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 - 생의 마지막 순간, 영혼에 새겨진 가장 찬란한 사랑 이야기 서사원 일본 소설 1
하세가와 카오리 지음, 김진환 옮김 / 서사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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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 등장하는 사신은 죽은 이를 명부로 인도하면서 그 통행료로 받은 혼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으로 그림을 그리는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설에서 그것이 가능한 건 감정이 여러 색을 지니고 있고, 혼은 이러한 감정의 집합체이기 때문이고요.
죽기 전까지도 손주들에게 벚꽃을 보여주고 싶었던 노인의 간절함 바람은 그의 영혼이 벚꽃 같은 연분홍색을 띄게 만들었고, 집단 괴롭힘을 당하던 여고생의 혼은 그녀가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본 석양의 빛깔을 띄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죠. 책에서처럼 영혼에도 색이 있다면 내 영혼은 어떤 색일까 문득 궁금하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신과 함께 등장하는 검은 고양이 찰스의 관계도 이 소설을 보는 또 다른 재미였습니다.

"어느 날, 내 죽음에 들어왔다"나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등 최근 출간된 일본 판타지 소설들과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개개인의 영혼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으로 그림은 그리는 사신이라던지 사역마로 등장하는 검은 고양이 등 소설만의 독특한 세계관이 있어 일본 특유의 감성적인 소설을 좋아한다면 이 책 역시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p.103 혼이 없어 삶의 기쁨을 기억할 수 없는 우리와 혼을 가졌으면서 생의 기쁨을 느끼지 못했던 그녀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슬픈 생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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