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연탄
윤인기 지음 / 아우룸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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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을 아십니까?


이 책은 저자의 추억여행이다.

책 제목이자 첫 이야기인 연탄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이 책의 내용은 모두 저자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과거를 추억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몇 년전 '응답하라' 시리즈가 큰 화제를 몰고 온 적이 있었다.

그 시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추억을

그 시대를 모르는 사람들에겐 생소한 경험을 안겨준 TV 프로그램이었다.


그 드라마에서 나온 노래는 역주행이란 이름으로 다시 사람들에게 불리게 됐으며

드라마에 나온 유행어는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이 책은 바로 책 버전 '응답하라'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맨 처음 나온 연탄에 관한 에피소드이다.


사실 나에게 있어서 연탄은 요리의 맛을 더욱 맛깔나게 해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만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에겐 지금의 보일러의 역할 이상의 역할을 했기에

연탄 한 장은 큰 재산이었다.


그런 연탄을 모아놓은 창고는 적당한 선을 그어 이웃집 연탄과 우리집 연탄을 구분해 놨기에

맘만 먹으면 이웃집 연탄을 우리집으로 옮기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은 그런 시절이다.


저자의 연탄 역시 그런 일(?)을 겪었다.

유력한 용의자가 있는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한마디도 안하셨다.

그리고 며칠 후 집나간 가출 연탄은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어머니는 용서하셨다.


이 에피소드가 좋은 이유는

예전의 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 사람에게 우리나라에 가장 좋은 문화를 말하라고 하면 '정'문화를 이야기한다.

시장에서 물건 하나 사면 몇 개 더 얹어주는 문화, 모르는 사람이라도 아낌없이 도와주는 문화

하지만 잘사는 게 목적이 되면서부터

'정' 문화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만약 지금 연탄이 사라졌다면 어땠을까?

아마 큰 싸움이 일어났거나 사건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때는 기다려 주었다.


이 책은 이 에피소드말고도 그런 '정'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학생들에게 자장면을 마음껏 먹기 위한 자장면 주인

월급을 받으면 봉투에 두둑히 들고와 자녀가 먹고 싶었던 통닭을 사들고 오셨던 아빠

김치 담구던 날이면 김치 몇 포기를 더 담그셔서 이웃에게 나눠주셨던 엄마


이런 저런 '정'이 이 책엔 가득하다.


이 시대엔 더 이상 연탄은 필요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의 '정'은 그 때만큼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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