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가 엄마와 이모의 반응을 머릿속으로 비교하다가, 이모가 문득 지적한 "엄마는 이제 없는데 왜 엄마의 반응을 신경쓰는지 모르겠다"라는 말에 부재의 존재감을 묵직하게 깨닫는 전개가 좋았다. 야마시타 토모코는 이런 일상적 비일상의 날카로운 경계를 잘 알고 있다.
제목이 위국일기인 이유가 1화부터 나온다. 여러모로 낯설지만 매력적인 이모에 대해 다른 나라 사람 같다는 감상을 가진 여고생 조카아이의, 두 가족끼리의 생활 이야기.원래 야마시타 토모코는 특유의 감상적 독백이 특징인데 데뷔장르인 BL에서는 그게 장점이자 단점으로 느껴졌으나, 이번 작품처럼 부모를 잃은 고등학생의 시점이라는 범위 내에선 그게 아주 큰 장점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