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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사람과 언젠가는 헤어지기 마련이지만, 모두가 겪는 슬픔치고는 다른 누구의 위로도 상실의 아픔을 녹녹히 덮을만하지 못하다. 그럴 수 없다.
결국은 내가 나 스스로를 다독여야하고, 생각만해도 가슴이 넘실거리는 슬픔을 바라볼 수밖에 없게된다. 팀 보울러의 리버보이는 그 다독이는 과정을 너무나 아름답고 경이롭게, 그리고 스스로 가능하게 도와주는 작품이다.
나에게도 내리사랑을 주시는 할아버지가 계신다. 아직 정정하시고, 너무나 사랑스럽고, 늘 다정한 내편이기에 책 속의 제시 그 이상으로 나와 연결된 유대감이 큰 분이다. (할아버지를 묘사하는 이 대목에서 울컥해서 눈물이 나는 건 내가 그 사랑을 돌려드리지 못한다는 죄책감일지도 모른다.)
막연히 상상했다. 그리고 너무 슬펐다. 지금도 울컥 울컥해서 휴지 한통을 계속 비워내는 중이다. 어쩌면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야속하게도, 떠나가는 사람이 아닌 남겨진 사람을 위로하는 책일지도 모른다 해석할수도 있지만, 남겨진 사람이 덜 슬퍼하도록 떠나는 사람이 표현하는 사랑을 느끼는 것이 이 책이 원하는 바라고 생각한다. 제시가 덜 슬퍼하도록 노력하는 할아버지의 모든 순간, 마지막에게도 자신의 마지막을 아쉬워 하는게 아니라 아닌 손녀의 걱정과 상실감을 어루만지는 모습이 우리 할아버지와 많이 닮아 있었다.
나에게는 할아버지지만, 이 책을 읽는 다른 사람에게는 또 다른 사람일수도 있다. 부모님, 배우자, 자식, 혹은 친구.
상실감을 위로하기에 충분할 뿐더러, 떠나가는 쪽에서도 나를 걱정하는 것을 깨닫고 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상대방이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게된다.
책을 덮고,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추운니까 밖에 돌아다니지 말고, 씻지도 말라는 손녀의 잔소리에 ˝난 정정해서 괜찮아, 걱정하지마.˝하시는데 리버보이의 위로를 받았음을 느꼈다. 사랑은, 본인의 마지막 순간에도 상실의 슬픔을 겪을 상대방을 걱정하는 계산없이 베푸는 너무나 찬란한 인간의 감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