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가 잠든 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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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이 어느 집에 우연히 그러나 의도적으로 들어간다.

그 곳에 한 소녀가 의자에 앉아있다.

그리고 마주친 한 아주머니

이 아이는 일어설 수 없다. 살아있지 않거든.

알 수 없는 말을 들은 그 소년은 조용히 그 집에서 나간다.

그리고 책이 시작된다.


이 책은 한 가정의 비극을 통하여

생명에 대해 생각해 보는 그런 책이다.


인류의 기술이 발달했다.

이제 생명을 복제하는 단계를 넘어 생명 창조까지 노리고 있다.

그런 생명을 생명이라 할 수 있을까?


이혼을 합의하고 아이들 때문에 8년동안 부부처럼 살아가고 있는 한 부부와 그 아이 미즈호

미즈호는 수영장에서 놀다가 물에 빠지는 사고를 당한다.

그리고 뇌사상태 판정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의사들의 권유. 장기기증

평소 미즈호에 대해 잘 알았던 부모님은 미즈호라면 분명 장기기증을 허락했을 거라는 말과 함께

장기기증에 동의하려던 순간. 손의 움찔거림을 느끼게 되고

그 어떤 것도 모두 미즈호 뒤로 넘기게 된다.


그리고 남편은 딸에게 신기술을 접목하기로 결정하는데

의식은 없지만 전기장치를 이용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기술

그 기술을 도입한 미즈호는 의식은 없지만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신체를 움직이며 생활하고 있고

모두 미즈호가 죽었다는 사살을 조금씩 잊게 된다.

아니 잊은 척 생활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질문한다.

과연 미즈호는 살아있는 것일까?

죽은 것일까?

호흡이 멈춘 것이 죽은 것인가?

아니면 뇌가 정지한 것이 죽은 것인가?

뇌가 정지했더라도 이런 기술을 통해서라도 몸을 움직일 수 있다면 살아있다고 여겨야 하는 것인가?


이 책의 결정적인 장면은 칼을 든 엄마의 질문이다.

"지금 이 아이의 가슴에 칼을 꽂는다면, 그래서 아이의 심장이 멈춘다면, 딸을 죽인 사람은 저입니까?"

만약 칼을 미즈호의 가슴에 꽂는다면 엄마는 살인죄일까? 아닐까?


이 책의 매력이라 한다면

생명, 장기기증,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한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 묻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그 주제에 관해 고민하게끔 한다.


책은 굉장히 흡입력이 있으며

단숨에 책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끌고가는 힘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즐겨읽는 독자에게 이 책은

그 전 책과는 다른 힘을 느낄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다른 책과 다르게 뚜렷한 선과 악이 존재하지 않기에

오히려 그 힘을 크게 느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기술은 점점 발전할 것이다.

그리고 더불어 윤리적인 고민 역시 점점 높아질 상황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정서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가?'하는 질문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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