍으려니 어줍잖은 아마추어도 되지 못하면서 욕심만 많은 찍사이다. 그러다 보니 여러 장 찍기를 잘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제대로 사진이 안 찍힌 것에 대해 짜증만 많았다. 저자는 소가 뒷걸음질 치다가 쥐를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그러고 보면 무한한 사진을 찍어 놓고 나에게 알아서 고르라고 던져주는 남편은 이 진리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이 사진은 정말이지 소 뒷걸음질치다가 한장 한장 건지게 되고, 그 사진 속에는 정말 많은 이야기가 담기게 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되도록이면 지켜야 하는 원칙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예를 들면 수평과 수직을 맞추는 것_이것은 정말 내가 많이 놓치고 있던 것 중 하나다. 어설프지 않게 찍기 위해서 저자의 조언을 이 책을 읽고 난 뒤부터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진에서도 되도록이면 지키고 있다-, 실내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되도록이면 창가에 앉으라는 것_이것은 정말 진리!이다, 눈(雪)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일찍 일어나라는 것 등등의 세세한 조언을 조리개값으로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례를 통해 공감하기 쉽도록 풀어주고 있다. 아마 설명문처럼 설명을 했다면 나같은 사람은 책을 저 멀리 치워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저자가 조작법을 버린 것은 아니다. 사진마다 렌즈/셔터스피드/조리개/감도를 다 표시해 두었다.

사진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진들이 찍힌 순간의 상황을 연상한다면 어떤 상황에 어떤 값들을 설정해야 하는지 익힐 수 있을 것이다.

 

난 정말 사진을 잘 찍고 싶다. 소싯적에는 정말이지 취미생활이었다면 지금은 두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기록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되도록이면 그 기록을 나중에 다시 들췄을 때 웃을 수 있고, 즐거워할 수 있고, 힘을 줄 수 있길 바란다. 글로 기록하기도 하지만, 사진 한 장은 10문장으로 쓰는 것만큼의 때론 그 이상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오늘도 저자의 책을 들춰본다. 알아두면 어쨋든 유용할 팁들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내가 찍고 싶은, 기억하고 싶은 순간은 어느 순간에 어떤 프레임으로 다가올 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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