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밖은 위험해 1
이정운 지음 / 디앤씨북스(D&CBooks)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네? 사장님의 비서를 하라고요?” 출퇴근 시간조차 아끼려고 재택근무를 한다는 소문이 파다한 워커홀릭 사장의 비서가 된 혜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사장의 집에 갔다가 뜻밖의 난관에 부딪치다. “난 안 나갑니다. 이불 밖은 위험하니까!” 신비주의 사장은 알고 보니 중증 은둔형 외톨이였다! 특명을 받은 혜나는 어떻게든 사장을 출근시켜야만 하는데……. “그냥 나랑 같이 꽁냥거립시다. 이불 안에서.” 그 남자를 이불 밖으로 끌어내려다가 도리어 그 남자의 이불 속으로 말려들어갈 위기에 처한 혜나의 운명은? – 출처 : 네이버웹소설

일개 회사원에 불과했던 혜나는 부사장이 일본 지사로 가게 됨에 따라 집에서만 근무했던 사장인 태민의 회사 출근을 보좌할 수행 비서를 맡게 된다. 사실 태민의 친구인 부사장은 굳이 태민이 회사에 나오지 않아도 업무를 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태민이 그 누구보다 뛰어났던 원래 모습을 되찾게 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처음엔 그저 살기 위해서 스스로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태민은, 집 밖으로는 한 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는 폐인이라는 가면 뒤에서 반격의 기회를 노렸으나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본래의 목적을 잊어버리고 말 그대로 “이불 밖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며 그 역시 그 생각에 동화되기도 했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꽤 오랜 기간 동안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하게 되지만 그런 그를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한 게 “드세고 억척스러운데다가 체력 좋고 악에 받친 듯한 근성이 있는” 혜나이다. 그 누구도 밖으로 나오게 할 수 없었을 정도였던 태민의 완강한 태도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그를 밖으로 나오게끔 도전하는(?) 혜나로 인해 차츰 누그러지게 되고 결국 위험하다고만 생각한 이불 속을 벗어나게 된다. 초반 태민의 태도가 너무 완강해서 혜나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나오게 할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나라면 엄두도 못 낼 방법, 예를 들어 상모돌리기나 능청스런 연기가 철인3종 경기 선수를 뽑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 정도의 비서 채용 기준으로 뽑힌 혜나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과 중반,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다양하게 변하는 태민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초반은 말 그대로 속칭 찌질하다고 할 정도의 모습을 보이다가, 중반에서는 혜나로 인해 점점 사회로 나오게 되면서 특유의 냉청하고 철두철미한 모습을 보여주고, 후반으로 가서는 초반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귀여운 모습까지… 새로운 태민을 보는 재미도 있어서 좋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역시 중반 정도에서 보이는 태민 모습이 더 좋았던…!

안타까운 생각이 좀 들었던 캐릭터는 백한설… 둘 사이를 방해하는 악역으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고 나니 조금은 그가 이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연민의 감정마저도 생긴… 후반부에서 보이는 그의 모습에선 본성은 나쁘지 않은 사람이다라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에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사실 “이불 밖은 위험해”는 네이버 웹소설에서 연재될 때 봤던 소설이긴 하다. 작년 10월 중순쯤에 완결됐었으니, 책으로 출간되고 나서 거의 6개월만에 다시 한 번 더 보게 된 것인데도 그 당시 재미있게 봤던 생각이 나서 꽤 두꺼운 책인데도(네이버 연재될 당시는 몰랐는데 출간된 책을 보니 그 양이 꽤 많더라는!) 예상보다 빨리 읽었던 것 같다. 태민이 선택적 은둔형 외톨이가 된 사연과, 자신이 그러한 행동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던 사람들에게 반격을 하기 위해 집 안에만 있으면서도 철두철미하게 대비한 그의 철저한 준비성에 감탄하기도 했다. 책 중간중간 개그 코드가 있어 기존 로맨스소설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의외의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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