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벽에 등을 기대고 - 어느 혁필화상의 불법체류 호주 인생 이야기
조규태 지음 / 바른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불법체류의 삶에서 시민권자의 삶으로 

 

이런 문구가 있다.

 

고국에서 좋은 대접 못받고 살다가 결국 그 고국을 등지고 떠나 온 새 나라에서도 고운 취급 못받고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린 불쌍한 이들. 결국 떠나온 고국으로 추방되어 버리고마는 가련한 신세. (p 133) 

 

이 문장만큼 불법체류자를 잘 설명하는 문구는 없는 것 같다. 저자 역시 불법체류자로서 10여년의 기간을 살게된다. 이 책은 그동안 그가 불법체류자로 살면서 겪은 일을 담담하게 적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의 과거는 알 수 없다. 미술강사에서 막부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정도의 정보만이 있을뿐이다. 그가 왜 말도 안 통하는 땅인 호주에 그것도 관광비자로밖에 올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부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마 앞선 문장이 그 대답일 것이다.

 

그는 호주에 살면서 페인트공과 청소일을 하며 세 자녀를 키워나간다. 하지만 불법체류자라는 신분과 더불어 나이가 너무 많아서 체력의 한계를 느껴 다른 일을 알아보던 중 어린 시절 장터에서 할아버지를 통해 접하고 공부한 혁필화가 떠올랐고 그는 그 즉시 테이블과 도구를 꺼내 길거리로 나간다. 그리고 호주인을 상대로 혁필화를 판매하고 첫날 800달러를 벌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수제자도 생겨나게 되고 각계 거물들도 알게되고 신문에도 나오게 되고 결국엔 시민권자가 되는 기쁨을 얻게 된다. 물론 그 사이에 딸의 이혼과 부인이 이단에 빠지는 일 등의 크고작은 일도 있었지만 결국엔 그의 노력이 빛을 바라게 된다. 그러한 인간승리의 모습을 이 책에선 볼 수 있다.

 

그리고 책의 끝엔 혁필화의 그림도 보여주고 있고 혁필화의 방법도 제시해주고 있어서 혁필화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겐 큰 도움이 된다.

 

저자의 바람처럼 다시 우리나라에 혁필화의 바람이 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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