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담요 푸른도서관 81
김정미 지음 / 푸른책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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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료의 소설. 완료가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여섯 개의 청소년 단편 소설이 묶여져 있는 책이다.

표제인 <파란 담요>를 포함해 가족이 되는 이야기 <꼬딱지가 닮았다> 다이어트 이야기인 <스키니진 길들이기> 깨어진 두 가족의 이야기인 <라면 먹기 좋은 날>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 나가는 <삐에로는 날 보고 웃지> 가상 연애를 소재로 한 <크리스마스엔 N을> 그리고 표제인 두 형제의 이야기인 <파란 담요>까지 여섯 개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여섯 개의 이야기는 하나의 주제로 묶일 수 있다.

바로 자기 자신 사랑하기 이다.


우리가 가장 못하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내 모습 중 이것 때문에 내가 싫고 저것 때문에 또한 내가 싫다.

우리는 나를 좋아하는 것보다 나를 싫어하는 것에 더 많이 길들여진 사람들이다.


이 책의 여섯 명의 주인공 역시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것에 길들여진 사람들이다.


부모님을 닮은 게 싫고 이런 나에게 다가온 할머니라 불리는 이 사람도 싫고 <꼬딱지가 닮았다>

살찐 내가 싫고 사이즈도 잘 모른 채 선물을 준 남자친구도 싫은 <스키니진 길들이기>

이런 가정에 태어난 내가 싫고 우리 가정을 망친 아빠란 작자도 싫은 <라면 먹기 좋은 날>

곰보난 내 얼굴이 싫은 <삐에로는 날 보고 웃지>

내 자신이 싫어서 오로지 가상으로만 연애를 해 나가고 그것을 놀리는 친구가 싫은 <크리스마스엔 N을>

여성스러운 내가 싫고 나를 괴롭히는 친구들이 싫고 그것을 가지고 뭐라고 하는 형이 싫은 <파란 담요>


이 책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을 싫어하고

그 이유 역시 우리가 납득할만한 그러한 이유이다.


나 역시 그런 상황이었다면 나를 싫어했을 것이며 지금 나도 나를 그런 이유에서 싫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의 이야기는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미워하는 것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려는 과정에까지 이야기를 이어간다.


할머니가 좋아하기 시작한 <꼬딱지가 닮았다>

친구가 빌려 준 바지를 입고 자신과 남자친구와 친구를 좋아하기 시작한 <스키니진 길들이기>

대판 싸운 후에 라면을 끓여주는 원수를 좋아하기 시작한 <라면먹기 좋은 날>

삐에로 분장을 한 수 많은 친구에 둘러싸여 나를 좋아하기 시작한 <삐에로는 날 보고 웃지>

가상 연애한 사람이 남자인 걸 알고도 손을 잡으며 현실 친구를 좋아하기 시작한 <크리스마스엔 N을>

형을 위해서 내가 아끼는 파란 담요를 버리며 형을 좋아하기 시작한 <파란 담요>


이 책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좋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책은 마쳐 진다.


미 완료된 이야기이다.

이것이 어쩌면 현실적이다.


'공주와 왕자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가 아닌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가 좀 더 현실적이지 않은가?


앞으로 이 여섯 명의 청소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없다.

우리는 그저 응원할 뿐이다.


현실의 청소년들도 마찬가지이다.

나와 주변을 미워하던 친구가 좋아하기 시작한 것.

우리는 그것을 단지 응원해 줄 뿐이다.


한 편 한 편 개성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이기에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을 사랑하는 이야기의 시작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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